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김은숙표 편지 & 유서 모음ZIP

편지나 유서를 쓰는 것으로는 김은숙 작가를 따라올 이가 없다.

프로필 by COSMOPOLITAN 2023.03.13
 김은숙 작가는 편지를 잘 쓴다. 많은 사람들이 인정할 뿐만 아니라 본인도 <더 글로리> 비하인드 코멘터리에서 밝혔을 정도로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 쓴다. 지난 금요일 공개된 <더 글로리> 파트 2에서도 수많은 편지가 공개됐다. 여기에 전작 <도깨비>, <태양의 후예>, <시크릿 가든>에서 나왔던 편지까지 모아봤다.
 

<더 글로리>문동은

그리운 연진에게
 
매일 생각했어, 연진아
난 너를 어디서 재회해야 할까?
 
널 다시 만났을 때  
너의 이름을 잊고  
너의 얼굴을 잊고  
제발 너를 기억조차 못 하길  
 
남의 고통에 앞장서던 그 발과 나란히 걸은 모든 발  
남의 불행에 크게 웃던 그 입과 입 맞춘 모든 입  
비릿하던 그 눈과 다정히 눈 맞춘 모든 눈  
조롱하고 망가뜨리던 그 손과 손잡은 모든 손  
그리고 그 모든 순간에 기뻐하던 너의 영혼  
 
난 거기까지 가 볼 작정이야 연진아  
내가 추는 춤 아직도 보고 싶기를 바라 연진아  
물론 망나니 칼춤이겠지만 말이야  
 
죽이고 싶었던 나의 연진아  
이게 내 마지막 편지야
 
 

<더 글로리>강현남

로라 사모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이 편지와 함께 도착했을 이선아의 엄마입니다
선아는 박복했던 저한테 하나밖에 없는 기쁨이었습니다
많은 거 부탁드리지 않겠습니다
우리 선아는알러지도 없고 건강하니 이것저것 다 먹여주세요
저의 ‘기쁨’을 당신께 보내드리니 부디 ‘사랑’을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도깨비>써니

▶사연 영상은 1분 3초부터.
 
나의 망각이 나의 평안이라고 생각한 당신에게
 
눈 마주친 순간 알았죠
당신도 모든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는 걸
때문에 이 생에서 우린
각자의 해피엔딩 속에서 이 비극을 모른 척 해야 한다는 걸
부디 다음 생에서 우린  
기다림은 짧고 만남은 긴 인연으로
핑계 없이도 만날 수 있는 얼굴로  
이 세상 단 하나뿐인 간절한 이름으로  
우연히 마주치면 달려가 인사하는 사이로
언제나 정답인 사랑으로
그렇게 만나지길 빌어요
 
얼굴 봤으니 됐어요
어쩌면 김우빈, 어쩌면 왕여인 당신
부디 오래오래 잘 가요
 
 

<도깨비>지은탁

 
함께 걸어갈 모든 길과,  
함께 바라볼 모든 풍경과,
수줍게, 설레게, 묻고 답할 모든 질문과 대답들과,
그 모든 순간의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의 신부가요
 
 

<태양의 후예>유시진 대위

▶편지 영상은 8분 20초부터.
 
작전 나가기 전에 우리는 유서를 씁니다
결코 이 편지가 강 선생에게 전해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혹여 만에 하나 지금 강 선생이 이 유서를 읽고 있다면  
난 약속을 못 지켰습니다
 
걱정하지 말라는 약속
다치지 않겠다는 약속
죽지 않겠다는 약속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
나는 하나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미안합니다
 
강 선생이 있는 곳은 언제나 환했습니다
그런 당신을 만났고
그런 당신을 사랑했고
그런 당신과 이렇게 헤어져서 정말 미안합니다
 
염치 없지만 너무 오래 울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딴 놈이랑 살 거면 잘 살지 말라고 했던 말 취소합니다
누구보다 환하게 잘 살아야 해요
날 너무 오래 기억하진 말아요
부탁입니다
 
 

<태양의 후예>서대영 상사

내 작전은 늘 도망이었다
 
누구보다 용감한 네가
누구보다 못난 나를
참 많이도 사랑해줘서 고맙고 미안했다
 
만약 네가 이 유서를 읽고 있다면
못난 나는 이렇게 너에게 끝까지 아픔이다
용서하지 마라
그리고 내가 널 생각했던 시간만큼 행복하길 바란다
 
뜨겁다 사랑한다 윤명주
살아도 죽어도 그건 변하지 않을 거다
 
 

<시크릿 가든>김주원  

편지 영상은 3분 22초부터
 
미리 밝혀두지만 그쪽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써보는  
사회 지도층 김주원의 편지를 받는 유일한 소외된 이웃이야
그러니 자부심을 가져도 좋아
 
바람이 나뭇가지를 못살게 흔드는 오후다
그쪽이 이 편지를 볼 때도  
바람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이런 오후였으면 좋겠어
그래서 내가 봤던 걸 그쪽도 봤으면 좋겠어
 
내가 서 있던 창가에 네가 서있고
내가 누웠던 침대에 네가 눕고  
내가 봤던 책들을 네가 본다면…  
그렇게라도 함께 할 수 있다면..
그 정도면 우리… 함께 있는 걸로 치자.  
그 정도면 우리… 다른 연인들처럼 행복한 거라고 치자.
 
어떤 놈도 사랑하지 말고 평생 나만 생각하면서 혼자 살아
최우영이랑도 너무 친하게 지내지 말고
그거 근친이야
 
내 생애 가장 이기적인 선택이 되겠지만 사회 지도층의 선택이니까 존중해줘
언제나 멋졌던 길라임
앞으로도 꼭 멋져야 돼
네가 아주 많이 보고 싶을 거야
 
사랑해
사랑한다

Credit

  • 글 박지원
  • 어시스턴트 김유진
  • 사진 넷플릭스 SNS
  • 영상 넷플릭스/ TVN DRAMA/ KBS Drama Classic 유튜브
  • SBS Drama 유튜브 채널

MOST LIK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