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작업실에서 구축하는 마법 세계 ,아지카진 매직월드 1편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Celebs

지하 작업실에서 구축하는 마법 세계 ,아지카진 매직월드 1편

뭐가 그렇게 좋아서 자기들끼리 똘똘 뭉쳤을까? 한 번 보면 자꾸 생각나는 작업을 하는, 2023년에 더 기대되는 서울 기반의 독립 창작 집단 2팀을 만나 물었다. 새로운 기획의 새콤한 맛, 의견 충돌의 매콤한 맛, 앞으로의 꿈에 대한 달콤한 맛까지.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2.12.16
 

아지카진매직월드

형묵과 정연은 음악을 만들고, 기호와 경태는 영상을 만든다. 성문은 음악을 만들고 매니지먼트 역할도 한다. 그런데 또 정연은 그림도 그리고, 경태는 시나리오도 쓰고, 성문은 작업실 가구도 만든다. 5명이 다 같이 모여 매일 새 마음으로 회의하고, 팔 걷어붙여 뮤직비디오 촬영에 사용할 소품을 직접 만든다. 아지카진 매직월드는 자신들만의 지하 작업실에서 마법 같은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모두가 빠져들도록, 빠져들 수밖에 없도록.
(왼쪽부터)강경태, 박정연, 강형묵(아래), 송기호(위), 이성문

(왼쪽부터)강경태, 박정연, 강형묵(아래), 송기호(위), 이성문

아지카진 매직월드(이하 ‘아지카진’) 단체로 하는 인터뷰가 처음이라 들었다. 이 다섯은 어떻게 모이게 됐나?
이성문(이하 ‘성문’) 원래 나와 형묵, 정연은 같은 동네에 살아 셋이 함께 음악을 만들곤 했다.
강형묵(이하 ‘형묵’) 그러다가 성문이 군대에 가 있는 동안 기호를 만났고, 그렇게 셋이 아지카진을 만들게 됐다. 기호가 나중에 경태를 데려왔고, 성문이 전역 후 참여한 게 2020년이다.
박정연(이하 ‘정연’) 나는 ‘라이언클래드(Lionclad)’, 형묵은 ‘먼스데이이어(mmddyyyy)’라는 활동명으로 음악 작업을 한다. 기호와 경태는 영상이 메인이고, 성문은 요즘 외부 커뮤니케이션과 프로듀서 역할을 많이 해준다.
 
연결 고리가 없었던 기호나 경태는 어떻게 알게 된 건가?
송기호(이하 ‘기호’) 대학교에서 영상 전공할 당시 D를 받은 학교 과제물이 있었는데, 그걸 보고 정연이 나한테 연락해왔다.(웃음)
정연 당시엔 인스타그램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때라, 막연히 영상 작업물 올리는 카페를 돌아다니며 낱낱이 뒤졌다. 처음으로 ‘바이브가 맞겠다’ 싶었던 사람이 기호였다. 영상에 사용한 배경음악도 좋았다. 당시 비트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으니까.
 
〈Eyeballs〉 뮤직비디오. ‘주주비(Jujubee)’라는 캐릭터가 우주선을 만드는 과정을 포인트 클릭 게임 형식으로 구현했다.

〈Eyeballs〉 뮤직비디오. ‘주주비(Jujubee)’라는 캐릭터가 우주선을 만드는 과정을 포인트 클릭 게임 형식으로 구현했다.

D를 받았다니, 어떤 작업물이었길래?
기호 영상 작업을 하고 싶었는데 영상 카메라를 구할 수 없어서 아버지가 갖고 계시던 사진기로 영상을 만들었다. 여러 장 찍어서 이어 붙이는, 고전적인 방식으로. 수영장이 배경인데, 움직이는 장면은 장노출로 찍은 뒤 디졸브시켜 표현했다.
강경태(이하 ‘경태’) 나는 작업으로 만난 건 아니고, 기호가 당시 만들던 영상에 삭발한 인물이 필요해 나에게 출연해달라고 제안해왔다. 당시 나도 영상에 관심이 많고 무언가 만들고 싶었기에 인연을 계속 유지했다. 그러다가 군대에 갔다.
기호 나와 형묵, 정연이 정기적으로 면회를 가서 구애했다.(웃음)
형묵 면회 가서 우리 작업물을 보여주기만 했다. 아지카진에 합류하란 얘기를 직접적으로 한 적은 없다. 
경태 군대에 들어갈 때 주변 사람들에게 거의 연락을 하지 않았다. 내가 너무 외로울 때 면회를 와준 거니 그것만으로도 반가웠는데, 창작물을 보니 고문이었다.(웃음) 나도 빨리 뭔가를 만들고 싶었다.
 
의도한 건가?(웃음)
기호 완벽하게 의도한 거다.(웃음) 경태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다. 우리는 감각 중심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나가는데 항상 경태가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며 방향성에 대해 고민한다.
 
아지카진 공식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와 그간의 라이브 공연을 볼 수 있는데, 인형과 애니메이션이 자주 등장한다. 언제 처음 시도한 건가?
정연 ‘풀스 골드(Fool’s Gold)’ 레코즈와 협업 프로젝트로 트위치에서 생방송 라이브를 하면서였다. 당시 갖고 있던 인형과 작업실에 난 작은 창을 활용해 ‘옆집 소음’ 콘셉트로 공연을 꾸렸다. 옆집 사람들이 시끄러워서 깼다가 음악이 너무 좋아 같이 즐기게 되는 시나리오를 짰다. 실제 사람보다는 캐릭터를 넣는 게 더 신선할 것 같았다.
 
