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가을, 겨울 쇼핑 전 필독! 2026 F/W 트렌드 체크리스트

새 시즌을 앞두고 가장 먼저 업데이트해야 할 건 옷장보다 트렌드 레이더. 2026 F/W 런웨이에서 포착한 올 가을, 겨울 제대로 뜰 패션 키워드 8.

프로필 by 서지현 2026.09.03
Dior

Dior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마음껏 겹쳐 입을 수 있는 계절이 도래했다. 패션계 역시 긴 숨을 고르고 2026 F/W 시즌의 막을 올렸다. 샤넬의 마티유 블라지, 보테가 베네타의 루이스 트로터, 발렌티노의 알레산드로 미켈레 등 대규모 인사이동 후 하우스의 유산에 한층 익숙해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은 점차 저마다의 색을 덧입혀 보다 선명하고 완성도 높은 컬렉션을 선보였다. 특히 이번 시즌 런웨이에서 가장 또렷하게 감지된 흐름은 맥시멀리즘의 귀환이다. 한동안 패션계를 지배했던 콰이어트 럭셔리가 서서히 막을 내리고, 취향과 개성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라우드 럭셔리가 본격적으로 포문을 연 것. 미니멀리즘의 흔적을 지운 파워 슈트, 겹치고 겹칠수록 존재감을 키우는 패턴 플레이, ‘이보다 더 커질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부풀어 오른 프릴 스커트, 자카르와 벨벳 같은 전통적인 소재를 입고 화려하게 돌아온 이브닝 웨어까지. 이번 가을 필요한 건 덜어내는 기술이 아니다. 좀 더 과감하게, 좀 더 화려하게, 좋아하는 것들을 마음껏 겹쳐 입는 것이 필요할 뿐. 한층 대담해진 실루엣과 넘칠 듯 풍성한 장식,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뒤섞인 2026 F/W 시즌 스타일링 속에서 농익은 가을을 만끽해보자. 이번 시즌만큼은 “과하다”는 말을 칭찬으로 받아들이면서!


1 Fearless Suit

이번 시즌 슈트의 대대적 귀환은 당당하고 주체적인 애티튜드를 드러내는 ‘파워 드레싱’ 시대의 도래를 알린다. 올해로 탄생 60주년을 맞이한 생 로랑의 ‘르 스모킹’을 필두로 주요 하우스들은 과장된 어깨와 구조적인 슈트를 런웨이 전면에 내세웠다. 더 극적인 실루엣을 연출하기 위해 톰포드와 돌체앤가바나처럼 허리를 강조한 디자인이 대거 등장하기도. 더불어 직선적이고 대담한 오버사이즈 재킷에 MM6처럼 시스루 소재의 이너를 선택하거나 발렌시아가처럼 과감하게 생략해 강인함과 관능미를 동시에 살린 스타일링도 돋보인다.

Saint Laurent Lanvin Chanel Tom Ford Dolce&Gabbana MM6 Balenciaga Khaite


2 White+Beige

스테디 컬러인 화이트의 변신을 주목할 것. 올해의 컬러로 선정된 클라우드 댄서를 비롯해 부드러운 크림 베이지까지 폭넓은 뉴트럴 톤이 어우러지며 따스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기에 풍부한 텍스처를 믹스매치해 단조로움을 덜고 한층 입체적인 룩을 완성했다. 토즈는 부클레와 레더를, 캘빈클라인은 실크와 울을 조합하는 등 같은 색감 안에서도 상반된 소재를 활용해 풍성하고 깊이 있는 매력을 더했다. 라우드 럭셔리의 물결은 차분하기만 할 것 같은 이 팔레트에도 통했다. 미우미우는 볼드한 메탈 장식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끌로에는 풍성한 레이스 드레스로 화려한 매력을 극대화했다.

Tod's Calvin Klein Miu Miu Chloè Fendi


3 Fabric Study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소재 개발은 런웨이의 재미를 배가한다. 보테가 베네타는 지난 시즌에 이어 유리섬유를 활용한 유니크 룩을 선보였다. 멀리서 보면 포근한 퍼 소재 같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빛을 은은하게 굴절시키는 테크니컬 섬유이자 조각품에 가깝다. 디젤은 벨벳에 데님 가공 기법을 접목해 특수 워싱과 레이저 처리로 독특한 질감을 표현했다. 이러한 시각적 착각을 일으키는 소재들은 평범함을 비틀어 신선함을 선사한다. 이 외에 3D 프린팅과 종이, 옻칠을 통해 입체적인 뷔스티에를 제작한 이세이 미야케, 투명한 PVC 소재로 스커트를 제작한 톰포드 등 새로운 소재와 기법으로 패션의 경계를 확장한 시도도 돋보인다.

