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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비틀스이자 오아시스, 투보컬 케미 폭발 <슈퍼밴드2> 준우승팀 시네마

<슈퍼밴드2>의 대장정이 끝난 뒤, 새로운 활동의 시작점에 선 두 팀을 만났다.

BYCOSMOPOLITAN2021.10.25
(임윤성)재킷 39만9천원 리바이스. 티셔츠, 목걸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김슬옹)티셔츠 가격미정 존 바바토스. 데님 재킷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귀고리 본인 소장품. (변정호)카디건 32만원 올세인츠. 티셔츠 가격미정 존 바바토스. 목걸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기탁)니트 톱, 목걸이, 귀고리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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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는 본선 3라운드부터 프로듀서에게 “한 팀 같다”는 평을 받은 팀이죠.
기탁 저희는 의외로 윤성이 형 때문에 엄청 친해졌어요.
변정호(이하 ‘정호’) 저희의 본드 역할을 해줬죠.
기탁 방송에서는 표정도 없고 강인한 군인처럼 나왔는데 실제로는 엄청 까불어요. 본선 라운드에서 등장할 때 춤췄잖아요. 그게 형의 본모습이에요.
 
등장할 때마다 보여주는 깨발랄한 퍼포먼스를 두고 프로듀서들은 김슬옹 씨 아이디어라고 확신했잖아요.
기탁 그거 다 윤성이 형이 짠 거예요. 그걸 해명했어야 했는데.
김슬옹(이하 ‘슬옹’) 웃긴 건 다들 저라고만 생각하시던데, 저는 진지한 음악성을 추구해온 멤버라고요.(웃음)
 
그럼 이제 진지하게 물어볼게요. 〈슈퍼밴드2〉 촬영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은 언제였나요?
기탁 늘 혼자 음악을 해오다가 이런 음악, 저런 음악 하는 다양한 분을 만나면서 제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저 자신을 많이 깨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무대 세트가 고퀄리티라 감사했어요. 뒤에 LED 배경 화면도 너무 멋있었고요.
정호 맞아. 그래서 앞으로가 걱정이긴 해.
슬옹 앞으로 하는 무대에는 그런 게 없을 텐데. 뒤에 소방차라도 둬야 하나.
일동 (웃음)
정호 그리고 사실 베이스 연주 소리는 잘 안 들리잖아요. 저만 아는 멋있는 걸 연주하고 있으면 사람들은 관심이 없어요. 그런데 그 화면을 하나하나 잡아줘요. 화면을 보면 더 잘 들리거든요.
임윤성(이하 ‘윤성’) 저희가 2라운드에 모두 프런트맨이었는데 팀이 경합에서 졌다는 공통점이 있었잖아요. 3라운드에서 운명처럼 만나 의기투합해 영화 같은 결과를 만든 것 같아요.
슬옹 저는 사람 관계가 제일 힘들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친구들을 만나면서 오히려 음악적으로 고민되는 부분은 없었던 것 같아요. 각자 잘하는 걸 끌어내기만 하면 되니까. 한국에서 음악을 하면서 돋보일 수 있는 순간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저 역시 10년 전에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적이 있지만 이후 공백기 동안 거의 세션 활동 위주로 했거든요. 그래서 경연 당시 멤버들에게도 그런 얘길 계속했어요. 〈슈퍼밴드2〉가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고요.
 