그러면서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에서도 비대면 라이브 공연 연출을 맡게 된 건가?
정연 담당자가 그 인형을 보고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라이브 공연 영상을 송출하는 거였는데, 관객들을 인형으로 연출했다. 경태가 이번에는 시청자들이 인형에 과몰입할 수 있도록 각자 디테일한 서사를 부여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경태는 순식간에 즉흥적으로 인격 하나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캐릭터 디벨롭 능력이 뛰어나다. 당시 전체 콘셉트는 ‘패키지 관광’이었다. 어쩔 수 없이 패키지에 포함돼 공연을 보러 올 수밖에 없었던 인형 관객들의 각기 다른 사연이 포인트다.
 
〈Eyeballs〉 뮤직비디오. ‘주주비(Jujubee)’라는 캐릭터가 우주선을 만드는 과정을 포인트 클릭 게임 형식으로 구현했다.

〈Eyeballs〉 뮤직비디오. ‘주주비(Jujubee)’라는 캐릭터가 우주선을 만드는 과정을 포인트 클릭 게임 형식으로 구현했다.

인형 자체는 누구의 취향인가?
정연 내가 워낙 인형을 좋아해 다양한 인형을 수집한다. 플라스틱 느낌이 많이 나는 인형, 털 있는 인형, 그 시절에는 최선을 다해 몰드 캐스팅을 했는데 지금 보면 우스꽝스러운 인형들…. 사람을 흉내 내려고 했지만 미숙한 부분이 재미있다. 처음에는 ‘장난감’이라는 개념이 좋아 모으기 시작했다.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순수하게 ‘재미있게 같이 놀 수 있는 물건’이니까.
 
다른 사람들의 취향도 궁금하다. 각자에게 가장 많은 인풋이 되는 것을 알려달라.
기호 아카이브하는 걸 좋아한다. 사진 작업, 지금 하는 아트워크도 파일철에 보관하고, 친구들을 영상으로 찍으면서 테이프를 모은다. 차곡차곡 쌓이는 게 어쩐지 내 재산처럼 느껴진다.(웃음)
정연 뭔가를 실제화해 아날로그 방식으로 붙여놓는 게 기호 스타일이다. 귀엽다. 저기 걸려 있는 다음 뮤직비디오를 위한 스케치들도 컴퓨터로 보는 것과 실물로 보는 것이 확실히 다르다. 좀 더 에너지가 느껴지고, 보다 보면 빨리 작업하고 싶어진다.
형묵 나는 어릴 때부터 힙합을 많이 들었는데, 요즘 아지카진 음악을 만들면서 힙합 외의 장르도 들을 필요성을 느낀다. 정말 그때그때 짚이는 대로 듣는다. 일부러 힙합을 더 안 들으려고도 한다. 벤자민 클레멘타인도 좋아하고, 제일 좋아하는 건 서펀트위드피트(serpentwithfeet)다.
 
2020년에 나온 EP 앨범 〈Spaceship for Bad Dreams〉 의 ‘Eyeballs’ 등 대표작들은 직접 쓴 노래인가?
형묵 그렇다. 보통 작사할 때 바탕이 되는 건 인간관계 같다. 우리 관계, 작업하면서 언쟁하던 것들, 서로에게 갖는 감정에 대해 많이 쓰게 된다. ‘Eyeballs’ 같은 경우 포인트 클릭 게임 장르를 활용해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는데, 어릴 때부터 비디오 게임을 많이 접한 게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게임 제작자에게 기술적 도움을 받았다.
 
사실상 초창기 멤버였던 성문은 어떤 음악을 주로 듣나?
성문 음악을 잘 안 듣는다. 그러다 보니 잘 안 쓰게 됐고. 요즘 형묵이가 갑자기 너무 잘해서….(웃음) 에픽하이나 악동뮤지션 노래를 듣는 건 좋아하지만 만들고 싶은 음악은 전혀 다르다. 어릴 때부터 보던 만화, 자주 하던 게임이 작업의 원천이다. 가사의 경우 전처럼 어둡거나 비판적인 내용만 쓰기보다 다른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살면서 ‘예쁘다’고 느낀 걸 나도 예쁘게 표현하고 싶다.
경태 사실 우리가 이 작업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가장 많은데, 원하든 원치 않든 정연이 트는 게임 음악을 듣게 된다. 한동안은 24시간 중에 23시간은 〈젤다의 전설〉 음악이 나오기도 했다.(웃음)
정연 나만 그런 건 아니다. 기호도 게임 음악을 튼다.
경태 이 안에서는 정연 취향의 게임 음악, 거실로 나가면 기호 취향의 게임 음악이 흐른다.
기호 정연은 닌텐도 계열의 게임을, 나는 스퀘어 에닉스 계열의 게임 음악을 많이 듣는다. 
경태 〈크로노 트리거〉라든지 〈파이널 판타지〉 같은. 조금 전에 사진 촬영할 때 틀었던 곡은 최근 닌텐도에서 나온 〈스플래툰〉이라는 게임 음악이다.
정연 내가 가장 최근에 빠진 게임이다.(웃음) 
 
 

2020년 발매한 아지카진의 EP 앨범 〈spaceship for bad dreams〉.

2020년 발매한 아지카진의 EP 앨범 〈spaceship for bad dreams〉.

게임을 좋아해서 그런 거였나? 라이브 공연할 때 미디나 컨트롤러 다루는 손놀림이 심상치 않더라.(웃음)
형묵 정연은 중학생 시절을 거의 게임으로 보냈다.(웃음)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