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인 아름다움, 힌스의 비주얼을 만든 디렉터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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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아름다움, 힌스의 비주얼을 만든 디렉터

눈, 코, 입의 생김새가 아닌 잠재된 본연의 아름다움을 이끌어내는 뷰티 브랜드 힌스의 독보적인 비주얼을 만들어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최다예. 이후 스튜디오 창경을 설립해 저변을 넓히며 신세계 시코르, 테이지 등 국내 다양한 뷰티 브랜드의 비주얼을 만들어왔다. 새로운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는 그는 이제 또 한 번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2.11.21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최다예

힌스, 신세계 시코르, 테이지 등 국내 다양한 뷰티 브랜드의 비주얼을 만들어왔다. 따라 하고 싶게 만드는 ‘반보 앞선 크리에이티브’를 신념으로 새로운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당신의 필드에서 비주얼 디렉터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
고객 경험 자체를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나아가 아름다움을 삶의 영역까지 녹아들 수 있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비주얼 촬영을 말할 수도 있겠지만, 전반적인 비주얼 언어를 정의하거나 제품, 마케팅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게끔 일종의 브랜드 맵을 정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치 브랜드가 실제 살아 있는 사람처럼 어떤 옷을 입고 어떤 메이크업을 할지, 어떤 말투를 쓰고 행동할지 기획하고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구 브랜드의 컨설팅을 했었다고. 뷰티 브랜드의 비주얼 디렉팅과는 사뭇 거리가 있어 보이는 분야다.
가구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디자인을 직접 하는 것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한 사람이었다. 오히려 디자이너의 멋진 작업물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좇거나 그것들을 모아 큐레이팅하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 디자이너로 살기보다는 이런 문화를 만드는 기획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꿨다. 그래서 세 회사를 거치며 가구 브랜드의 매니저로서 판매부터 디자인, 고객 관리 등 모든 것을 아우르는 일을 했고, 이후 브랜드 컨설팅 회사로 옮겨갔다. 다양한 브랜드를 접해보고 싶었고, 프로젝트 단위의 컨설팅을 관장하는 기획자의 삶을 살아보고 싶었던 탓이다. 그곳에서 다양한 뷰티 브랜드의 리브랜딩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조금씩 뷰티 브랜드와 가까워질 수 있었다.
 
가구 브랜드의 브랜드 매니저에서 힌스라는 뷰티 브랜드로의 커리어 전환은 어떻게 보면 큰 도전이었을 거다. 도전을 결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인연이 닿은 분을 통해 힌스로의 합류를 제안받게 됐다. 우연이 이끌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생각해보면 대학교 졸업하기 전에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고민을 치열하게 했고, 그래서 나름의 목표도 촘촘히 세워뒀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의사나 변호사 같은 직업처럼 정해진 길이 있는 건 아니었기 때문에 나름의 커리어 목표 리스트를 단계별로 세워둔 거다. 해외에서 어떤 경험이든 해보기, 브랜딩할 수 있는 회사에 가기, 30대가 되기 전에 내 브랜드를 만들어보기 등 이 모든 것이 사실 내 목표에 있었던 것들이었다. 어떻게 보면 힌스도 내 목표 중 하나였다.
 
힌스 그녀의 심미안으로 발굴한 힌스의 모델 타치바나 에리.

힌스 그녀의 심미안으로 발굴한 힌스의 모델 타치바나 에리.

열정이 대단하다.(웃음)
아름다운 것을 탐하고자 하는 마음이 가장 큰 동력이 돼준 것 같다. 그래서 미대에 가기도 했고, 워낙 아름다운 것을 보는 게 내게는 즐거운 일이었다. 화장하는 것을 참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한데, 대다수 여성이 만지작거리고 즐길 수 있는 게 화장품이지 않나. 그런 지점도 용기의 발판이 됐다.
 
그야말로 힌스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브랜드를 어떻게 설계해나갔는지 궁금하다.
막상 업계에 발을 담그고 보니 유명한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고, 모델 위주의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게 정해진 툴처럼 굳어져 있는 생태계라는 게 느껴졌다. 그게 이 브랜드에도 맞는 방법일까를 생각했다. 당시 힌스를 함께 만들었던 팀원들과 고민했던 것도 그 점이었다. ‘소비자들이 이렇게 만들어진 브랜드를 좋아할까?’ 거기서부터 출발했던 거다. 너무 어린 연령대보다는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의 타깃, 자신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가꿀 줄 알고 펼칠 수 있는 타깃 키워드를 촘촘히 세워나갔다.
 
