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든 노래는 기나긴 사랑노래”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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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든 노래는 기나긴 사랑노래”

“뻔하지만 사랑, 제 모든 노래는 아주 긴 사랑 노래죠.” 첫 정규 앨범 를 발매한 케빈오는 왜 모든 것 중 제일은 사랑인지, 사랑은 어떻게 노래가 되는지 들려줬다.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2.12.26
〈Pieces of _〉 발매 축하해요. 첫 정규 앨범을 내기까지 오래 걸렸네요. 그만큼 시간과 공을 들였을 것 같아요.
데뷔 후 정확히 6년 만이네요. 그동안 경연 프로그램 〈슈퍼밴드〉도 나갔고, 여러 싱글과 OST를 선보이면서 언젠가는 꼭 정규 앨범을 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려고 마음먹으니 정말 빨리 진행됐어요. 3개월 만에 8곡을 완성했죠. 덜 의심하고 직감을 믿으면서, 새롭게. 6년간 했던 고민이 무색해질 정도로 시원시원하게 작업했어요.
 
정규 앨범에 박차를 가하게 된 계기가 있었어요?
쭉 서울에 있다가 아주 오랜만에 뉴욕 집에서 3개월 있었는데, 그게 전환점이 된 것 같아요. 한 군데 오래 있다 보면 타성에 젖게 마련인데, 간만에 뉴욕으로 돌아오니 자유롭게 음악을 시작했던 마음이 떠오르더라고요.
 
코트, 팬츠, 앵클부츠 모두 가격미정 보테가 베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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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빈칸을 둔 게 흥미롭네요.
제목이 〈Pieces of _〉인 것은 각 트랙이 빈칸마다 어떤 감정, 대상, 기억들을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인데요, 모든 걸 종합해보면 결국 청춘이에요. 옛날의 저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 사랑의 조각, 꿈의 조각, 상처의 조각, 그런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종합해 완성하는 과정이었어요.
 
트랙 리스트만 봐도 지금까지 케빈오가 보여준 감미로운 음악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따듯한 노래도, 강한 노래도 있어요. 제가 처음 한국에 와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7〉에서 통기타를 들고 보여준 모습과 〈슈퍼밴드〉에서의 모습들, 첫 EP를 선보였을 때 보여준 신스팝적인 모습, 그리고 새로운 모습들도 있습니다. 1년 동안 혼자 활동하다가 크루들과 저희만의 레이블을 시작해 이젠 제대로 저만의 색깔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케빈오의 음악은 어디에서부터 출발하나요?
저는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해요. 사소한 것부터 중요한 것까지, 어릴 때부터 제 인상에 깊이 남은 추억들. 그런 것들에서 출발한 음악이 오히려 모두의 마음을 울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기억이 제 음악의 강력한 요소죠.
 
스웨터 2백37만6천원 이자벨 마랑 옴므. 셔츠 56만원 세퍼 by 10 꼬르소 꼬모 서울. 럭비 쇼츠 1백19만원 보디 by 무이. 드로우스트링 슬리퍼 가격미정 드리스 반 노튼 by 분더샵 맨.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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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효진 씨가 쓴 ‘너도 나도 잠든 새벽’의 가사는 마치 케빈오가 쓴 것 같았어요. “오래도록 너는 나고 나는 너일까”, “쓸데없는 걱정들이 피어오른 까만 이 밤 반짝이는 너의 두 뺨에 사랑이라 쓰여 있네” 같은 문장이 아름답던데요.
제가 쓴 가사들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깊이 있죠.(웃음) 이 노래는 어느 날 피앙세가 제게 준 글에서 시작됐어요. 글이 너무 좋아 이걸 한번 노래로 만들어보고 싶었죠. 원래 곡을 만드는 일은 여기저기 자르고 보태며 정말 많이 수정해나가야 하는 작업인데, 한 단어도 안 고치고 그대로 썼어요. 마침 제가 작업하던 멜로디랑 딱 맞더라고요. 이 멜로디를 위해 준비된 가사 같았죠. 제가 사랑하는 사람의 속마음을 노래로 부르게 되니까 묘한 기분이 들면서도 좋았어요.
 
소중한 곡이겠네요.
그렇죠. 다른 노래도 같이 만들어봤는데, 피앙세는 가사를 쓸 때 담대하게 빠르게 써요. 30분 만에 툭 써서 주는데 보면 진짜 좋은 가사들인 거예요. 감각이 있어요.(웃음)
 
한국어가 그렇게 유창하지 않은데 ‘담대하다’라는 단어를 아네요?
〈슈퍼스타K7〉에서도 “오늘 담대하게 멋있게 하겠습니다”라고 했죠.(웃음) ‘confident’의 뜻이죠? 저는 어떤 일이든 용기를 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할 때도, 오늘처럼 화보를 찍을 때도 용기가 필요하죠.
 
울 스웨터 2백45만원, 울 팬츠 2백35만원 모두 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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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도 용기가 필요하고요.(웃음)
물론입니다.(웃음) 피앙세에게 영감을 많이 받는데 뮤즈라는 뻔한 말로 표현하고 싶진 않네요. 하지만 서로 사랑하고 신뢰하는 상대방이 생기니 든든하다고는 말할 수 있어요.
 