유희열 프로듀서가 슬옹 씨에게 했던 말이 기억에 남아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했던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걔 요즘 뭐 해?” 하는 얘길 듣게 된다고요. 분명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데. 슬옹 씨는 경연 프로그램에 다시 나오기까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부담이 컸을 거예요.
슬옹 세션 활동을 하면서 자기 음악 하는 친구들보다는 금전적 여유가 생겼어요. 그러다 보니 돈을 좇느냐, 내 음악을 하느냐를 결정해야만 하는 시기가 왔죠. 그때 이 정도는 더 해봐야 해볼 건 다 해봤다고 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이제 앞으로가 숙제죠. 〈슈퍼밴드2〉 할 때보다 지금 오히려 스트레스는 더 많이 받아요. 너무 진심이었나?(웃음)
정호 아니에요. 진정성 있었어요. 윤성 저희가 협심해서 잘 되도록 노력해야죠.(웃음)
 
각자 음악 활동에 대한 간절함이 있었을 텐데요. 윤성 씨는 육군부사관학교에서 전역하고 프로그램에 참가했어요.
윤성 사실 처음부터 직업군인이 목표였다기보다, 군악대로 음악 공연하면서 돈도 받으니까 이보다 좋은 환경이 없었죠. 그런데 군악대 안에서는 의전 행사의 퍼레이드를 하는 거니까 형식이 늘 정해져 있잖아요. 자유로운 음악을 해야겠다 싶어서 그만둔 거죠.
정호 저는 20대 내내 밴드를 네다섯 군데 거치면서 돈보다는 진정성 있는 음악을 추구하겠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제가 하고 있는 음악이 자기만족도 안 되는 거예요. 그런 답답함과 갈증이 있었고, 더 늦으면 나는 정말 세상으로 나갈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정호 씨가 올해 스물아홉이니 적은 나이는 아니죠.
정호 네.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했어요.
 
기탁 씨 경우는 개인 앨범도 낸 상태로 참여했어요.
기탁 경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매 순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잖아요. 실력이 느는 건 당연한 거고요. 지난 시즌 〈슈퍼밴드〉 참가자들이 마지막에 몰라보게 성장한 모습을 보면서 결심했던 것 같아요. 〈슈퍼밴드2〉를 통해 가장 크게 이루고 싶었던 건 제 개인적인 성장이었어요.
 
지원을 결심하고 각자 머릿속에 그려봤던 밴드의 모습은 뭐였는지도 궁금해요.
윤성 저는 정말 전형적이고 전통적인 밴드를 원했어요. 기타, 드럼, 베이스가 갖춰진. 그런데 3라운드 가서야 드디어 이 멤버를 만난 거예요. 게다가 기탁이는 보컬까지 되잖아요.
슬옹 윤성이랑 기탁이는 밴드계의 플라이 투 더 스카이 같죠.
정호 형, 플라이 투 더 스카이는 2000년대야.
슬옹 아니, 근데 진짜 작업하다가도 놀라요. 둘이 목소리 파형마저 잘 어울려요. 정호 단짠 매력이죠.
 
그렇다면 가장 다양한 밴드를 경험한 슬옹 씨가 그렸던 밴드는요?
슬옹 저는 사실….
기탁 울지 마요, 형.(웃음)
슬옹 음악적인 느낌보다는 정말 친해질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게 우선이라고 봤어요. 밴드를 다시 해보려고 멤버를 짜깁기해보지만 결국은 다 흐트러지더라고요. 그런데 이 친구들은 자기가 가져가야 할 걸 생각하는 게 아니라 시네마를 정말 팀이라고 생각하는구나 싶었어요. 이 친구들은 진짜구나. 거기서 배웠어요. 제가 뭐라도 더 하게 됐죠.
 
순수한 열정에 반한 건가요?
슬옹 순수하다기보다 좀 무식한 열정이었죠.
일동 (웃음)
슬옹 그만큼 진짜 무식하게 했어요. 그게 감동적이었던 것 같아요.
 