그것이 힌스라는 브랜드를 관통하는 ‘무드 내러티브’라는 콘셉트로 발전한 것이고.
나만 하더라도 “예쁘다” “메이크업이 너무 잘됐어”라는 칭찬보다 “너만의 분위기가 있어” “너만의 스타일이 있잖아” 이런 칭찬이 좋았다. 인스타그램을 살펴보니, 특히 한국의 인스타그램 소비자들은 모두가 자신의 얼굴을 올리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더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삶이나 분위기 자체로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여성들이 있다는 걸 확신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한 브랜드를 만들어보자 해서 힌스의 코어가 만들어졌다. 내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 자체를 끌어올리고, 화장품 하나를 갖더라도 나의 취향을 표현할 수 있는 브랜드로 정립해나갔다.
 
한창 힌스를 구상하던 시기에 무드 보드 사진을 업로드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글을 함께 올렸다. “어찌 화장품과 관련 없는 것들 한가득이었다. 박원민 디자이너의 가구, 넨도의 코스 스토어. 타카시 홈마의 사진, 도쿠진 요시오카의 에르메스.”
단순히 메이크업의 컬러나 디자인보다 사진이나 공간, 특히 가구의 오브제 같은 영감의 소스가 많았다. 한마디 말로 정확히 형언하기 어렵지만, 브랜드를 둘러싼 전반적인 시퀀스를 그려냈던 것 같다. 힌스의 소비자는 이런 삶을 살고 싶어 하고, 이런 오브제를 탐미하고 즐길 것 같다는 생각으로 자유롭게 구상했다. 그게 힌스를 구성하는 분위기와 키워드로 발전하게 된 거다.
 
힌스 아뜰리에 성수에 선보인 힌스의 첫 아뜰리에. 소재부터 공간 구성 전반에 참여했다.

힌스 아뜰리에 성수에 선보인 힌스의 첫 아뜰리에. 소재부터 공간 구성 전반에 참여했다.

추상적이고 막연한 이미지에서 힌스라는 하나의 ‘상’으로 조금씩 구체화되는 과정을 거치는 게 필요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맞다. 사실 분위기라는 건 하나의 이미지로 정의할 수 없고, 각자 느끼는 바도 다르다 보니 나와 힌스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분위기 자체가 브랜드상이 됐던 것 같다. 이를테면 여성스럽지만 공주풍이 아니라 르메르가 지니고 있는 우아한 아름다움, 피비 파일로가 스웨트셔츠에 운동화 하나 툭 신어도 거기에서 느껴지는 지적인 아름다움 같은 것들 말이다. 대놓고 소리치는 게 아니라 조용하지만 깊이가 느껴지는, 그래서 지긋하게 바라볼 수 있는 힌스만의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싶었다.
 
그 덕분일까? 컬렉션으로 전개하는 뷰티 브랜드, 립스틱을 ‘무드 인핸서’라 칭하고 매장을 스토어가 아닌 ‘아뜰리에’로 명명하는 등 힌스를 이루는 모든 것이 섬세하게 설계됐다는 인상을 받았다.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소비자에게 ‘이 제품을 팔겠다’가 아니라 제품마다 어떤 스토리가 있는지, 그 스토리 안에 메시지를 담아 전달한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싶었다. 브랜드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화자가 되는 셈이다. 하나하나의 제품이 메이크업하는 도구를 넘어 ‘나’의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오브제로 기능하는 동시에 브랜드의 메시지를 전반에서 느낄 수 있도록 디테일을 심어놓은 거다.
 
힌스 비주얼의 큰 축을 담당한 모델의 임팩트도 컸다고 본다. 유명한 연예인 모델 없이도 성공적인 브랜딩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모델을 찾기 이전부터 브랜드를 상징할 얼굴을 구체화했기에 가능했다. 얼굴 형태는 너무 여성스럽기보다 살짝 각이 있었으면 했고, 메이크업을 걷어냈을 때도 눈빛에서 느껴지는 그윽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그동안 못 봤던 얼굴, 국적을 알기 어려운 묘한 이지적인 느낌도 필요했다. 이런 식으로 구체적인 방향성을 정해놓고, 아시아 모델 에이전시부터 인스타그램 할 거 없이 무작정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일본식 메이크업을 하고 있는 지금의 모델 타치바나 에리의 사진을 봤다. 한국식 메이크업을 입히면 힌스의 색을 잘 표현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 바로 연락했다. 에리 역시 한국 활동을 꿈꾸고 있었고, 덕분에 합류까지 수월하게 진행됐다.
 
