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디자이너는 의자 어디 거 살까? 가구 잘 아는 4인의 의자 추천
편집장, 가구 브랜드 대표, 이케아 글로벌 디자이너, 브랜드 매니저가 추천합니다. 지금 이 계절에 오래 머물고 싶은 4개의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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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C> 디렉터 전은경
」머물고 싶은 의자 ‘셰즈 롱그’ 체어. 르 코르뷔지에의 이름을 딴 ‘LC4’로 더 잘 알려졌지만, 피에르 잔느레와 샤를로트 페리앙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의자다. 월간 <디자인> 기자 시절 우연히 이 의자에 앉아 있는 한 여자의 사진을 보게 됐는데 왜 그리 멋있어 보이던지, 그 모습을 잊지 못해 10년 전 큰마음 먹고 구입했다. 평생 쓸 의자로 소파 대신 이 의자를 고른 셈이다.(웃음)
이 의자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법 침실 옆방에 이 의자를 두었는데, 매일 아침 일과를 시작하기 전 몸과 마음을 깨우기 위해 잠시 앉아 있곤 한다. 일과를 마치고 돌아온 후에는 의자 옆에 놓인 욕조에서 반신욕을 하고, 이 의자에 누워 휴식을 취한다. 겨울이 되면 빛이 더 깊게 내려앉는데, 햇빛을 받으며 의자에 앉아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따뜻하고 편한 상태가 된다.
의자를 고를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 편하다는 이유로 의자를 사진 않는다. 사실 모든 의자는 편안하다. 다리가 아파 앉아서 쉴 수 있다면 그 역할은 다 해낸 것이니까.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편안함’은 구매를 좌우하는 기준은 아니다. 오히려 어떤 디자이너가 어떤 의도로 만들었는지를 알게 되면 그 의자에 대한 애정이 커지는 편이다. 최근 매거진 < C> ‘팬톤 체어’ 편을 만들며 블랙 컬러의 팬톤 체어를 새로 들였다. 팬톤 체어는 형태나 디자인적으로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되기까지 40년이 걸린 의자다.
오래 앉고 싶은 ‘좋은 의자’란 의자는 패션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의자에 앉아 있는 내 모습이 스스로 멋있게 느껴지거나, 다른 이가 그 모습을 보고 ‘저 의자와 참 잘 어울리는 사람이구나’ 생각하게 만드는 의자. 마치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멋진 옷을 입었을 때처럼, 나를 근사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의자가 좋은 의자라고 생각한다.
디자인, 착석감 모두 갖춘 레이 체어.
브랜드 매니저 최다솜
」머물고 싶은 의자 디자이너 브루노 레이가 만든 ‘레이 체어’. 내가 소장한 이 의자는 1970년대에 생산된 오리지널 제품이다. 레이 체어는 나사 없이 목재와 금속을 결합한, 당시로선 획기적인 구조의 의자였다. 둥근 좌판과 유려한 곡선이 특징으로, 오래 앉아 있어도 편안해 의자에서 긴 시간을 보내야 할 때면 자연스레 이 의자를 찾게 된다.
이 의자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시선에 구애받지 않는 의자. 레이 체어 본연의 곡선과 비율 덕분에 정면, 45도, 위, 아래, 어떤 시선에서 봐도 아름답다.
이 의자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법 집 안에 테이블이 2개 있는데, 한쪽 벽면에 둔 테이블에서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는다. 중앙에 둔 아르텍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거나 TV 시청을 할 때도 이 의자를 꼭 사용한다.
의자를 고를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 어떠한 공간에 의자 하나가 들어왔다고 해서 그 공간을 드라마틱하게 변화시키진 않지만, 공간을 빛내주는 하나의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생활하는 공간에 의자가 들어왔을 때 전반적인 톤이 잘 맞는지를 염두에 둔다. 개인적인 취향으론 레이 체어처럼 둥근 형태의 의자를 선호한다. 그렇게 내 취향과 공간을 닮은 의자들로 하나씩 집을 채워왔다.
오래 앉고 싶은 ‘좋은 의자’란 심미성과 기능성을 두루 갖춘 의자. 앉을 수 없는 의자는 본래 용도를 잃겠지만, 그렇다고 기능만 뛰어난 의자를 선택할 것 같지도 않다. 의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갖고 싶게 만드는 아름다움을 지닌 의자, 그런 의자를 소장하고 오래도록 사용하고 싶다.
