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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 위 뜨거운 선수들 : 이승훈, 차민규, 정재원

총 메달 7개.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단이 올린 성적이다. 지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부터 세 번 연속 빠짐 없이 메달을 딴, 명실공히 아시아 최고의 선수 이승훈과 500m 깜짝 은메달의 주인공 차민규, 팀추월 은메달 18살 막내 정재원까지.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뜨거운 남자들을 만났다.

BYCOSMOPOLITAN2018.03.30


(이승훈)스웨트셔츠 클로브. 데님 셔츠, 스니커즈 모두 골든구스 디럭스브랜드. 데님 팬츠 H&M.

(정재원)스웨트셔츠 산드로. 셔츠, 스니커즈 모두 골든구스 디럭스브랜드. 데님 팬츠 H&M. 


매스 스타트 금메달을 딴 직후 인터뷰에서 이승훈 선수가 이렇게 말했어요. “스케이트화를 벗는 날까지 빙판 위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가 되겠습니다.” 솔직히 말해봐요. 미리 준비한 멘트죠?

이승훈 하하. 그 상황에서 준비한다고 뭐가 나오지 않아요. 무슨 질문이 들어올지도 모르고, 귀도 멍하고, 숨도 차고, 정신없어요. 어떻게 그런 말이 나왔지? 


정재원 선수는 올림픽 끝나자마자 세계주니어선수권 대회에 출전했죠. 그리고 5000m 금메달을 따왔어요. 

정재원 올림픽을 위해 형들과 같이 훈련하면서 기량이 많이 올라 있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주니어 대회다 보니까 (김)민석이 형이나 저같이 올림픽 나갔던 선수들과 기량 차이가 보였어요. 


차민규 선수는 크게 기대 안 했던 개인 500m에서 깜짝 은메달을 땄죠. 

차민규 기분이 너무 좋았는데. 그걸 맘껏 즐기지 못하고 빨리 또 다른 경기를 나가야 해서 아쉬웠어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즐겨야죠. 하하. 


각자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해요?

차민규 전 확실히 코너링! 

정재원 체력이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세계 대회 나가 보니까 다 저보다 좋은 것 같더라고요. 제 강점이 뭘까, 다시 생각해봐야 될 것 같아요. 하하.

이승훈 전 지금까지 점프 훈련을 하더라도 남들보다 한 번이라도 더 뛰고 더 집중했어요. 그렇게 훈련해온 시간들이 제 강점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이번에 이승훈 선수 스케이팅을 보면서 나이 들었다는 생각이 안 들었어요. 더 정교해진 것 같기도 하고. 체력은 이승훈한테는 크게 변수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

이승훈 사실 전 30대가 너무 되고 싶었어요.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전성기의 최고 기량을 내는 선수들이 다 30대거든요. 오히려 연습할 때 ‘지금은 이렇게 편한데, 예전엔 왜 이걸 힘들어했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기량이 더 향상됐다는 게 스스로 느껴져요.


(차민규)셔츠 캘빈클라인 진. 팬츠 발렌티노. 스니커즈 골든구스 디럭스브랜드.


각자 롤모델이 있나요?

차민규 음, 저 자신만을 믿고 갑니다. 하하.

정재원 승훈이 형이오! 자기 관리가 굉장히 철저해요. 그렇게 해왔으니까 올림픽을 세 번 치르면서도 정상의 자리를 지킬 수 있았던 것 같아요. 앞으로 선수 생활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많이 보고 배우겠습니다.

이승훈 평소에 안 하던 말을 하네, 얘가? 하하. 전 예전에 쇼트트랙을 탔을 때는 (김)동성 형이었어요. 그러다 (안)현수 형이 나왔을 땐 내가 이기고 싶은 상대라는 마음이었고. 스피드를 하고부터는 롤모델이라는 게 없었어요. 제가 거의 써나가는 것이었죠. 외국 선수들도 롤모델이라기보다 내가 이기고 싶은 상대였으니까요.


이승훈 선수가 롤모델이라는데, 차기 장거리 후배로서 정재원 선수를 평가하자면요?

이승훈 지금까지 스피드스케이팅을 하면서 솔직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 후배는 많지 않았어요. 객관적인 실력이나 태도, 모든 걸 봤을 때요. 근데 지금은 재원이가 유일하다고 생각해요. 이제부터가 더 중요해요, 재원이는. 지금 우리나라 장거리의 유일한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는 선수. 그 위에도 없고, 그 밑으로도 없어요.


이승훈 선수는 작년에 결혼을 했죠. 6년 연애 끝에 결혼했다던데, 아내는 어떤 분인가요?

이승훈 굉장히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이에요. 묵묵히 자기 할 일 열심히 하고, 제가 운동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줘요. 결혼하고 심리적으로 너무 편안해졌어요.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에 집중하고, 집에서는 편하게 쉴 수 있게 해주죠. 덕분에 이번에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어요.


각자 선수로서의 최고 목표가 있다면요?

정재원 개인 종목 5000m 금메달이죠. 저한테는 이 올림픽이 시작이니까요. 차민규 장기적으로는 올림픽 금메달이고, 단기적으로는 이제 다시 새롭게 체력을 키워 훈련할 구상을 하고 있어요.

이승훈 예전부터 아시아에서 다시는 나오지 않을 전무후무한 선수로 남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운동을 그만두는 날까지 그런 생각으로 최선을 다할 거예요.


각자에게 스피드스케이팅이란?

차민규 자기와의 싸움이죠.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정직한 운동.

이승훈 저한테는 굴곡의 연속인 것 같아요. 지금은 정점을 찍었지만, 또 분명히 어려운 시기가 와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항상 과정에 최선을 다하는 거예요. 그래야 결과가 어떻든 적어도 후회는 안 남을 테니까. 스피드스케이팅은 저한테 굴곡의 과정 자체예요.

정재원 음…인생?(일동 박장대소) 완전 어릴 때부터 이걸 했고, 계속해갈 거고, 은퇴해서도 계속 스케이트 관련한 일을 하고 있을 것 같거든요. 이게 제가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이고, 재미있는 일이에요. 그러니까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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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성영주
  • 헤어&메이크업 오서영
  • 스타일리스트 김봉법
  • 어시스턴트 전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