Tage ‘Off-Full Care’라는 콘셉트에 맞춰 자연의 그린과 휴식을 비주얼로 표현했다.

Tage ‘Off-Full Care’라는 콘셉트에 맞춰 자연의 그린과 휴식을 비주얼로 표현했다.

당신이 비주얼을 만들어가는 방식이 궁금하다.
‘Creative without Reference’가 내 신조다. 보통 비주얼 디렉팅이라고 하면 사진부터 찾을 텐데, 레퍼런스 없이 내가 해야 하는 이야기를 먼저 생각한다. 이미지를 무조건 믿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를 설득할 수 있는 요소를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힌스의 비주얼을 만들 때도 스태프들과 가장 고민했던 건 이미지 이전에 우리가 이번 컬렉션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였다. 이미지 없이 텍스트로 가득한 기획안을 가지고 논의한 적도 많다. 개념적인 이야기가 먼저 오간 후에 ‘그렇다면 이런 모습의 비주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방식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래서 전형적인 비주얼이 나오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메시지에 대한 논의가 선행된 후 현장에서 앵글이든, 포즈든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보통은 정해진 프레임 안에서 방법을 고민한다면, 나는 그 프레임을 넘어서는 방식을 고민한다. 실제로 모델이 춤을 추는 모습을 찍은 적도 있고, 뷰티 브랜드에서 시도하지 않은 앵글로 촬영한 적도 있다. 어쨌든 이미지 시안을 띄워놓고 작업하지 않는 게 팀의 공통된 업무 방식이었다. 그리고 스태프들과의 합.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그들의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  비주얼은 나 혼자 잘한다고 해서 되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2019년 힌스를 떠나 창경이라는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독립하는 데는 어떤 계기가 작용했나?
앞서 말했던 목표대로 차근히 밟아나갔던 것 같다. 정해진 시간 내에 많은 경험과 도전을 해봐야 비주얼 디렉터로서 능력을 갖추게 될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인하우스 브랜드를 넘어 글로벌 시장과 국내에서도 스킨케어, 헤어&보디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흐름은 어떤지 경험하고 배우고 싶었다. 독립한 후 2021년부터 2년간 사용될 신세계 시코르의 메인 비주얼 작업을 디렉팅했고, 최근에는 ‘테이지’라는 신규 브랜드의 비주얼 디렉팅을 맡아 진행했다.
 
신세계 시코르 2021년부터 2년간 사용될 시코르의 메인 비주얼 작업을 디렉팅했다.

신세계 시코르 2021년부터 2년간 사용될 시코르의 메인 비주얼 작업을 디렉팅했다.

당신이 만들어낸 비주얼엔 당신의 어떤 일면이 담겨져 있나?
섬세하고 따뜻한 작업물을 추구한다는 것. 아름다움에도 다양한 스타일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만드는 비주얼에는 친밀감, 기분 좋은 편안함과 따뜻함이 스며 있는 것 같다. 그게 비주얼 작업을 함에 있어 내가 추구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인하우스의 비주얼을 만드는 것과 클라이언트를 위한 비주얼을 만드는 것은 다른 작업 방향성이 필요했을 것 같은데 어떤가?
아무래도 브랜드 하나하나 가장 잘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는 것, 그것을 제안하는 게 가장 다른 점이었다. 멋진 비주얼과 대중이 좋아하고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는 비주얼은 다른 이야기다. 굉장히 화려하고 멋진 비주얼을 가지고 있지만 그게 실질적인 소비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고, 반대로 조금 아쉬운 비주얼이지만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경우도 있다. 그 중간에서 밸런스를 잡는 게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힌스의 작업은 나와 팀이 좋아하는 방향을 좀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다면, 창경의 이름으로 했던 프로젝트는 ‘이 브랜드에 가장 잘 맞는 방향은 무엇일까’를 중점적으로 고민했다.
 
