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사무실에서만? 일상에서도 입는 펜슬 스커트의 매력

사무실을 벗어나 거리로 나온 펜슬 스커트 추천 8

프로필 by 전소희 2025.11.18
Saint Laurent. 1 플라워 프린트 스커트 1백41만원 Marni. 2 버건디 스커트 2백85만원 Miu Miu. 3 트위드 스커트 2백27만원 Dolce&Gabbana. 4 포켓 장식 스커트 52만원 Diesel. 5 프린지 스커트 1백65만원 Sportmax. 6 새틴 스커트 3백30만원 Guc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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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블랙 스커트 1백96만원 Prada. 8 프릴 스커트 2백80만원 McQueen.

7 블랙 스커트 1백96만원 Prada. 8 프릴 스커트 2백80만원 McQueen.

펜슬 스커트는 언제나 시대의 여성상을 비추는 거울이었다. 1950년대 크리스찬 디올이 선보인 H라인 컬렉션을 지나 1980년대 들어 펜슬 스커트는 ‘워킹우먼’의 유니폼으로 자리 잡았다. 각 잡힌 재킷 아래 매칭한 이 날렵한 스커트는 여성에게 사회적 권력을 부여하는 동시에 ‘여성적 강함’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렇게 펜슬 스커트는 오랫동안 ‘일하는 여성’, ‘섹스어필의 도구’, ‘권력의 상징’이라는 복잡한 의미 속에서 소비됐다. 워킹우먼 룩에서 그것은 권력과 섹슈얼리티를 동시에 암시했다. 대표적으로 영화 <원초적 본능> 속 샤론 스톤의 도발적인 실루엣에서 펜슬 스커트는 늘 ‘여성으로서의 위치’를 질문하는 도구였다.

Gabriela Hearst (왼쪽부터)Bally, MM6 (왼쪽부터)Saint Laurent, Chanel

하지만 지금 펜슬 스커트는 과거의 맥락을 완전히 뒤집는다. 더 이상 남들이 정의한 ‘워킹우먼’의 유니폼이 아니다. 오히려 입는 사람의 태도와 개성을 반영하는 자유로운 실루엣으로 변모했다. 직선은 여전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달라졌다. 날카롭던 라인은 부드럽게 흐르고 허리선은 편안한 움직임을 위한 구조로 재해석된다.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파자마 팬츠와 스웨트셔츠가 상징하는 ‘편안함의 미학’이 일상을 지배하던 팬데믹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이내 우리는 다시 옷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졌다. ‘비즈니스코어’라는 이름 아래 펜슬 스커트는 다시금 옷장 한가운데로 돌아왔다. 이번 시즌 펜슬 스커트는 이전보다 훨씬 자유롭고 다양하다. 1980년대 파워 우먼이 떠올랐던 2025 F/W 생 로랑엔 각 잡힌 어깨 라인 톱과 매치한 펜슬 스커트 룩이 대거 등장했다. 생 로랑은 권력의 실루엣을 다시 그리면서도 그 안에 자신을 믿는 여유를 심은 듯했다. 반면 엘리자베타 프랭키의 룩은 훨씬 현실적이다. 블랙 테일러드 재킷에 데님 스커트를 매치한 룩은 날카로운 실루엣에 데님의 러프한 질감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권위 대신 리얼리즘의 우아함을 보여줬다. 그런가 하면 프라다는 늘 그렇듯 자유롭게 옷을 탐구한다. 러프한 절개선이 들어간 가죽 펜슬 스커트에 루스한 블루종이라는 현대의 복합성을 상징한다. 룩의 다양함과 더불어 소재 역시 변했다. 전통적인 트위드나 울 대신 저지, 니트, 시어링 등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 신축성 원단들이 주류를 이룬다. 허리를 억지로 조이는 지퍼 대신 유연한 밴드가 들어가고 단단한 구조보다 흐르는 선이 중요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트렌드의 문제가 아니다. 펜슬 스커트의 진화는 여성이 자신을 정의하는 방식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 한때 그것은 ‘사회가 요구한 이상적인 여성상’을 입히는 옷이었지만 이제는 각자가 자신에게 맞게 입는 옷이 됐다. 완벽하게 다린 라인 대신 자연스러운 주름, 구두 대신 운동화, 셔츠 대신 티셔츠. 이 모든 조합은 펜슬 스커트를 제복에서 해방시켜 개인의 개성을 드러내는 ‘퍼스널 실루엣’으로 바꿔놓는다.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은 이 옷을 입는 사람의 의지다. 펜슬 스커트는 묻는다. 당신은 이 직선 위에서 어떤 이야기를 써 내려갈 것인가.

Credit

  • Editor 전소희
  • Photo By IMAXtree.com(런웨이)/BRAND(제품)
  • Art Designer 김지은
  • Digital Designer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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