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과 예술의 만남! 럭셔리 패션 하우스가 예술에 빠진 이유는?
패션 하우스의 아트 협업과 창의적 프로젝트를 통해 패션과 예술의 특별한 관계를 탐색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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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가 소비하는 럭셔리는 단순한 제품이 아니다. 브랜드가 축적해온 가치와 취향의 세계관 그 자체다. 루이 비통 가방은 여행이라는 관점이, 마티유 블라지의 샤넬 스커트엔 코코 샤넬의 모던함이라는 정신이 깃들어 있다. 다만 패션은 어쩔 수 없이 본질적으로 가변적이며, 트렌드는 유한하고 필연적으로 소모된다. 반면 예술은 영속적이며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그 가치를 더해간다. 패션이 예술과 손잡는 것은 브랜드의 시각적 다양성을 넘어 견고한 헤리티지를 완성하기 위한 여정으로 읽힐 때가 많다. 예술이 지닌 영속성을 더해 패션은 오래 남을 가치를 얻게 된다. 소셜 미디어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소비자들은 취향을 세련된 방식으로 드러내기를 원하며, 이러한 지점에서 패션 하우스의 헤리티지가 강력하게 작용한다. 브랜드를 소비하는 것만으로도 미학적 취향을 대변하며, 페르소나를 얻을 수 있으니까. 고유의 예술 색을 왕성히 펼치고 있는 패션 하우스들의 최근 행보를 추적했다.
MIU MIU _ART & MUSIC
1, 3 상하이에서 진행한 <테일즈 앤 텔러스> 전시. 2 도쿄에서 열린 ‘미우미우 재즈 클럽’ 공연.
주체적이고 다면적인 여성을 브랜드의 정체성으로 삼는 미우미우는 예술로써 이를 강화한다. 전 세계에서 활동 중인 여성 영화감독을 선정해 단편영화 제작 지원을 하는 ‘미우미우 우먼스 테일’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올해 이를 확장해 시각예술과 퍼포먼스로 재해석한 복합 전시 프로젝트인 ‘테일즈 앤 텔러스(Tales & Tellers)’를 기획했다. 미우치아 프라다의 디렉션 아래 아티스트 고슈카 마추가가 구상하고, 감독 파비오 케르스티와 큐레이터이자 아트 디렉터 엘비라 디앙가니 오세가 협업했다. 이들은 우먼스 테일 속 여성 캐릭터를 선별해 퍼포먼스로 재해석했으며, 파리와 뉴욕을 거쳐 상하이에서 많은 관객들과 만났다. 한편 음악 또한 놓치지 않았다. 도쿄 긴자 스토어 리오프닝을 기념해 ‘미우미우 재즈 클럽’을 선보인 것. 일본 재즈 문화와 킷사텐에서 영감을 얻은 이번 프로젝트는 청취와 해석, 연주 방식을 확장해 온 여성의 역할에 주목했다. 그래미상에 빛나는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우에하라 히로미, 멀티 연주자 릴리 등 여성 아티스트의 공연은 몰입감과 에너지를 선사한다. 또한 재능과 창의적 표현을 조명하고 예술 분야에서 여성의 존재감을 확장하고자 하는 브랜드의 방향성을 더욱 공고히 했다.
LOUIS VUITTON_FILM & BOOK
1 유니세프 파트너십 10주년을 맞이해 재출간한 도서 ‘르봉’. 2 ‘스피릿 오브 트래블’ 프로젝트 에피소드 1편에 등장한 배우 공유. 3 한국의 미를 배가한 ‘스피릿 오브 트래블’의 스틸 컷.
