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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신성! 디자이너 마리 아담-리나트
발렌시아가 출신의 디자이너 마리 아담-리나트와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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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쇼를 직접 봤는데 여러 면에서 인상적이었어요. 이번 시즌의 콘셉트는 무엇이었나요?
티셔츠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여름이 되면 모두가 티셔츠를 입잖아요! 티셔츠는 유니폼처럼 입은 사람 모두를 똑같아 보이게 만드는 텅 빈 캔버스 같은 아이템이에요. 하지만 저는 오히려 이러한 평범함과 획일성, 플랫함에 매료됐죠. 티셔츠와 함께 유니폼, 평범한 베이식 아이템이 이번 컬렉션의 기초가 됐어요. 그리고 새로운 콘셉트도 선보였는데, 다양한 컬러와 원단으로 덮을 수 있는 옷들을 만들었죠. 티셔츠, 슈트, 코트, 튜브톱 드레스처럼 옷장의 기본인 각 아이템의 원형은 유지하되 그 외관은 다양한 컬러와 소재로 커버링할 수 있는 디자인이 특징이에요.
파리 북역 앞에 있는 레스토랑을 쇼장으로 선택한 이유도 궁금해요.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던 가구와 그들의 삶이 살아 숨 쉬는, 쇼장 밖의 ‘진짜 삶’을 컬렉션에 담고 싶었어요. 당신도 언제든 갈 수 있고, 일 년 내내 사람과 활기가 가득한 그런 곳이요! 의자를 빌려 쇼장에 놓으면 그냥 장식품이 돼버리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공간에선 진정한 삶과 영혼, 따뜻함 같은 귀중한 가치들이 사라진다 생각했죠. 그렇게 오랜 시간 고민하다 레스토랑을 떠올리게 된 거예요. 레스토랑은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만나 함께 소통하고 음식을 나누는, 사람들을 한데 모으는 의미 있는 공간이잖아요. 제가 꿈꾸던 완벽한 공간이죠. 특히 이번 쇼의 베뉴가 된 북역 앞에 위치한 ‘Terminus Nord’는 제 고향인 벨기에 브뤼셀로 가는 기차를 타는 또는 브뤼셀에서 파리에 막 도착한 수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레스토랑이에요. 이곳은 제가 컬렉션을 선보이는 파리와 그것을 창조하는 브뤼셀을 잇는 연결 고리와도 같아요. 또 쇼를 보러 온 관객들이 제가 이번 시즌 영감을 얻은 대상인 유니폼의 하나인 셰프 재킷과 에이프런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이번 시즌의 키 룩을 고른다면요?
앞서 말한 셰프 재킷 모티브의 블라우스와 에이프런에서 영감을 얻은 스커트가 조합된 오프닝 룩이 아닐까 싶어요. 이 룩은 이번 컬렉션의 콘셉트인 ‘평면성’과 유니폼의 특징이 잘 어우러져 있다고 생각해요.
컬렉션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창조하는 것에 두려움 없이 도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해요. 계속해서 제가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야 해요. ‘타임리스’ 또한 제게 매우 중요했어요. 트렌드를 좇는 충동적인 소비에 대한 최고의 해독제는 개념적인 럭셔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제 궁극적인 목표는 옷에 어떠한 차원을 부여해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가 지속되도록 하는 거예요. 사람들이 제 컬렉션을 볼 때 수집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길 바라요. 그리고 이것이 제가 패션에 대한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죠.

1 레스토랑 ‘Terminus Nord’에서 열린 2025 S/S 컬렉션. 2 하이패션적으로 변주된 티셔츠. 3 마리 아담리나트가 사랑하는 드라마틱한 롱 드레스. 4 쇼장의 관객들에게 제공된 런치. 5 매 시즌 선보이는 구조적인 여밈. 6 2025 S/S 시즌의 주요 룩. 7 2025 S/S 시즌의 트렌드인 폴카 도트가 더해진 롱 드레스.
보통 하우스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디자이너들은 빨라야 30대에 자신의 레이블을 론칭하는 데 반해 당신은 20대 중반에 브랜드를 론칭했어요.
자신의 비즈니스를 일찍 시작할수록 삶의 여러 책임으로부터 보다 자유로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모든 젊은 디자이너가 일하고 싶어 하는 곳이었기에 발렌시아가를 떠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어요. 많은 사람이 저에게 좀 더 오래 머무르며 더 많은 것을 배우라 조언했어요. 하지만 사실 저는 대학에서 패션 공부를 시작할 때부터 제 레이블을 론칭하고 싶었어요. 저는 도전을 사랑하는 자유로운 영혼이거든요.
발렌시아가와 지방시 하우스에서 일하며 얻은 것은 무엇인가요?