팬들에게 사인해줄 때 늘 “always love and be loved”라는 문장을 덧붙인다고요. 케빈오에게 사랑이란?
All you need is love. 비틀스 노래가 말했듯이, 사랑만 있으면 충분해요. 삶에서 일과 명예, 많은 것이 중요하겠지만 그중 제일은 사랑이죠. 연인뿐 아니라 친구, 가족 간의 사랑까지 포함해서요. 하지만 사랑이 일방통행이면 안 되겠죠. 사랑을 받으면 줄 줄도 알아야 하기 때문에 팬들도 언제나 사랑하고 사랑을 받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 글귀를 적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사랑 노래를 많이 쓰는군요.
맞아요. 뻔하지만 사랑, 제 모든 노래는 아주 긴 사랑이죠. 저뿐 아니라 비틀스, 밥 딜런, 제프 버클리 등 제가 좋아하는 많은 뮤지션이 그랬다고 생각해요.
 
모헤어 패치 데님 재킷 1백46만원, 데님 팬츠 1백36만원 모두 마르니 by 지스트리트 494 옴므. 니트 터틀넥 1백만원 오프화이트. 첼시 부츠 24만원 닥터마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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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가수들이고, 시적인 가사를 쓴다는 공통점이 있네요.
그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뉴욕을 기반으로 한다는 사실이에요. 제프 버클리 때문에 텔레캐스터 기타를 쓰고, 저도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살고 싶었을 정도로 좋아하는 뮤지션들이죠. 어릴 적 밥 딜런의 ‘Knockin’ On Heaven’s Door’와 제프 버클리의 ‘Grace’를 처음 들었을 때가 아직도 기억나네요. 그 순간들이 저를 뮤지션의 길로 이끌어준 것 아닐까 싶어요.
 
케빈오도 뉴욕에서 나고 자랐죠?
맞아요. 롱아일랜드에서 자랐고 대학 시절 외에는 줄곧 뉴욕에 있었어요. 서울로 오기 전까지는요. 이번 앨범 첫 트랙 ‘Northside, 1995’는 제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리면서 만든 노래예요. 수줍고 복잡하던 어린 시절의 마음을 떠올렸죠.
 
카디건 89만원 세퍼 by 10 꼬르소 꼬모 서울. 데님 팬츠 83만7천원 오프화이트. 앵클부츠 가격미정 보테가 베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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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어떤 아이였어요? 학교에서 수학 클럽의 회장이었다고.
샤이하고 너디했죠.(웃음) 하지만 뮤지컬 동아리도 하고, 기타도 치고, 농구팀도 하고, 다양한 활동을 했어요. 그래야 대학 진학도 잘할 수 있어서.(웃음)
 
음악은 어떻게 당신에게 찾아왔나요?
어릴 때는 피아노와 첼로를 엄청 열심히 했죠. 그러다가 여자 앞에서 연주하기엔 첼로보다 기타가 더 멋있겠다는 생각에(웃음) 중학생 때부터 기타를 쳤어요. 아빠에게 코드 2개를 배워 친 ‘로망스’가 저의 첫 곡이었네요. 공부하다가도 기타를 치곤 했어요. 제 무릎 위엔 늘 기타가 있었죠.
 
스웨터 가격미정 살바토레 페라가모. 니트 팬츠 1백23만원 보디 by 지스트리트 494 옴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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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트머스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뉴욕대 신경과학연구기관 연구원을 하는 등 음악과는 다른 길을 걸었는데, 어떤 마음으로 음악을 택했어요?
음악은 어릴 때부터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이에요. 하지만 저조차도 그 꿈을 인정하지 않았죠. 더 안전한 정해진 길이 있었기 때문에 그 길을 따라갔지만,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을 제대로 해보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주변에서 반대를 하기도 했지만, 결국 선택은 본인의 몫이고 남 탓을 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지금은 후회 없어요.
 
그때 케빈오의 마음을 움직인 음악이 있었나요?
본 이베어의 ‘Re: Stacks’에 나오는 가사인데요, “Everything that happens is from now on(일어나는 모든 일은 이제부터야).” 제가 음악을 해야 할까, 포기해야 할까 고민할 때 이 노래를 듣게 됐어요. 그가 연인과 헤어지고 음악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숲속 오두막에 들어가 겨울을 보내면서 이 노래를 만들었대요. “너의 모든 것은 지금부터야”라고 노래하는 곡을. 음악을 포기해야겠다는 생각과는 역설적으로 만든 거죠. 저도 그 가사를 듣고 음악을 해야겠다고 결심할 수 있었어요. 지금도 막막해지는 순간이면 생각해요. 모든 건 지금부터라고.
니트 터틀넥 1백만원 오프화이트. 데님 재킷 1백46만원 마르니 by 지스트리트 494 옴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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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eature Director 이예지
    Photographer 신선혜
    Stylist 남주희
    Hair 조미연
    Makeup 정수연
    Assistant 김미나
    digital designer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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