미카엘 악셀손이 디자인한 이케아 공기 주입식 라운지 체어.
이케아 글로벌 디자이너 미카엘 악셀손
」머물고 싶은 의자 1959년 폴 카도비우스가 디자인한 ‘피아 체어’를 꼽고 싶다. 피아 체어는 아름다우면서도 편안한 의자로, 1950년대 디자인 특징이 분명하게 드러나면서 아담하고 섬세한 느낌을 준다.
이 의자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형태와 기능, 구조가 조화를 이루며 서로의 장점을 돋보이게 하는 걸작.
이 의자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법 하루 중 꽤 많은 시간을 이 의자에 앉아 보낸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식사를 하고,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물론 강아지와 고양이가 이 의자를 차지하고 있지 않을 때의 이야기다.(웃음)
의자를 고를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 편안함과 내구성, 디자인. 이 3가지를 모두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이가 있는 대가족이 거칠게 사용하더라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누군가 망가뜨릴까 봐 걱정하며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가구는 내 기준에 맞지 않는다. 마음껏 사용하며 일상을 함께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멋스러워지는 의자가 좋다. 피아 체어를 집에 들인 것도 같은 이유다. 수년째 사용하지만, 세월의 흔적이 쌓일수록 자연스러운 멋이 더해진다. 손이 자주 닿는 등받이 부분은 조금씩 색이 짙어지기도 하는데, 그마저도 식탁에 둘러앉아 함께했던 즐거운 순간들을 떠올리게 하는 흔적이 됐다.
오래 앉고 싶은 ‘좋은 의자’란 좋은 의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치수와 각도 하나까지 세심하게 고민하고, 오랜 시간 앉아 있어도 편안한지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좌판의 기울기와 등받이의 각도, 위치가 중요하다. 실제로 이케아의 의자를 디자인할 때도 세심하게 고려했던 요소들이다.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의자 뒷모습이다. 식탁에 의자를 놓으면 뒷모습을 바라보는 일이 많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이 의자를 고를 때 이 부분을 놓치곤 한다.
권광훈 디렉터가 제작한 의자.
가구 브랜드 ‘2UC’ 디렉터 권광훈
」머물고 싶은 의자 방콕을 기반으로 전개하는 브랜드 룸바 보르의 스툴.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이 의자를 발견하고 곧장 태국으로 향했다. 오직 의자를 사기 위해 떠난 여행은 생애 처음이었다.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든 스툴로, 태국에 거주하는 중국계 소수민족이 집 안에서 사용하던 문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 무척 아름답게 느껴졌다. 제품마다 다채롭게 변주되는 컬러도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캐리어에 5개의 스툴을 꽉꽉 채워 돌아왔다. 개인적인 관심으로 들인 이 스툴은 고객들의 문의로 이어졌고, 결국 2UC를 통해 판매까지 하게 됐다. 처음 판매를 시작한 날, 단 5분 만에 품절될 만큼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스툴이다.
이 의자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우리 집.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하면서 처음 마련한 집을 채울 때만 해도 가구는 무조건 저렴한 제품을 선택했던 것 같다.(웃음)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경력을 쌓으면서 집도 나름대로 업그레이드됐고, 그 안을 채우는 가구 역시 함께 달라졌다. 가구를 고르는 안목과 취향도 조금씩 성장한 셈이다. 나에게 의자는 그렇게 변화해온 집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존재다.
이 의자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법 이 의자는 활용도가 정말 높다! 본래 용도인 스툴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소품을 올려 사이드 테이블로도 활용한다. 공간이 좁을 때는 여러 개를 쌓아 보관하는데, 컬러가 다양해 그 모습만으로도 제법 근사한 오브제가 된다.
오래 앉고 싶은 ‘좋은 의자’란 무엇이든 디자인을 가장 먼저 본다. 의자를 고를 때도 ‘과연 편안할까’보다는 ‘내가 생활하는 공간과 잘 어울릴까’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무래도 가구를 만들고 디자인하는 일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 내게는 미적으로 가장 아름답고 멋스러운 의자가 곧 완벽한 의자다.
Credit
- 에디터 천일홍
- 사진 이예지·Mikael Axelsson
- 아트 디자이너 장석영
- 디지털 디자이너 유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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