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트도 ‘템빨’! 방역 지침 강화로 헬스장에 가지 못하고 집 안에서 운동하는 홈트족의 관심은 실내 운동기구 장만에 쏠렸다. 더불어 운동 후 뭉친 근육을 시원하게 풀 수 있는 마사지 건도 버킷 리스트로 떠올랐다. 마사지 건은 이름 그대로 권총같이 생긴 운동기구인데, 보통 헬스장에 구비된 고가형 제품을 써본 헬스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다가 보급형 저렴이들의 등장으로 가격 부담이 낮아지자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 작은 힐링 총 하나면 집콕 생활로 한층 뻐근해진 어깨 결림과 스트레스를 간편하게 풀 수 있으니, 이토록 기특한 소확행 플렉스가 또 있을까?
코로나19로 온라인 강의와 홈스쿨링, 집콕족이 늘어나면서 노트북, 태블릿 PC 판매량은 급증했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 상황과 재택근무 연장으로 전자 제품 업계가 호황을 누린 것이다. 매년 2월에 신학기 특수를 누리는 게 업계의 공식인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3월 판매량이 10~20%가량 늘었다.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통계에 따르면 웹캠, 헤드셋 등 온라인 강의 필수품 구매가 증가했고, PC나 노트북, 듀얼 모니터, 무선 랜카드 등 원활한 재택근무를 위해 필요한 제품 구매도 크게 늘었다.
집콕하던 사람들은 닌텐도 스위치로 가상 여행을 떠났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만나지 못하는 친구들과 온라인에서 만나 자연을 만끽하고 섬을 개척하는 게임인 ‘모여라 동물의 숲’이 선풍적으로 유행한 것이다. 폭력적이거나 경쟁하는 게임이 아닌, 그저 산과 들, 바다를 누비며 섬과 마을을 마음대로 꾸미는 힐링 게임이라 코로나 블루를 달래기에 제격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모동숲’ 열풍이 부는 가운데, 코로나19 때문에 중국 공장이 멈춰 공급이 줄어들자 품귀 현상까지 생기며 가격이 폭등하기도 했다. 제품에 웃돈을 얹어 파는 리셀러들이 등장하면서, 정가 36만원인 게임기가 2배 가격으로 팔릴 정도다.
코로나19는 개인 위생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크게 바꿔놓았다. 바이러스 예방의 중요성이 알려지면서 스팀 살균 전자 기기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커졌다. 소비자는 먹고 입는 것의 청결부터 신경 쓰기 시작했다. 옷에 묻은 바이러스를 탈탈 털어내는 의류 청정기와 의류 건조기부터 입으로 바로 들어가는 식기구는 물론 칼과 도마의 세균을 제거하는 식기 소독기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공기청정기와 공기 살균 탈취기 소비도 크게 증가했다. 전자 기기 업계의 양대 산맥인 LG와 삼성은 그 인기를 보여주듯 의류 건조기가 날개 돋친 듯 팔리며 역대 판매량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의류 관리기는 전년 동기 대비 43~50%가량 판매량이 급증했다.
자가 격리로 ‘집밥’을 해 먹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요리는 하나의 엔터테인먼트가 됐다. 홈카페 문화가 유행하자, 유명 카페의 인기 메뉴인 크로플을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와플 메이커가 인기를 끌었다. SNS에서 #크로플 관련 해시태그가 20만 개 이상이니 말 다 했다. 그뿐인가. 재료를 넣고 꾹 누르기만 하면 남은 밥은 누룽지가, 떡은 바삭한 간식이 되니 냉동실 한구석을 차지하는 처치 곤란한 음식을 맛있게 그리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집콕 놀이로 급부상했다. 와플 메이커로 감자전을 굽는 박막례 할머니의 유튜브 영상 조회 수가 148만 회를 넘어섰다는 사실이 와플 메이커의 인기를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