Bottega Veneta

Bottega Veneta

Diesel

Diesel

Issey Miyake

Issey Miyake



4 Print Power

볼드한 패턴 플레이가 2026 F/W 시즌을 지배했다. 그중에서도 체크와 애니멀 프린트가 클래식 패턴의 새로운 대립 구도를 형성하며 눈길을 끈다. 익숙한 패턴이지만 이번 시즌에는 이를 한층 과감하게 풀어낸 것이 특징. 체크는 서로 다른 패턴을 믹스해 언밸런스한 매력을 강조했다. 아크네 스튜디오는 방향과 굵기가 다른 타탄체크를 조합해 이질적인 아름다움을 선보였고, 디올은 여러 색의 체크를 겹쳐 독특한 리듬을 만들어냈다. 레오파드 패턴은 모노크롬으로 변주해 특유의 강렬함은 유지하면서도 한층 세련되고 도시적인 분위기를 완성했다.

Acne Studios Chloè Dior Givenchy Bottega Veneta Tom Ford


5 Grab & Go

이번 시즌 클러치는 더 이상 이브닝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일상에서 들 수 있는 가방으로 활약하는 클러치의 특징은 한 가지로 정의하기 어려울 만큼 형태가 자유로워졌다는 것. 만두처럼 휘어진 샤넬, 돌돌 말린 서류를 보는 듯한 토즈의 클러치부터 보테가 베네타의 뉴스페이퍼 프린팅까지, 손에 쥐는 순간 오브제로 작용하는 디자인도 눈에 띈다. 꼭 반듯하게 들 필요도 없다. 옆구리에 끼고, 접어 쥐고, 손끝에 대충 걸쳐도 스타일이 된다.

Gucci

Gucci

Chanel Tod's Michael Kors Bottega Veneta Fendi


6 Thrill of Frills

블라우스 곳곳을 장식하던 러플이 스커트로 무대를 옮겼다. 끌로에는 체크 패턴 위로 러플을 여러 겹 쌓아 보헤미안의 자유를 살렸고, 디올은 짧고 풍성한 스커트에 페플럼 재킷을 매치해 프레피 무드에 로맨스를 더했다. 반면 가브리엘라 허스트처럼 발목까지 길게 이어지는 프릴은 룩을 훨씬 우아하고 느긋하게 만든다. 반듯한 재킷이나 니트처럼 익숙한 가을옷 아래 프릴 스커트 하나만 더해보자. 걸을 때마다 바람에 살랑이는 치맛단의 낭만을 누리기 좋은 계절이니까.

Chloè Dior Gabriela Hearst


7 High Profile

올가을 ‘목걸이가 없어서 허전할까’라는 고민은 접어두자. 가장 확실한 장식이 이미 옷깃에 달려 있으니까. 턱 끝까지 높게 올라오는 지방시의 퍼넬 넥과 페라가모의 터틀넥부터 얼굴을 감싸듯 솟은 루이 비통의 조형적인 칼라, 쇄골을 따라 우아하게 펼쳐지는 발렌시아가의 보트넥까지. 지금껏 본 적 없는 네크라인 디자인이 목선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여기에 러플과 리본, 풍성한 드레이프 디테일이 가세하며 시선은 자연스레 얼굴로 집중된다. 얌전히 옷의 가장자리를 마무리하던 네크라인이 어느새 룩의 인상을 결정하는 주인공이 된 셈.

Ralph Lauren

Ralph Lauren

McQueen

McQueen

Balenciaga

Balenciaga



8 Couture 24/7

쿠튀르의 영업시간이 길어졌다. 한 땀씩 놓은 자수와 촘촘한 비즈, 반짝이는 크리스털부터 입체적으로 피어난 아플리케와 깃털까지, 쿠튀르에 버금가는 수고가 담긴 이브닝 웨어가 맥시멀리즘의 흐름을 타고 레디투웨어까지 진출했다. 최고 장인들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콰이어트 럭셔리의 대척점에 선 이 사치스러운 스타일은 각 하우스를 맡은 새로운 수장들의 비전을 드러내는 거울이자 컬렉터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투자 가치 있는 쿠튀르 웨어를 일상에 시도한다면? 워크 셔츠에 장식이 돋보이는 트위드 블루종을 매치한 샤넬, 베이식한 체크 팬츠에 커다란 플라워 브로치로 힘을 준 시몬 로샤의 방식을 참고할 것.

Enfants Riches Déprimés Dries Van Noten Erdem Ferragamo Chanel Miu Miu Simone Rocha

관련기사

Credit

  • 에디터 서지현·유재영·김성재
  • 사진 IMAXtree.com
  • 어시스턴트 이소혜
  • 아트 디자이너 김지은
  • 디지털 디자이너 유영호

MOST LIK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