1854년 여행가의 소중한 물건을 지키는 트렁크에서 출발한 루이 비통. 창립 이념인 ‘여행이라는 삶의 예술(Art of Travel)’은 이동을 넘어 예술을 통한 정신과 감각의 여정으로 개념을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쿠사마 야요이, 무라카미 다카시 등 아티스트와의 협업 제품 출시를 비롯해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과 전 세계 메종에서 선보이는 전시를 통해“미학의 세계를 여행한다”는 메시지를 전해왔다. 루이 비통은 모노그램 130주년을 맞이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바로 나홍진 감독과 함께한 ‘스피릿 오브 트래블(Spirit of Travel)’ 프로젝트를 공개한 것. 3부작 중 첫 번째 에피소드엔 앰배서더 전지현과 공유가 출연해 반복적인 일상에서 벗어나려는 모습을 영화처럼 그려낸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앰배서더 신민아가 고요한 한옥에서 마주하는 여행의 의미와 감정의 흐름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앰배서더 정호연의 대담한 도전 정신과 미지의 세계를 향한 여정을 그려냈다. 한편 유니세프 기부를 위해 발행한 도서 <르봉>은 유니세프 파트너십 10주년을 기념해 재출간하기도. 영화, 음악, 스포츠,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연대의 상징을 글과 사진으로 엮어내 루이 비통이 구축한 폭넓은 문화 예술적 스펙트럼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LOEWE_CRAFT PRIZE
1 2026 로에베 재단 공예상 최종 수상자 박종진 작가의 작품 ‘스트라타 오브 일루전’. 2 최종 후보 작가 미사코 나카히라의 작품 ‘소통(Interaction)’. 3 2026 로에베 재단 공예상 전시 전경.
1846년 스페인의 전통 가죽공예 공방에서 시작된 로에베는 장인 정신과 소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브랜드 정체성으로 여기고, 공방을 브랜드의 본질로 규정해왔다. 이를 보존하고자 로에베 재단을 설립했고, 2016년 조나단 앤더슨의 주도로 현대 공예를 이끈 장인들을 발굴하는 ‘로에베 재단 공예상’을 제정했다. 이는 창작자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는 동시에 장인 정신에 대한 진정성을 온전히 담아낸 브랜드 철학의 집약체라 할 수 있다. 올해 최종 수상자인 박종진 작가의 ‘스트라타 오브 일루전(Strata of Illusion)’은 의자를 닮은 조형물로 통제와 붕괴 사이의 긴장감을 탐구한 작품이다. 컬러 도자 슬립을 입힌 종이 수천 장을 겹겹이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제작했으며, 직선적인 실루엣이 특징. 가마 속 소성 과정에서 종이는 타서 사라지고 열과 중력에 의해 기존의 구조가 변형돼 무너지고 왜곡된다. 앞서 2022년에 말총 공예 기법을 선보인 정다혜 작가가 우승자로 선정된 바 있어, 한국 공예 작가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진다.
MAX MARA_ART PRIZE
1 큐레이터 세실리아 알레마니와 최종 수상자 아티스트 다이안 수치. 2 2026 ‘막스마라 아트 프라이즈 포 우먼’ 최종 수상자 다이안 수치.
여성이 사회에서 역량을 펼치고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그들의 능력을 대변할 스타일을 창조하는 막스마라. 이러한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여성 예술가의 권익 향상과 지적 자립을 지원하는 ‘막스마라 아트 프라이즈 포 우먼’ 프로젝트를 이어왔다. 수상자는 이탈리아에서 6개월간 레지던시 프로그램 참여하고 예술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주거와 예산 등을 지원받는다. 10회를 맞은 올해 시상식에서는 인도네시아 아티스트 다이안 수치가 최종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가 수상한 프로젝트 ‘창작 정신: 유산과 실천 속 문화적 대화(Crafting Spirit: Cultural Dialogues in Heritage and Practice)’는 이탈리아와 인도네시아의 종교적 장인 전통과 현대 자본주의 시스템의 교차점에 대해 고찰한다. 설치, 회화, 조각,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그의 작업은 여성 관점에서 권위주의, 파시즘, 자본주의 등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이는 여성의 해방을 중시하는 막스마라와 궤를 같이하며 차세대 아티스트에게 긍정적 롤모델을 제공한다.
Credit
- 에디터 유재영
- 사진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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