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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TOP10 이해인, “그래도 피겨가 제일 좋아요”

첫 올림픽에서 TOP10이라는 성과를 거둔 이해인. 하지만 그가 말하는 진짜 성취는 기록이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피겨가 즐겁다는 것’입니다. 흔들리고 무너졌던 순간을 지나, 매일을 행복으로 바꾸는 그의 마음가짐을 들어봤습니다.

프로필 by 천일홍 2026.03.26

이해인

행복은 노력하면 영원할 수 있다는 믿음. 피겨 스케이팅을 타는 이해인이 매일 활짝 웃을 수 있는 이유.


재킷, 스커트 모두 Loewe. 머리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목걸이 본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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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Skating

첫 올림픽 최종 순위 TOP10 안에 드는 쾌거를 안고 돌아왔어요.

연습할 때부터 재미있게 했던지라 안 떨릴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아무래도 첫 올림픽이라 그런지 많이 떨렸어요.(웃음) 그래도 큰 대회에서 시즌 베스트도 세울 수 있어 무척 기뻐요. 앞으로 제가 피겨스케이팅하면서 필요한 것들을 많이 배운 기회가 됐다고 생각해요.


모든 연기를 마치고 은반 위에 누워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죠. 전 그 모습에서 해인 선수의 남다른 기개가 느껴지기도 했는데요.(웃음)

하하. 그러게요. 저도 제가 그렇게 누울 거라는 생각은 못 했는데. 긴장이 확 풀리기도 했고, 준비한 거 잘 보여드렸다는 생각에 안도감도 밀려왔죠.


갈라 쇼도 압도적이었어요. 한복 의상에 갓을 쓰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에 맞춰 연기를 선보였죠. 현장 반응도 뜨거웠을 것 같은데요.

갈라 쇼에서 어떤 음악을 쓸지는 제 선택이었는데, 재미있게 봤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노래로 준비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래도 좋고, 가사가 와닿기도 했거든요. 신예지 안무가님이 멋진 안무를 만들어주셨고, 의상 준비하는 데 엄마도 많은 도움을 주셔서 멋진 작품이 나올 수 있었어요. 3연속 점프를 뛰고 나서 마지막에 춤을 출 때 관중도 함께 즐겨주셔서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었죠.


이해인 선수는 워낙 K팝을 좋아하기도 하고, 남다른 흥과 끼를 가지고 있죠. 늘 긍정 바이브가 흘러넘치는 사람처럼 보여요.

그렇게 봐주셨다면 감사해요. 사실 전 원래 굉장히 부정적인 사람이었어요. 조그마한 일에도 자책하고 걱정하는 편이었는데, 긍정적으로 살아가면 저와 다른 분들에게도 좋은 에너지를 드릴 수 있겠다고 생각이 변화했어요. 언젠가 행복도, 불행도 영원하지 않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그래도 행복은 노력한다면 영원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불행이 찾아와도 이겨낼 수 있다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다시 행복해질 수 있죠.


지금의 이해인 선수를 만든 가장 큰 경험 하나를 꼽는다면요?

대회 결과가 좋지 않을 때, 밑으로 가라앉았던 시간이 생각나요. 그 경험을 통해 지금의 제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고요. 덕분에 이제는 대회 성적에 상관없이 저를 사랑하는 법을 배웠어요. 이제 경기 들어가기 전에도 ‘열심히 하자, 생각처럼 좋은 결과가 따라주지 못해도 나는 나를 사랑한다!’라고 마음먹죠.


너무 멋진 마인드네요. 피겨스케이팅은 몸으로 연기를 펼치고 점수로 평가받는 일이죠.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땐 어떻게 이겨내려고 해요?

언젠가 아버지께서 그런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어요. “열심히 최선을 다해보는데, 그래도 안 되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다음에 또 열심히 하면 된다.” 전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열심히 한다고 해서 매번 다 좋은 경기를 펼치는 건 아니잖아요. 그저 지금에 충실하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나면 미래의 결과는 미래의 나에게 맡기는 거죠. 그게 저에겐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피겨스케이팅이 이해인 선수에게 주는 기쁨과 슬픔이란 뭔가요?

슬픔은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힘들고 하기 싫어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래도 피겨스케이팅은 제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거든요. 그래서 그 마음을 최대한 잃지 않으려고 해요. 전 지금도 훈련하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아요. 예술과 기술을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는 종목이라는 점도 매력적으로 느껴지고요. 피겨스케이팅이라는 꿈을 매일매일 꿀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좋아요.


이해인 선수가 걸어가고 있는 여정을 보며 누군가 피겨스케이팅 선수를 꿈꿀 거라 생각해요. 그런 소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누군가를 닮아가고 싶고, 본받는 것도 너무 좋지만 그래도 자기 자신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피겨스케이팅을 할 때도 이 일을 왜 시작했는지, 그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즐겁게 할 수 있을 거예요.


앞으로 어떤 선수로, 또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나요?

앞으로도 저 자신에 대해 조금씩 더 알아가는 데 시간과 노력을 쏟고 싶어요. 피겨 선수로서의 이해인도, 인간으로서의 이해인도 어떤 일이 있든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는 선수이자 사람이 되길 꿈꿔요.


선수로서의 목표요?

언젠가부터 특별한 목표는 정해두지 않아요. 그저 지금 제 앞에 있는 대회에 집중하다 보면 더 좋은 결과를 안고 있는 저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Credit

  • 에디터 천일홍
  • 포토 이예지
  • 헤어&메이크업 김라희
  • 스타일리스트 김수린
  • 아트 디자이너 김지은
  • 디지털 디자이너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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