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돼먹진 않았지만 안타까운 영철 씨
」제발 부탁이다. 김동률의 노래 〈취중진담〉이든 산들의 〈취기를 빌려〉든, 일상 연애에 적용하지 말자. 취중 진담은 생각처럼 로맨틱한 고백이 아니다. 불콰한 얼굴로 예쁘다, 좋아한다 말하는 술 냄새나는 고백, 생각보다 불쾌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영숙’은 자신에게 직진하는 ‘영철’에게 ‘촌므파탈’의 매력을 느끼지만, 술에 취해 귓속말로 어필하는 순간 당황한다.
고깃집에서 소주를 마시고 숙소로 귀가해야 하는 상황, 영철은 대리 기사를 부른다. 그런데 길을 잘못 든 대리 기사에게 “너무 자신 있게 가시길래”라며 무안을 주는 그를 보고 영숙은 자신이 잘못 설명했다고 말하지만, 영철은 영숙에겐 아무 잘못이 없다고 말하면서 길을 헤매는 기사를 몰아세운다. 옆자리의 영숙은 딱 증발하고 싶은 표정이다.
모범 답안이지만 티키타카 없는 영식 씨
」“결혼하면 여자가 일했으면 좋겠어요, 집안일을 했으면 좋겠어요?”라는 여성 출연자의 질문에 그는 여유 있게 답한다. 하든 안 하든 상관없다고, 다만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지원할 것이라고. “결혼 후 ‘누구 엄마’라는 정체성으로 가는 게 안타깝더라고요. 부인이 멋있는 사람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모든 여자의 눈이 반짝거리는 순간, 견제하듯 다른 남자들이 자녀 계획을 묻자 그는 준비된 듯 모범 답안을 내놓는다. 아이를 낳는 건 자기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낳을 수도 낳지 않을 수도 있다고. 브라보!
네 명의 여성에게 데이트 신청을 받으며 ‘의자왕’으로 불린 영식. 하지만 4대 1 데이트는 결과적으로 그에게 마이너스였다. 영식의 한결같은 조심성과 반듯한 대답에 네 여성 모두 흥미를 잃은 것. 그는 두 자매의 선택을 받은 기분을 묻자 “그저 감사하다, 자매라기보다는 개개인의 특성이 있다”라고 말했는데, ‘영자’는 그를 한 문장으로 평가했다. “대답을 잘하네, 지금 보니까.” 그러니까 묻는 말에 대답은 정석으로 하지만, 그 밖의 매력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