CAREER

NCT, TXT 가사 쓴 전지은, 작사가가 된 진짜 이유

투모로우바이투게더, NCT, 온유, 카이, 엔하이픈, 아일릿의 가사를 써온 14년 차 작사가 전지은. 가장 사랑하는 가사부터 작사가가 되는 방법, 그리고 'Just do it'을 믿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프로필 by 최아름 2026.08.07
작사가 전지은이 직접 작사한 앨범. 사진 각 아티스트 소속사

작사가 전지은이 직접 작사한 앨범. 사진 각 아티스트 소속사

케이팝 팬들의 마음을 오래도록 붙잡는 아름답고 유려한 가사. 그 문장을 완성하는 사람, 작사가 전지은을 만났습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NCT, 온유, 카이, 엔하이픈, 아일릿 등 수많은 아티스트와 14년간 호흡하며 자신만의 언어를 만들어온 전지은에게 가장 사랑하는 가사와 작사가가 되는 방법을 물었습니다. 이 일을 하며 가장 Fun했던 순간, 그리고 삶에서 가장 Fearless했던 선택에 대해서도 들었고요. 코스모폴리탄의 캠페인 ‘FFF(Fun, Fearless, Female)’와 함께한, 유쾌하고 대담한 작사가 전지은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Fun, Fearless, Female

작사가 전지은의 이야기. 사진 코스모폴리탄.

작사가 전지은의 이야기. 사진 코스모폴리탄.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14년 차 작사가 전지은입니다. 작사가가 된 건 2013년이에요. 작사가 팀 ‘1월8일’을 만들어 팀으로 데뷔하게 되었고, 지금은 ‘전지은’이라는 본명으로 활동 중입니다. 팀으로 작업했던 순간을 좋아했던 터라, 새로운 작사가 팀 ‘RGB’를 만들어 그 안에서도 작사가로 활동하고 있어요.


당신은 Fun한 사람인가요, Fearless한사람인가요? + 이유

저는 사실 둘 다 제 키워드로 두고 싶은데요. 하나를 꼽아야 한다면 ‘Fun’한 사람이에요. 일단 ‘재미추구자’거든요. 한 번 사는 인생인데 후회 없이 매 순간을 재미있게 살고 싶달까요? 나이가 들어가도 여전히 무엇을 좋아하는지, 누굴 좋아하는지, 어떤 것을 할 때 즐거운지 꾸준히 찾고 있어요. 그리고 Fearless 키워드에 걸맞게 일단 해 보는 스타일이기도 합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취향을 꾸준히 찾다 보면 하고 싶은 것들이 계속 생겨나거든요. 그럼 해 보는 거예요. 해 보고 재미있으면 계속하고, 아니면 말고. 일단 시작하는 거죠. 작사도 그렇게 시작한 것 중 하나인데요. 그렇게 재미있어서 14년을 꾸준히 하게 됐네요. (웃음) 어차피 인생은 내가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으니까요. 고민만 하며 시간을 보낼 바에야 일단 해 보자!


작사가로 일하면서 가장 Fun한 순간은?

아무래도 제가 쓴 노래를 우연히 들을 때가 아닌가 싶어요. 길을 걷다가, 운동을 하다가, 누군가 틀어놓은 라디오를 듣다가 내가 쓴 노래가 흘러 나올 때. 제가 직접 재생하지 않고 갑자기 듣게 되면, 괜히 즐겁고 기분이 좋고 그래요. 저는 가사에 제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많이 담는 편인데, 그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이런 식으로 전해지고 있구나 라고 깨닫게 되는 거잖아요. ‘가 닿는다’는 말을 하죠. 팬들에게, 대중에게, 가장 가까운 친구들에게도요. 그럴 때 작사가란 직업은 참 Fun한 직업이구나! 라고 느껴요.


살면서 가장 Fearless 했던 적

이미 말하긴 했지만 작사가가 되었던 일이요. 저는 사실 평범한 직장인이었어요. 분명 좋은 직장을 다니고 있었는데 갑자기 작사가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거든요. 제가 직장을 다닐 때만 해도 좋은 회사를 박차고 나온다는 것 자체가 남들에게 이해받을 수 있는 행동은 아니었어요. 근데 그냥 해 버린 거죠.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았거든요. 어떤 자신감이었는진 모르겠지만, ‘나 잘될 것 같은데?’라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하하. 저지르니까 이렇게 작사가가 되었네요. 가장 Fearless했던 순간 덕에 가장 Fun한 인생을 살게 됐달까요!


Lyricist


작사가 전지은의 이야기. 사진 코스모폴리탄.

작사가 전지은의 이야기. 사진 코스모폴리탄.

작사가 전지은의 이야기. 사진 코스모폴리탄.

작사가 전지은의 이야기. 사진 코스모폴리탄.

작사가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나이 앞자리 숫자가 바뀔 때쯤 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어요. 어렸을 때 내 꿈은 뭐였더라. 난 왜 지금 회사원이 되어 있나? 10년 후에도 즐거울까? 이런 질문들을 나에게 끊임없이 던진 거죠. 꼬리에 꼬리를 물던 질문 속에서 ‘아, 나는 원래 음악을 좋아하고 글 쓰는 걸 좋아했었지?’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막연하게 동경 하던 부분의 교집합이 ‘작사가’라는 걸 알게 된 거죠. 그렇게 작사가라는 길에 기웃거리게 됐어요. 지금은 작사를 가르쳐주는 학원이 많지만 그 당시에는 학원이나 교육 시스템이 잘 되어 있지 않았거든요. 홀로 고군분투하는 시간을 꽤 거치게 됐죠. 그래도 운이 좋게 작사가가 될 수 있었어요.