발렌시아가에서는 뎀나, 지방시에서는 클레어 웨이트 켈러 아래에서 일했어요. 이런 빅 하우스에서 일하는 것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죠. 패션 기업의 구조와 컬렉션을 제작하는 모든 과정, 재능 있는 수많은 사람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한데 모으는 과정을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었어요. 커리어를 시작하는 디자이너에게는 정말 소중한 경험들이죠. 또 다양한 인맥과 소중한 친구들도 많이 얻었고요.
뎀나와 함께 작업하는 것은 어땠나요? 그에게서 받은 영향도 있을까요?
뎀나의 작업들을 매우 좋아해요. 저와 뎀나 모두 벨기에의 패션 학교를 졸업했어요. 그래서 때때로 제가 그에게서 영향을 받은 것처럼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둘 다 벨기에 패션에서 영향을 받았고 패션을 바라보는 개념과 시선 그리고 비전이 비슷하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파리가 아닌 브뤼셀을 베이스로 삼은 이유가 궁금해요.
저는 브뤼셀에서 태어났고, 지금도 브뤼셀에 살고 있어요. 제 뿌리인 고향에서 브랜드를 운영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어요. 게다가 브뤼셀은 파리에서 기차로 1시간 20분 정도면 오갈 수 있는 거리라 파리 근교에 사는 것과 비슷하죠.
당신의 컬렉션은 해체주의를 기반으로 삼고 있지만 우아하고 도회적이에요.
저는 패션이 상당히 규범화돼 있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패션의 기본적인 코드를 저만의 시각과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뒤흔드는 것을 좋아하죠. 아마도 제게 내재돼 있는 벨기에식 패션의 DNA 덕분일 것 같아요.
2024 LVMH 프라이즈의 파이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어요.
큰 도전이었어요. 저는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는 타입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스스로를 설득해야 했죠. 하지만 되돌아보면 매우 가치 있는 도전이었어요. 업계 전문가들과 잠재적 고객들에게 제 브랜드를 알릴 수 있었고, 제 작업에 대한 인정도 받았으니까요. 다른 참가자들과의 만남도 즐거웠고요.

1 2024 F/W. 2 2024 F/W. 3 2023 F/W. 4 2024 F/W. 5 2024 F/W. 6 2024 S/S. 7 2024 F/W. 8 2024 S/S. 9 2023 F/W. 10 2024 S/S. 11 2024 S/S.
언제 처음 패션 디자이너가 되기로 결심했나요?
어린 시절부터 늘 패션을 사랑했던 것 같아요. 대학 진학을 결정해야 했을 때 앤트워프의 한 패션 박물관을 방문했던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어요. 창의적인 일을 해야겠다 마음먹었죠.
평소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요?
제가 보고 느끼는 모든 것에서요! 심지어 여자들이 옷을 입는 방식이나 핸드백을 드는 모습에서도 영감을 얻어요. 실용적인 측면과 아이디어에서 오는 개념적인 측면 모두가 영감이 되는데, 일상의 사물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해요. 평범함 속에 숨겨 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은 큰 기쁨이죠. 앞서 말했듯 전통적인 코드를 뒤흔들고 클래식을 변형하는 일은 늘 즐거워요. 저는 여자의 옷장 속에 존재하는 모든 아이템을 사랑해요. 그래서 이 아이템들이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도록 다기능적인 요소를 더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예요. 상황이나 기분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요.
뮤즈가 있나요?
몇 년 전 100살의 연세로 돌아가신 저의 할머니요. 지금도 많은 영감을 할머니에게서 얻고 있죠. 저희 가족에게 힘과 긍정, 치유의 상징이셨어요.
테일러링이 뛰어나요. 학생 시절부터 재단하는 걸 좋아했나요?
테일러링을 무척 좋아해요. 하지만 대학 시절엔 재단 수업 시간이 지옥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고도의 정교함과 정확성, 완벽함을 요구하니까요. 제 컬렉션을 위해서도 늘 완벽한 테일러링을 선보이고자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어요. 장인 정신을 담기 위해서요.
매 시즌 오버사이즈 빅 백이 등장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쿨하고 시크한 오피스 우먼들에게 잘 어울릴 아이템이에요.
저는 큰 백을 좋아해요. 쿨한 실루엣과 드레싱을 연출하기 위해서기도 하지만 실제로 사용하기에도 실용적이니까요. 이번 시즌 카바스 토트백이란 빅 백을 새롭게 선보였어요. 여러 가지 방식으로 들 수 있는데, 어깨에 툭 메거나 한 백 안에 다른 백을 넣는 더블 백으로도 연출할 수 있죠. 착용하는 방법에 따라 백의 유형이 바뀔 수 있는 스마트한 백이에요. 앞으로 몇 시즌 동안 런웨이에 계속 등장할 것 같아요. 필수적인 클래식 아이템을 만드는 것이 제 목표니까요.

