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 부리기 딱 좋은 계절. 2026 가을/겨울 맨즈 컬렉션 핵심 트렌드 5.
새 시즌의 남성복은 익숙한 공식을 슬쩍 비틀며 한층 흥미로워졌다. 2026 F/W 런웨이 곳곳에서 포착한 지금 알아둬야 할 5가지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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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or
‘꽃미남’, ‘마초’… 과거 이상적인 남자에게 붙던 수식은 뭐가 됐든 ‘잘 관리한 남자’라는 공식이 유효했음을 증명한다. 하지만 성별과 취향의 경계가 흐려지고 표현의 방식이 다양해진 지금, 멋짐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가을로 접어든 2026년 남성에게 주어진 공식은 없다. 오히려 그게 새로운 룰이다. 이제 관능적인 레드와 화려한 스카프, 슬림한 실루엣이 남자 옷장을 채운다. ‘훈남’에서 벗어나는 변화는 블러셔 같은 색조를 받아들이고, 한층 가늘어진 눈썹과 전형적이지 않은 멀릿 헤어를 추구하는 뷰티에서 두드러진다. 외모보다 성취를 선택하는 시대, 운동 역시 좋은 몸보다 좋은 기록이 중요해졌다. 크로스핏과 하이록스가 보여주는 것도 결국 같은 변화다. 패션은 화려해졌고, 뷰티는 더 예뻐졌으며, 운동은 강해졌다. 서로 모순처럼 보이는 변화들이 가리키는 방향은 하나다. 잘생김을 좇는 게 아니라 자기 취향에 솔직해지는 것!
1 It’s Raining Men
」그래놀라코어의 흐름을 이어가는 빅 트렌드. 극한의 날씨에도 끄떡없는 레인코트와 워크 재킷이 런웨이를 가득 채웠다. 레인코트를 케이프 형태로 변형해 위트를 더한 프라다, 투명한 테크니컬 소재를 활용해 이너 슈트를 드러내는 과감한 룩을 선보인 톰포드 등 비 오는 날의 실용적인 아이템에 머물던 방수 아우터가 일상적인 스타일의 킥으로 떠올랐다. 이번 시즌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스포츠웨어의 기능성과 클래식 테일러링의 조화다. 전통적인 트렌치코트의 실루엣을 재해석한 디자인부터 현대적인 소재와 구조를 접목한 아우터까지, 서로 다른 무드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새로운 레인웨어의 방향을 제시했다.
Loewe
Hermès
Dries Van Noten
Louis Vuitton
Lemaire
Prada
Im Men
Tom Ford
2 Neck Drama
」스카프가 다양한 얼굴로 돌아왔다. 단정하게 두르는 에르메스의 클래식한 방식부터 어깨를 덮을 만큼 넓은 아임 맨의 블랭킷, 머리에 푹 뒤집어쓴 PDF의 니트 스카프까지 변주도 제각각이다. 컬러와 패턴 역시 얌전할 생각이 없다. 기하학적 그래픽과 선명한 그러데이션, 서로 다른 패턴을 뒤섞은 드리스 반 노튼의 디자인까지 선택지는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다. 그동안 코트 사이로 스카프를 빼꼼 내밀었다면 이제는 제대로 존재감을 드러낼 때. 목을 감싸는 건 기본, 시선까지 낚아채야 제맛이다!
Im Men
Dries Van Noten
3 적색경보
」남자 옷장에 제대로 불이 붙었다. 2026 F/W 맨즈 런웨이는 작정이라도 한 듯 런웨이를 붉게 물들였다. 소심하게 한 끗만 더하는 컬러가 아니라 재킷은 물론이고 니트, 셋업까지 점령하며 룩의 주도권을 가져왔다. 같은 레드라도 루이 비통의 매끈한 레더 재킷 위에서는 날카롭게 빛나고, 랄프 로렌의 성글고 포근한 니트에서는 한결 느긋해지며, 아미처럼 근사한 테일러링을 만나면 압도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무채색에 익숙한 남자라면 처음부터 욕심낼 필요는 없다. 잘 고른 레드 스웨터 한 장만으로도 충분하니 이번 가을, 겨울엔 추위로 창백해진 두 뺨에 혈색을 대신 더해보자.
Auralee
Prada
Ami Paris
4 Time to Work
」실용성과 대담함을 갖춘 빅 사이즈 워크 백의 등장은 라이프스타일과 패션의 경계가 무너졌음을 뜻한다. 보테가 베네타와 루이 비통에서 선보인 오버사이즈 토트백은 단순히 ‘출근을 위한 백’이 아닌 메인 아이템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노트북부터 각종 일상용품까지 넉넉하게 담을 수 있는 수납력에 쉽게 구겨지는 레더와 캔버스 소재를 매치해 자연스러운 멋을 살린 것이 특징. 펜디처럼 손에 무심하게 쥐거나 제냐처럼 옆구리에 끼워 연출하는 것이 스타일링 포인트다. 클래식한 슈트에 큼직한 워크 백 하나만 더해도 힘을 뺀 듯 세련된 ‘쿨 가이’ 룩이 완성된다.
Bottega Veneta
Louis Vuitton
Zegna
5 가늘고 길게
」몇 시즌째 남성복을 장악하던 넉넉한 실루엣. 그러나 디자이너들의 시선이 슬슬 정반대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2010년대 공포스러운 스키니 룩을 복사한 건 아니다. 품을 덜어낸 절제된 재킷과 코트, 다리를 곧고 가늘게 훑는 팬츠가 등장하며 남자의 몸선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 구찌와 펜디의 몸에 꼭 맞는 레더 재킷과 슬림 팬츠, 프라다와 로에베의 유연하게 흐르는 테일러링처럼 핵심은 ‘얼마나 조이느냐’가 아닌 ‘얼마나 길게 뻗느냐’에 있다. 라프 시몬스 역시 한동안 이어진 루스 핏과는 대비되는 슬림 핏을 선보이며 “편안하면서도 분명한 스테이트먼트”라고 강조했다. 오버사이즈에 길들여진 눈에는 꽤 낯설겠지만 패션에서 낯설다는 건 머지않아 익숙해진다는 신호다. 그러니 오버사이즈로 가득한 옷장에도 슬슬 빈틈을 만들어둘 때다.
Jil Sander
Gucci
Credit
- 에디터 서지현·유재영·김성재
- 사진 IMAXtree.com
- 아트 디자이너 장석영
- 디지털 디자이너 유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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