작사가 전지은이 직접 작사한 앨범의 사인 CD. 사진 전지은 제공

작사가 전지은이 직접 작사한 앨범의 사인 CD. 사진 전지은 제공


작사가란 직업은 매일 같이 창작해야 하는 직업이자, 늘 경쟁해야 하는 직업이에요. 이렇게 어려운 직업을 업으로 삼다 보면 힘든 점은 없나요?

많아요. (웃음) 전 원래 경쟁심이나 승부욕이 별로 없고 남이랑 나를 비교하지도 않고 제 멋대로 사는 사람이었거든요. 근데 작사가는 이 모든 걸 해야만 하는 일이에요. 그래서 처음엔 힘들더라고요. 가끔 다른 작사가님들의 가사를 보면서 질투도 하고, 비교도 하게 되고. 그래서 더 이상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른 사람이랑 비교하지 말고, 경쟁하지 말고, 나와의 싸움으로 마인드를 다 잡아보자. 타인이 아닌 ‘어제의 나’와 싸우는 거죠. 그렇게 하니 훨씬 괜찮아지더라고요.


번아웃이 찾아온다면 극복하는 방법이 있나요?

번아웃, 그분은 참 자주 와요. 어쩜 이렇게 매번 올까요? (웃음) 하지만 저는 번아웃을 마주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걸 하려고 해요. 소소하지만 즐거운 일. 맛있는 거 먹고, 잠 많이 자고, 쇼핑하는 거요. 제가 이 일을 생각보다 더 많이 좋아하거든요. 좋아하기 때문에 그만큼 날 더 힘들게 하죠. 일도 사람도 마찬가지고요. 그럴 땐 이 일에 집착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하며 기분을 환기해요. 한 발짝 떨어져 있다 보면 다시 그리워지고, 또 힘도 나요. 그렇게 다시 책상에 앉는 거죠.


작사가님의 곡을 보고 들으며 위로가 됐다는 팬들도 많아요.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나요?

작사가 전지은이 직접 작사한 앨범의 사인 CD. 사진 전지은 제공

작사가 전지은이 직접 작사한 앨범의 사인 CD. 사진 전지은 제공

제가 쓴 모든 곡을 좋아하긴 하지만, NCT DREAM의 ‘오르골’ 가사를 가장 좋아하는데요. 그 곡의 코멘트 중에 ‘노래로 위로받는다는 걸 제대로 깨닫게 해준 곡’이라는 문장이 있었어요. 분명 다 다른 연령대, 다 다른 상황에 놓여있는데 노래 하나로 같은 위로를 받은 거예요. 그리고 그게 저에게 다시 돌아와 위로를 전했죠. 제가 가장 힘든 시기에 썼던 곡이기도 하고, 저를 타자화해서 썼던 곡이기도 해서 그런가. 저야말로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가사를 통해 제가 하고 싶은 말, 듣고 싶은 말들을 전했는데 그게 닿은 것 같아서요.


가사를 쓸 때 영감을 얻는 곳은 어디인가요?

삶의 모든 순간이 영감이에요. 매일 보는 집 앞, 도로, 처음 가본 맛집. 익숙하면 익숙한 대로 낯설면 낯선대로 주는 감정들이 있으니까요. 그런 순간들을 지나치지 않으려고 하죠.


내가 쓴 가사 중에 이 문장은 정말 모두가 봐줬으면 좋겠다. 하는 문장이 있다면?

NCT U - ‘Round&Round’ 내 사계절은 너로 피고 진다 내 낮과 밤을 전부 너로 채운다 늘 같은 궤도 너는 나의 태양

누군가를 좋아할 때의 마음을 메모장에 적어뒀던 것인데요. 이게 가사를 쓸 때도 들어가게 됐어요.


NCT DREAM - ‘오르골’ 잠깐 흔들려도 돼 멀리 돌아가도 돼 즐길 수 있으면 돼 결국 행복하면 돼

전 항상 좀 돌아 돌아왔거든요 좀 느린 아이라. 하지만 항상 내가 즐거울 수 있는 선택을 했고 후회는 없어요. 그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온유 - ‘Shape of My Heart’ 이것도 나이고 저것도 나인걸

나를 한마디로 정의하려고 애써왔던 거 같은데, 사실은 여전히 알아가는 중임을 깨달은 순간 이 문장을 썼어요. 이것도, 저것도 나다!


이 일을 오래하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재미’ 있어요 여전히. 가슴 뛰어요 여전히. 매번 새로워요 짜릿해요. 원래 금세 싫증을 느끼는 사람이었는 데 이 일만큼은 그렇지가 않네요. 이런 일을 찾기도 쉽지 않고요!


작사가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한 마디.

짧게 말할까요? (웃음)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아무나 될 수 없다.


Dear. Female

동시대를 살아가는 Female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은 나이키의 ‘Just do it’ 이에요. 말 그대로 ‘그냥 해!’ 사공이 너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듯 생각이 너무 많으면 또 헤맬 수 있거든요. 다른 사람의 의견 말고 내 마음을 믿고 일단 시작하고 보자. 어떻게든 되겠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뭐라도 해 보세요. 그럼 분명 뭐라도 되지 않을까요? ‘Why do it? — What if you d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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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최아름
  • 사진 전지은/아티스트 소속사
  • 디지털 디자이너 진남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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