앤트워프 6와 마틴 마르지엘라 등 벨기에 출신의 위대한 디자이너가 정말 많아요. 이들이 당신에게 어떤 영감을 주었나요? 그리고 당신의 고향 벨기에가 디자인에 미친 영향도 궁금해요.
벨기에 패션은 제 디자인 세계의 근간이자 제가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게 한 이유예요. 그리고 저는 브뤼셀을 정말 사랑해요. 삶을 느낄 수 있는 고요하고도 여유로운 도시죠. 벨기에는 작은 나라지만 음식, 음악, 예술,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눈부시게 두각을 드러내고 있어요. 작은 나라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기 위해선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 것 같아요. 브뤼셀의 건축물엔 처음 보면 다소 정신없어 보일 수 있는 수많은 건축 양식이 혼재해 있어요. 하지만 저에겐 이러한 점이 오히려 큰 영감이 돼죠.
지금까지 발표한 4개의 컬렉션 중 당신을 대표하는 시즌이나 룩을 꼽을 수 있을까요?
모든 컬렉션이 저를 대표해요. 모두 제가 만들었으니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저를 가장 잘 표현하는 룩은 아마도 가장 상업적이지 않은 피스들일 거예요. 하지만 이런 피스들은 제가 다른 실용적인 아이템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어요.
패션 디자인 외의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음식요! 요리하는 걸 정말 좋아해요. 또 아트와 인테리어, 가구, 채소를 기르는 것도 좋아해요.
오늘날 패션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오늘날 패션계에선 정말 많은 일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디자이너들이 주목받기 위해선 창의성을 지니는 것이 필수겠지만, 뛰어난 디자인만큼이나 좋은 품질을 갖추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생각해요. 인간 그리고 환경에 대한 존중도 가져야 하고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에 대한 바른 인식이 반드시 필요해요. 또한 자신의 커리어에 진정성을 가지고 재미를 느끼며 겸손함을 유지하는 동시에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당신도 말했듯 지속 가능성은 오늘날 패션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됐어요. 이를 위한 비전을 가지고 있나요?
앞서 말하기도 했는데,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옷에 어떠한 차원을 더해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 이 철학이 대중에게도 널리 전해지길 바라요. 일부 아이템에 더하는 다기능성도 타임리스의 일환이에요. 예를 들어 쇼트 부츠와 롱부츠로 변신이 가능한 앵클부츠나, 케이프로도 연출할 수 있는 스커트 등 여러 방식으로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거죠. 그리고 고객들이 이 아이템들을 자신만의 것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고요. 또 가까운 지역의 장인들과 협력해 가장 좋은 재료로 지속 가능한 ‘타임리스’ 룩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죠.

한국과 한국 문화, 패션에도 관심이 있나요?
한국에 꼭 가보고 싶어요! 새로운 트렌드와 예술, 패션에 열려 있는 나라라고 생각해요. 한국 여성들이 제 브랜드를 좋아하고 제가 만드는 컬렉션을 입길 소망하고 있어요.
마리 아담리나트, 당신의 라벨을 세 단어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Conceptual, Luxurious, Surprising, Wearable, and Belgian. 죄송해요! 다섯 단어네요!
어떤 여자들이 당신의 컬렉션을 입길 바라나요?
개념적인 럭셔리 패션을 사랑하는 모든 세대의 여자들요! 또 강하고 독립적이며 자립적인 여성들이 저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줘요. 옷을 통해 자신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고, 오랫동안 옷장에 두고 입을 수 있는 질리지 않는 옷들을 수집하는 현명하고 지적인 여자들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미래에 당신의 브랜드를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키고 싶나요? 맨스웨어에도 관심이 있나요?
앞으로 몇 년 동안 제 네트워크를 계속 발전시킬 예정이에요. 맨스 라인 론칭은 그 후에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프로젝트가 기다리고 있나요? 다음 시즌의 방향에 대한 힌트를 줄 수 있을까요?
몇 가지 협업을 계획하고 있어요. 어떤 작업일지 지켜봐주세요! 새로운 웹사이트도 개발 중이고요. 다음 컬렉션의 방향을 말하기엔 아직 이르지만… 늘 그랬듯 저만의 스타일과 새로운 요소가 공존하게 될 것 같아요. 많이 기대해주세요.
Credit
- Editor 이병호
- Art designer 장석영
- Digital designer 김지수
코스모폴리탄 유튜브♥
@cosmo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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