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는 클수록 좋다?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요즘 풍만해서 좋은 건 가슴이 아니라 엉덩이다. 사과를 뛰어넘어 복숭아를 지나, 지금은 수박처럼 큰 엉덩이를 갈망하는 여자들. 식을 줄 모르는 ‘큰’ 엉덩이 트렌드를 짚어본다.::엉덩이, 힙, 글리터힙, 트렌드, 컬처,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 엉덩이,힙,글리터힙,트렌드,컬처

‘thicc’이란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아마도 당신이 가지고 있는 어떤 영어 사전에도 이 단어는 없을 것이다. 미국에서 사용되는 속어나 신조어를 싣는 소셜 사전 <Urban Dictionary>에서 소개된 ‘thicc’은 큰 엉덩이를 뜻한다. 두껍다를 의미하는 ‘thick’과 엉덩이 모양의 ‘cc’를 조합한 속어다. 신조어가 생길 만큼 요즘 ‘큰 엉덩이’에 대한 이슈는 뜨겁다 못해 폭발적이다. 과거 ‘무심한 듯 시크하게’ 마른 몸매가 인기였다면, 이젠 ‘과장된 듯 오버스럽게’ 굴곡진 몸매가 대세다. 빅 사이즈 모델(요즘은 주로 플러스 사이즈 모델로 불린다) 애슐리 그레이엄은 영국 <보그> 커버를 장식하며 세계에서 가장 수입이 많은 모델 10인 중 한 명으로 꼽혔다.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몸무게가 80kg에 육박하고 미국 사이즈 16(우리나라로 치면 88 이상이다)을 입는, 그야말로 좀 ‘큰’ 모델이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이쑤시개처럼 삐쩍 마른 여자보다 볼륨감이 있는 그녀에게 더 큰 환호를 보낸다. 섹시한 여자들만 찍는다는 잡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수영복 특집 화보까지 찍었으니 미의 척도가 변한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과장되고 오버스러운 몸매의 포인트는 단연 가슴이 아니라 엉덩이다. 이슈 메이커 킴 카다시안의 터질 것 같은 엉덩이를 시작으로 복숭아처럼 탐스러운 곡선을 자랑하는 켄달 제너와 벨라 하디드, 헤일리 볼드윈 등 요즘 셀렙들의 ‘최애’ 부위는 엉덩이다. 종종 여자의 엉덩이와 가슴은 같은 부류로 취급된다. 남자들은 크면 무조건 좋아하지만, 여자에게 둘은 다른 의미다. 가슴은 안타깝게도 타고나는, 달란트 같은 부위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가슴을 부풀리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지방이 대부분인 가슴과 달리 엉덩이는 대둔근, 중둔근 같은 근육으로 이뤄져 있다. 이 말인즉슨 엉덩이는 후천적 노력을 통해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독보적인 엉덩이 미인 킴 카다시안은 자신의 집에 엉덩이 운동만을 위한 ‘엉덩이 방(Booty Room)’을 만들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엉덩이를 위한 온갖 최신  운동기구가 가득하다고. 소유 역시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신체 중 가장 자신 있는 부위로 엉덩이를 꼽으며, “엉덩이는 약간의 타고남과 90%의 운동과 노력이 필요해요”라고 했다. 그 바람에 엉덩이를 위한 수만 가지 ‘홈 트레이닝법’이 탄생됐다. 한때 남자들이 운동만 했다 하면 복근을 자랑했듯, 요즘 운동 좀 한다는 여자들은 엉덩이 셀카를 찍어 SNS에 올린다. 자신의 노력과 젊음을 자랑하듯 말이다. 이처럼 노력의 결실을 맺은 봉긋한, 일명 애플힙의 소유자들이 자신의 자랑스러운 뒤태를 자랑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잡기 시작했다. 포토월 앞에서 뒷모습을 찍는 건 이제 당연한 ‘식순’이 됐을 정도. 킴 카다시안이 주로 입는, 습자지처럼 속이 들여다보이는 시스루 보디컨셔스 드레스는 엉덩이 라인이 아니라 형태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리한나 역시 엉덩이가 비치는 망사나 레이스 하의로 도발적인 ‘엉쇼’를 선보인다. 이런 과격한 스타일은 할리우드의 배드 걸들에게 넘겨주고, 현실에서 소화할 수 있는 패션에서는 켄달 제너나 벨라 하디드의 스트리트 컷에서처럼 착 달라붙는 진 정도가 적당하다. 사실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여자는 ‘희망 사항’일 정도로 쉽지 않은 일. 최근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속 청바지를 입은 손예진의 뒷모습은 여자들을 헬스장으로 이끌었다. 신체의 나이테와도 같은 것이 엉덩이의 볼륨이다. 세월에 따라 평평하게 다져진(?) 엉덩이는 늙음을 드러내는 표식이다. 끊임없이 자기 관리를 해야만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엉덩이를 가질 수 있다. 물론 엉덩이가 예쁜 여자는 청바지뿐 아니라 어떤 의상도 잘 어울린다. 그게 블랙 레깅스일지라도!심지어 최근에는 엉덩이 메이크업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글리터 부티(Glitter Booty)’란 이름으로 불리는 엉덩이 메이크업은 마치 한때의 ‘스모키 메이크업’처럼 뮤직 페스티벌을 장악하고 있다. 마치 모래사장에 앉았다 일어난 것처럼 엉덩이에 모래 아닌 반짝이가 묻어 있는 것이 포인트다. ‘큰 엉덩이’ 트렌드는 여자들을 쉴 새 없이 움직이게 만든다. 그야말로 엉덩이 붙일 틈 없이 운동을 해야 우리는 엉덩이 미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 다시 한번 헬스장의 헐크남과 애플힙녀의 입장을 비교하자면, 가슴 근육을 키우는 남자의 심리와 엉덩이 근육을 키우는 여자의 심리는 비슷하다. 단지 이성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노 노! 주님도, 의느님도 아니라 내가 내 몸을 빚고 있다는 희열감 때문이다. 가슴의 시대가 가고, 엉덩이의 시대가 온 것에 환영 인사를 보내고 싶다. 우습게도 이게 더 민주적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