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내 감염자 200일째 0명!
대만은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가장 발 빠르게 중국인 입국을 금지한 나라 중 하나다. 지난 1월 21일부터 우한 발 중국 입국자를 막았고 덕분에 현재까지 확진자는 740명, 사망자는 7명(총 검사 수 11만 6000명)에 그치는 좋은 방역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12월 15일, 현재 대만에 입국하는 외국인들이 코로나19에 확진되는 사례는 종종 발생하고 있지만, 국내 확진 사례는 지난 4월부터 200일 넘게 0건을 기록하고 있는 중! 2003년 사스로 인해 세계에서 4번째로 큰 피해를 입었던 대만이 이후 경험을 토대로 감염병 대응 계획을 잘 세워놓았고, 감기 등이 걸리면 마스크를 착용하는 보편적 문화 또한 코로나19 방역에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만의 학교는 지난 1월, 개학을 2주 연기한 이후 별다른 조치 없이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다. 코로나19가 극성이던 상반기에 계획되었던 각종 축제 및 학교 졸업식 등은 모두 취소됐지만 (대만은 7월 학기 종료, 8월 새 학기 시작) 하반기 들어서 지역 축제, 마라톤 대회, 학교 운동회와 같은 크고 작은 이벤트들이 팬데믹 사태에 영향을 받지 않고 계획대로 열리고 있다. 지난 10월 타이베이에서 열린 성소수자(LGBT) 퍼레이드에는 13만 여명의 사람들이 참여했고, 이란 현에서는 22개국 5000여 명의 외국인이 참여하는 마라톤 대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이른 방역으로 인해 대만의 경제는 한때 위기를 맞았지만 6개월 후 힘들었던 경제가 점차 살아나고 있다. 최근 대만의 경제성장률이 코로나를 발판 삼아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29년만에 추월할 것이란 경제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재택근무와 집콕이 늘면서 노트북과 같은 전자제품, 반도체 등 대만의 주요 생산품 주문이 늘었고, 다른 나라들이 락다운을 할 때 대만은 경제 활동을 중단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 요인으로 꼽힌다.

대만의 유명 관광지 및 호텔들은 코로나19이후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타이베이에 와본 사람이라면 들렀을 법한 융캉제에 위치한 유명 레스토랑 까오지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을 했다. 아이스 몬스터 융캉제점은 12월 31일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하기로 했다. 아이스 몬스터 측은 융캉제 점의 경우 한국과 일본 등의 해외 관광객이 수익의 70%를 차지했는데 현재는 그렇지 못한 점을 이유를 들었다. 대만의 유명 핫플들이 역사 속으로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야시장 역시 이를 피해가진 못했다. 코로나19여파로 문을 닫는 곳들이 생겨났지만 1년여가 지난 지금 다행히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는 중이다. 다시 하늘길이 열릴 때까지 잘 버텨주기만을 바랄 뿐!

그동안 대만에서는 학교나 회사를 제외한 지역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이 필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늘고, 겨울로 인해 날씨가 추워지자 대만 질병당국은 12월 1일부터 감염 위험이 높은 장소에서 마스크를 의무로 착용토록 했다. 슈퍼마켓, 마트, 편의점을 비롯해 병원, 학교, 대중교통, 박물관, 오락시설, 유적지, 은행, 우체국 등 공공기관에서는 마스크를 꼭 써야 하고 위반 시 최대 15000NTD(60만 원) 벌금을 내야 한다. 대만 직장인의 평균 월급이 한화 120만 원가량인 것을 감안했을 때 마스크 한 번 미착용으로 월급 반절에 해당하는 금액이 날아갈 수도 있다. 재미있는 점은 식당에서는 착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 어차피 먹을 때 마스크를 벗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물론 식당 입장 전 체온 체크 및 소독은 필수로 진행된다.

싱가포르는 대만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안정적이라는 점을 인정해 대만인이 싱가포르에 입국할 경우 자가 격리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단 여행 전 에어 트래블 패스(ATP)를 신청하고, 입국 시 코로나19 검사인 PCR을 하고 음성 결과가 나왔을 경우에 한 한다. 그래도 이 정도면 대단한 발전이 아닐는지? 하지만 아직 양국이 모두 동의한 상태는 아니어서 싱가포르 여행 후 다시 대만으로 돌아와서는 14일간의 격리 기간을 거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