비주얼 디렉터로서 커리어를 쌓아오며 체득한 것이 있다면?
비주얼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지만, 단순히 비주얼만으로는 승부할 수 없다는 것. 보여지는 것을 넘어 소비자가 직접 체험하고 행동해볼 수 있는 영역까지 이끌어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공간이든 브랜드의 비주얼이든 무심코 지나치지 않고 한 번 더 돌아보게 만들고,  브랜드 안으로 풍덩 빠질 수 있는 힘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비주얼이 발산할 수 있는 힘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곳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그게 비주얼이 가진 역할이 아닌가 싶다. “예쁘다”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인지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 소비와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까지 이어지는 것.
맞다. 그래서 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른바 패션 하우스의 비주얼을 지향하진 않는다. 20대 친구들이 무심코 봐도 예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또 손을 뻗어 잡을 수 있을 정도의 거리감을 지키는 것이 뷰티 브랜드의 비주얼이 갖춰야 하는 요소다. 다시 말해 ‘반보 앞선 크리에이티브’를 지키는 것. 뷰티 브랜드이기 때문에 더더욱 ‘나도 해볼 수 있겠다’를 느끼게 할 수 있는 비주얼이 필요하다.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지 않게 하는 비주얼은 보고 지나쳐버리고 마는 이미지에 지나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국내 뷰티 시장에 ‘인디 뷰티’ 열풍이 불면서 너무 많은 브랜드가 생겼다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 흐름을 당신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그만큼 산업이 발달했으니까. 이전에는 대기업만 할 수 있었던 것을 개인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생긴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의 존재 여부는 소비자에게 달려 있는 것 아닐까? 영리하게 브랜드를 선별하고 소비하는 대중은 브랜드만의 확고한 영혼이 있는지를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브랜드들로 인해 소비자들도 자신에게 맞는, 좋은 브랜드를 판별해낼 수 있는 시각을 갖게 되지 않을까?
 
힌스 무드 인핸서 단순히 메이크업 도구가 아닌, 본연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오브제로 명명하고자 했다.

힌스 무드 인핸서 단순히 메이크업 도구가 아닌, 본연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오브제로 명명하고자 했다.

롱런할 수 있는 브랜드로 살아남기 위해 어떤 것을 갖춰야 한다고 보나?
브랜드는 한 명의 사람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나’만이 가질 수 있는 영혼이 명확하게 있어야 한다. 조금 모호하게 들리나? 하지만 그게 정말 중요하다. 성공한 브랜드를 보고 무조건 그것을 좇아가기보다는 이 브랜드가 어떤 메시지를 전할 것인지, 그래서 방향성은 어떻게 잡을 것인지 등 흔들리지 않고 우직하게 운영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럼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소비자가 알아주는 때가 온다고 믿는다. 브랜드의 공신력, 즉 뚝심이 곧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거다.
 
최근 본 비주얼 중 신선하다고 느낀 것이 있다면?
이번 파리 패션 위크에서 코페르니가 선보인 벨라 하디드의 드레스. 스프레이 패브릭을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드레스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주었는데, 너무 아름다웠다. 브랜드의 정수를 드라마틱하게 풀어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의식하게 되는 비주얼도 있나?
국내 브랜드가 선보이는 비주얼을 아무래도 많이 보는 편이다. 이제 해외 못지않게 국내 브랜드의 퀄리티가 높아졌고, 젊고 크리에이티브한 이들이 선보이는 비주얼 또한 많은 인사이트를 준다.
 
단 하나의 작업물로 당신을 대표해야 한다면 어떤 작업을 꼽을 수 있을까?
아무래도 힌스인 것 같다. 내가 원하는 것들을 마음껏 펼쳐낼 수 있었던 작업이었고, 나를 비롯해 힌스의 비주얼을 함께 만들었던 스태프와의 합도 좋았다. 마치 우리의 전신이 브랜드로 표현된 것 같다고 할까? 특히 힌스의 첫 번째 컬렉션이 나왔을 때의 풋풋하고 설레던 감정은 지금도 생생히 남아 있다.
 
최근엔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 새로운 브랜드 론칭 준비에 한창이라고.
언 커먼 홈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새로운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다. 힌스는 각자의 아름다움과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브랜드였다면, 좀 더 본연의 회복과 건강함에 집중할 수 있는, 기능이 주가 되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 지금까지 선보인 적 없는 느낌의 브랜드가 될 것 같다.
 
브랜드 론칭도 목표 리스트에 있던 것이겠지?(웃음)
그렇다. 이제 겨우 10분의 5 정도 왔다.(웃음) 내가 선보이는 것들을 사람들이 즐겁게 소비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게 나의 가장 큰 원동력이다. 이 일이 일반적인 분야는 아니다 보니 나아갈 방향 자체가 불투명한데, 내가 그 길을 선택해 걸어 나간다는 희열감도 있는 것 같고. 일을 하면서 내가 얼마큼 성장했는지 스스로 확인해볼 수 있는 영역이 비주얼 디렉팅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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