참, 팀명 ‘시네마(cnema)’는 어떻게 정한 거예요?
정호 후보가 한 850개 정도 있었어요.
슬옹 별들이 모였다 해서 ‘별들의 고향’ 이런 것도 있었고요.
일동 (웃음)
윤성 시네마는 얘기를 나누다가 나왔는데 ‘어? 괜찮은데?’ 싶었어요. 영화 같은 음악을 해보자라는 의미로.
정호 ‘cinema’에서 ‘i’를 빼서.
윤성 ‘i’까지 넣으면 서치하기 힘드니까. 그리고 움직임이라는 뜻도 있어요.
정호 라틴어로 ‘시네마’ 어원이 ‘키네틱’이잖아요. 저희가 원래 갖다 붙이기 전문이어서요.(웃음)
 
네 사람의 케미도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방송에서 황현조 씨가 “넷 다 덕질할 포인트가 있다”라고 말했는데, 너무 공감했어요.
윤성 일단 정호 형이 꽃미남 베이시스트 느낌이잖아요? 나른하고 차분한 섹시함이 있어요. 슬옹 형은 장난꾸러기 같은 얼굴이 있는데 일에 집중할 땐 달라지고, 탁이는 댕댕미가 있는 막내인데 추진력이 있고요.
기탁 슬옹이 형은 1라운드에서 12살 다온이랑 ‘담배가게 아가씨’를 개사한 ‘사탕가게 아가씨’ 무대를 준비하면서 보여준 모습이 매력 포인트였다고 생각해요. 그런 다정한 면모에 반한 팬이 많을 것 같고요. 윤성이 형은 터질 듯한 삼두와는 달리 성격이 소녀 같아요.(웃음) 정호 형은 일단 왕자님이죠. 좋아할 수밖에 없는 품격이 있어요.
 
앞으로 시네마팀이 추구할 음악은 어떤 게 될까요?
슬옹 얘기를 많이 해봤는데 결국 우리 모두가 함께 잘할 수 있는 중심은 얼터너티브 록이에요.
 
지금까지 했던 무대 중 시네마팀의 방향성을 가장 잘 담았다고 생각하는 건요?
슬옹 ‘항해’죠. 경연 프로그램이니까 멋지게 마무리한다기보다 앞으로 시네마팀이 이런 음악을 할 거라는 다짐, 선전포고 같은 느낌이었어요.
 
11월 5일부터는 〈슈퍼밴드2〉 갈라 콘서트가 열려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예정인가요?
슬옹 여태까지는 정직한 경연이었다면 갈라 콘서트 때는 저희가 무대에서 노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사실 아직까지 저희가 합주할 때의 에너지가 100% 나온 무대는 한 번도 없었거든요.
정호 경연 무대에서는 냉철함과 뜨거움이 공존해야 하죠. 텐션이 올라가면 연주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비트를 올리면 연주의 흥과 에너지가 안 나와요. 기탁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라는 말이 딱 맞아요.
정호 보컬은 디테일이 떨어져도 에너지가 올라오는 게 중요한 반면, 드럼이나 베이스 같은 악기는 냉철해야 하니까요.
윤성 리허설 때 세 번의 무대를 서게 되거든요. 첫 번째에 힘 빼고 했을 때 노래가 잘되고, 마지막 세 번째에는 너무 흥이 나서 액팅하면 표정과 에너지는 좋지만 호흡이 떨어져요. 그 중간이 늘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슬옹 윤성이는 정말 밴드를 해야 하는 애예요. 합주할 때 “야, 너 거기 일어서!” 이러거든요. 방송에는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아요. 방송용도 아닐 뿐더러.(웃음)
 
윤종신 프로듀서는 기탁 씨와 윤성 씨의 다듬어지지 않은 보컬이 지닌 매력에 대해 칭찬했죠. 개인적으로 앞으로도 보컬 레슨 같은 건 더 이상 받지 않으시길 소망합니다.(웃음)
기탁 아무래도 날것의 느낌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슬옹 정리가 돼서 나온 음악은 깔끔한데 감정 전달은 오히려 투박해요. 노래를 잘하는데 무대가 감동적이지 않을 수 있잖아요. 반면 이 둘은 그냥 도화지에 그리는 대로 나오는 보컬인 거예요. 요즘 음악 신에서 찾기 쉽지 않죠. 라이브로 보면 윤종신 프로듀서께서 하신 말씀이 뭔지 바로 알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