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에서 세번째)팬츠 43만5천원 레호. 앵클부츠 6만9천원 H&M. 그 외 모두 본인 소장품.
성수동 템플콜렉티브(이하 ‘템플’)에서는 많은 일이 벌어진다. 이곳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바이커인 김수복의 바이크 개러지이자, 비주얼 아트&주얼리 작가 김우정의 작업실인 동시에 김수복과 김재헌의 마케팅 사무실이다. 프로 스케이트보더이자 F&B 디렉터 송근엽, 얼굴을 복면으로 가린 뮤지션 서카까지 템플의 창작자들은 수시로 모여 장벽 없는 이야기를 나눈다. ‘콜렉티브’라는 의미처럼 다양한 멤버의 조합으로 전시부터 레스토랑까지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어떻게 모인 멤버인가?
수복 우정, 재헌과는 같이 일했던 사이, 근엽과는 스케이트보드를 타면서 알게 된 친한 형 동생 사이다. 서카도 오래전부터 음악과 아트를 하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았다. 지금은 템플 내에서도 여러 커뮤니티가 있다.
재헌 그중 매달 한 번씩 캠핑을 가는 이지나이더스 클럽은 내가 리더다. 수복, 근엽 형과 나를 비롯한 일부 멤버는 캠핑 갈 때 바이크를 타고 가기도.
템플에서 하는 일은?
수복 ‘13문 리추얼 개더링’이 대표적이다. 1년에 열세 번 보름달이 뜰 때마다 진행하는 아트 프로젝트다. 이번 4회째는 작은 전시로 진행할 예정. 바비큐 레스토랑 파운드는 근엽이 주도적으로 운영한다. 재헌과 나는 마케팅 에이전시 일을, 우정이와는 템플 중심의 파티와 전시를 기획한다.
우정 템플은 내 본업인 아트 주얼리 작업실이기도 하다.
서카 보름달이 뜰 때마다 새로운 노래를 하고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있다.
매달 한 번씩, 그것도 수익이 목적이 아닌 프로젝트를 이어가는 원동력은?
서카 보는 이에게도 임팩트 있는 전시와 공연이 첫 번째 목표다. 이런 작업이 성공하면 수익은 당연히 따를 거라고 생각한다. 좋은 플랫폼을 천천히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
재헌 여러 아티스트를 만났는데, 의외로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많이 갖고 있더라.
수복 마음 한편에 자기 것을 표출하지 못하는 갈증이 있고, 그걸 이해하는 사람들이 돈을 떠나 같이하게 되는 것 같다.
템플만의 팀워크 비결은?
근엽 회사 생활 등 사회 경험에 비춰보면 아이디어를 내도 윗사람들이 일단 무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수복 형은 어떤 얘기든 전부 들어준다. 템플 분위기가 그렇다. 상대의 아이디어를 절대 대충 넘기지 않는다.
재헌 서로 얘기를 정말 많이 나눈다.
우정 수평적 관계.
수복 서카는 사람들을 존중할 줄 안다. 그런 점이 주변으로 조금씩 전파된다.
서카 서로의 문화와 마인드에 대해 많이 얘기를 나눠서 잘 일할 수 있었다.


(왼쪽부터, 진복)팬츠 11만9천원 챈스챈스. (저스틴)재킷 29만9천원 문선. (애리)재킷 35만9천원 스튜디오 톰보이. 크롭 톱 1만7천원 H&M. (혜린)팬츠 9만8천원 미스치프. (은영)재킷 42만9천원 스튜디오 톰보이. (제임스)재킷 34만9천원 그레이양. 그 외 모두 본인 소장품.
러닝은 건강하고 쿨한 것이라는, 젊은 러너들에게 달리는 문화의 즐거움과 매력을 전하는 크루 PRRC1936 중에서도 트랙 러닝을 즐기는 멤버 6인이 모였다. 모델, MC,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멤버들은 바쁜 일상을 보내다가도 매주 몇 번씩 만나 트랙과 길을 달린다.
PRRC1936의 시작은?
진복 7년 전인 2013년에 결성했다. 지금은 회원이 굉장히 많다. 현재 단체 대화방에 모인 인원은 300명 정도.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보통 30~50명 정도 모여 달린다.
러닝 크루를 만든 이유는?
진복 예전에 있던 마라톤·러닝 클럽은 우리 라이프스타일과 안 맞았다. 당시 뉴욕과 런던의 러닝 문화를 많이 보고 배웠다. 이곳에서 러닝을 통해 여러 친구를 만나고 많은 문화를 접하게 됐다. 우리도 한국에 온 외국 친구들에게 그런 걸 해주고 싶었다.
오픈된 모임이네?
진복 초반엔 그랬다. 지금은 PRRC 그룹 런에 나온 이들을 통해서만 올 수 있게 바꿨다. 물론 여전히 시간과 장소만 알면 그룹 런에 올 수 있다.
혜린 오늘 멤버는 대회를 목표로 트랙을 뛰는 분들이다. 횟수도 많다. 매주 수요일에 그룹 런, 일요일에는 트랙 모임에 두 번 번개도 한다. 월요일에는 여자 회원 위주의 서울비너스라는 크루도 있다.
자주 만나니 금세 친해지겠다.
진복 적당히 거리를 두긴 한다. 너무 가까우면 안 좋은 면도 많이 보게 되니까. 일부러 회식을 잡는 일은 대회 끝난 후 말고는 거의 없다.
혜린 여기서 만나 진짜 친해진 경우도 있고.
쿨한 굿즈가 정말 많던데.
진복 라이프스타일로서 러닝을 즐기는 취지에 맞게 만들었다. 러닝이라는 스포츠의 고유한 멋도 보여주고 싶었고
혜린 달리기 안 하는 전 직장 동료도 PRRC 호돌이 티셔츠를 다 가지고 있을 정도다.
많은 인원이 잘 유지되는 비결은?
은영 가는 사람 안 잡고 오는 사람 안 막는 스타일이라서. 언제고 돌아갈 수 있는 느낌이랄까?
러닝도 중독이 되는 것 같다.
애리 오늘은 달리기 싫다는 생각이 들면 스포츠 앱을 본다. ‘아, 오늘 진복이 이만큼 뛰었으니 나도 뛰어야겠다’ 하는 게 있다.
진복 서로 좋은 스트레스, 자극을 준다. 대회에 나가서 경험하는 감정도 새롭다. 다른 러닝 클럽을 만나보면 달리기를 좋아하는 것만으로 다른 세상을 보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한다.
혜린 해외에 마라톤 뛰러 가면 그 주변을 여행하는 것도 좋다.
제임스 그냥 여행하는 것보다 마라톤을 뛰면 더 기념도 되고, 만약 목표까지 달성했다면 그 도시의 기억도 더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