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명품 브랜드 왜 이럴까? 샤넬 맨발 샌들부터 루이 비통 진돗개 참까지
패션 하우스가 작정하고 만든 이색 아이템들. 요즘 명품이 더 재밌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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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el
패션은 단순히 의복에 머무르지 않는다.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자 사회현상을 대변하는 창구다.
올해 패션계는 은밀한 콰이어트 럭셔리 트렌드를 지나 ‘누구보다 튀어야 살아남는’ 라우드 럭셔리 시대로 다시 접어들었다. 가장 상징적인 사건은 지난 4월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샤넬의 2026/2027 크루즈 컬렉션. 모두의 시선을 빼앗은 건 다름 아닌 ‘밑창이 없는 맨발 샌들’이었다. 발가락이 지면에 그대로 닿고 오직 발뒤꿈치 받침과 발목 스트랩만으로 지탱하는 독특한 슈즈는 공개 즉시 SNS를 점령했다. 해변의 낭만과 관습을 비트는 해방감을 담아낸 이 슈즈는 이유를 막론하고 뜨거운 갑론을박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이러한 논쟁은 오히려 컬렉션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비단 샤넬뿐만 아니다. 온라인에서 밈이 생성·확산되는 방식을 정확히 이해하고 런웨이에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브랜드도 있다. 발렌시아가가 대표적이다. 공개한 컬렉션마다 ‘명품을 추종하는 빠’와 ‘반대로 깎아내리려는 까’ 모두를 자극한 그 시절 뎀나 바잘리아의 발렌시아가는 일상적인 물건을 럭셔리로 둔갑시켜 SNS에 지속적인 화두를 던졌다. 이케아 장바구니 토트백, DHL 로고 티셔츠, 박스 테이프 뱅글 등 출시한 제품 모두 SNS에서 밈으로 소비되며 강력한 바이럴 효과 창출은 물론 브랜드 인지도 상승에 공을 세웠다. 늘 기발하고 풍부한 상상력으로 동화 같은 컬렉션을 선보이는 모스키노도 빠질 수 없다. 맥도날드의 ‘M’ 로고와 모스키노의 스펠링을 결합한 ‘맥도날드 컬렉션’, 사과·전화기·럭비공 등 일상의 사물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가방은 보자마자 휴대폰 카메라를 켜서 SNS에 업로드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Balenciaga
Moschino
이번 시즌에도 귀여움을 앞세운 ‘인스타그래머블’ 패션 아이템이 쏟아져 나왔다. 프랑스 파리 튈르리 정원의 수련이 가득한 연못 위에서 펼쳐진 2026 F/W 디올 컬렉션은 자연과의 교감을 테마로 공원을 산책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러한 콘셉트는 룩 곳곳에도 반영됐다. 수련잎을 형상화한 샌들과 정교하게 제작된 개구리 모양 가방은 컬렉션을 대표하는 화제의 아이템으로 떠오르며 SNS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Dior
Dior
‘백꾸’가 보편화된 요즘 루이 비통과 펜디는 매 시즌 도넛·붕어빵·파스타·만두 모티프 등 귀여운 백 참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루이 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 익스클루시브 캡슐 컬렉션의 ‘LV 진도 백 참’은 가격마저 ‘백구’만원으로 언어유희까지 노렸다.
Louis Vuitton
Fendi
Louis Vuitton
Loewe
Balenciaga
런웨이 공간 또한 컬렉션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장소가 주는 압도적인 분위기는 런웨이의 전체 무드를 형성할 뿐만 아니라 SNS에 강력한 파급력을 만들어내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 이를 잘 이용한 브랜드로는 단연 자크뮈스를 꼽을 수 있다. 프랑스 남부 라벤더밭에서 진행한 2020 S/S 컬렉션은 팬데믹으로 잊힌 여행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는데, 포스팅 직후 약 180만 명의 팔로워가 늘어나는 기록을 세우며 브랜드 가치를 더욱 공고히 하는 기회가 됐다.
Jacquemus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를 거대한 슈퍼마켓, 해변 등으로 탈바꿈했던 칼 라거펠트의 샤넬이 떠오르듯 마티유 블라지 역시 첫 쇼에서 광활한 우주를 구현하며 대형 베뉴의 귀환을 선언했다. 더불어 2027 S/S 루이 비통 남성 컬렉션 역시 파리 시내 한복판에 인공 해변을 조성해 화제를 모으며 공간을 영리하게 활용한 사례로 꼽힌다. 이처럼 공간은 브랜드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전달하고 디지털 환경에서의 확산을 이끄는 핵심 수단으로 기능한다.
Chanel
Louis Vuitton
패션계가 이토록 ‘튀는 것’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에 기반한 숏폼 콘텐츠가 젠지에게 일상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숏폼 콘텐츠가 지배하는 모바일 환경에서 시선을 붙잡는 시간은 고작 2초 남짓이다. 단숨에 스크롤을 멈추게 할 ‘시각적 도파민’을 제공하지 못하는 브랜드는 더 이상 디지털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샤넬의 맨발 샌들은 단순히 착용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다. 공유되고, 밈이 되고, 끊임없이 회자되기 위한 장치다. ‘튀어야 사는’ 올해의 맥시멀 트렌드는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짜릿한 해방감을 선사하는 도피처일지 모른다. 런웨이 위 독특한 피스들은 현실의 규칙을 파괴하는 대리 만족을 선사한다. 패션 하우스들의 유쾌한 장난에 대중이 기꺼이 지갑을 열고 ‘좋아요’를 누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Credit
- 에디터 유재영
- 사진 브랜드(제품)·게티이미지·IMAXtree.com
- 아트 디자이너 김지은
- 디지털 디자이너 유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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