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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 앱에서 잘되는 사람 특징? 연애 성공 확률 높이는 앱 사용법

앱으로 연애하는 것은 망망대해에서 1%의 진주를 찾는 일. 그 난이도를 조금은 낮춰줄 팁이 여기 있다.

프로필 by 김미나 2025.07.26

미디어나 SNS에서 앱 만남의 부정적인 면만 다루는 것을 보면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사실 이상한 사람은 어디에나 널려 있는 것 아닌가? 그러니 모든 일은 본인이 직접 해보기 전까지 모른다. 다만 적어도 자신만의 규칙은 있어야 한다. 가벼운 만남을 원하는지, 진지한 연애 상대를 찾고 싶은지 말이다. 내가 어떤 관계를 원하는지 알고 움직일 때, 그 안에서 얻는 경험은 훨씬 구체적이고 선명해진다.


잡지사에 다니던 시절, 데이팅 앱과 관련된 칼럼을 쓴 적 있다. 당시 나왔던 앱 중 인기 있는 몇 가지 앱을 에디터가 직접 경험해보고, 각 특징과 실제 후기를 쓰는 4페이지 분량의 칼럼이었다. 그 무렵 가장 핫하다는 데이팅 앱 4개를 내려받아, 틈틈이 돌려가며 실제 느낀 점을 원고로 써 내려갔다. 홍대 앞에서 인디 밴드를 하는 드러머와 매칭돼 며칠간 시답잖은 카톡을 주고받긴 했지만, 실제 만남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그러나 매력적이면서도 낯선 상대와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는 것은 그 나름의 재미와 낭만이 있었고, 좀 더 열심히 해본다면 이곳에서도 충분히 연애 상대를 만날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랬던 탓에 소위 말하는 ‘앱 만남’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편이었다. 다시 데이팅 앱을 깔게 된 건,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후였다. 결혼까지 생각했던 애인과 헤어진 뒤, 이별의 후유증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안 보였다. 마지못해 나간 소개팅엔 늘 감흥이 없었고, 그렇다고 자연스레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도 없었다. 이성 친구가 많은 편도 아니고, 동호회 같은 곳에 나가는 활발한 타입도 아니었으니까. 이태원 길바닥에서 헌팅을 할 바엔 데이팅 앱을 하는 편이 훨씬 깔끔할 것 같았다. 그리하여 어느 새벽, 충동적으로 데이팅 앱을 깔았다. 그저 구경이나 해보자는 심산이었다. 머지않아 나는 데이팅 앱의 세계에 본격 입성했다. 그 새벽의 앱은 그야말로 ‘멋진 신세계’였다.

데이팅 앱의 세계는 실로 놀라웠다. 주변에선 찾아보기 힘든 다양한 남자들이 이곳에 모여 있었다. 외모도 괜찮고, 취향도 나쁘지 않았다. 나는 거의 중독자처럼 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출퇴근길에도, 일하다 잠시 화장실에 갈 때도, 양치를 하거나 잠들기 전에도 매일같이 불꽃 모양이 그려진, 그러니까 틴더에 들어가 착실히 스와이프를 해댔다. 매일 새로운 남자들과 매칭돼 비슷하면서도 새로운 이야기를 나눴다. 금, 토, 일 쉬지 않고 많으면 일주일에 3명도 만났다. 평일에는 주로 대화를 주고받았고, 대화가 좀 통한다 싶으면 주말에 약속을 잡도록 상대를 유인했다. 대부분의 친구는 다양한 이유로 데이팅 앱을 꺼려했다. FWB(Friends with Benefit), 즉 가벼운 만남이 많다는 이유였다. 실제로도 그랬다. 앱 안에는 온갖 종류의 남자들이 있었으니까. FWB는 물론이고 은밀한 성적 취향을 대놓고 드러내는 사람부터 애인이 있거나 유부남임을 뻔뻔하게 밝히는 사람도, 프로필 사진으로 결혼사진을 버젓이 걸어놓은 남자들도 있었다. 각양각색의 남자들을 보다 보면 이내 현타가 오고,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앱을 삭제해버린다. 대부분의 내 여자 친구가 밟는 수순이었다. 그뿐일까. 매일같이 필터되지 않은 온갖 종류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인내심이 필요하다. 더는 못 하겠다는 친구들에게 나는 한결같이 말했다. “처음이라 그래, 며칠 뒤엔 괜찮아져….” 친구들과 달리 내가 지치지 않고 데이팅 앱을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건, 나는 절실했다. 정말 나와 맞는 1% 상대를 찾고 싶었으니까. 연애 빠진 일상은 내겐 너무 지루했으므로, 뭐라도 하고 싶었다. 연애에 있어 때를 기다리는 사람과 찾아 나서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언제나 후자에 속했다. 마음에 드는 이에게 주체적으로 하트를 보내면 매칭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다양한 남자들과 연결됐다. 건축가, 영화감독, 연극배우, 카페 사장, 브랜드 디자이너, 광고 회사 AE, 대기업 직장인 등 직군도 연령도 다양했다. 앱을 시작하고 약 두 달간 매칭된 사람은 108명. 실제로 만난 사람은 20명 정도였다. 다양한 사람들과 연결된 만큼, 다양한 형태의 관계를 이어갔다. 한두 번 싱거운 만남으로 끝난 관계도 있었고, 썸 비슷하게 오랫동안 애매한 관계를 이어간 사람도 있었다. 간혹 이성적 관심은 없으나 대화가 잘 통했던 사람과 친구가 되기도 했으며, 진지하게 연애를 시작하게 된 사람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앱을 통해 ‘정상 남자’와 세 번의 연애를 했으니 이만하면 수완이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미디어나 SNS에서 앱 만남의 부정적인 면만 다루는 것을 보면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사실 이상한 사람은 어디에나 널려 있는 것 아닌가? 그러니 모든 일은 본인이 직접 해보기 전까지 모른다. 다만 적어도 자신만의 규칙은 있어야 한다. 가벼운 만남을 원하는지, 진지한 연애 상대를 찾고 싶은지 말이다. 내가 어떤 관계를 원하는지 알고 움직일 때, 그 안에서 얻는 경험은 훨씬 구체적이고 선명해진다.

연애는 하고 싶은데, 연애할 상대를 찾는 것이 어렵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데이팅 앱을 깔아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취향이 잘 맞는 낯선 상대와 밤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하며 느끼는 당황스러운 설렘은 어느 한 시절에만 유효한 일이다. 그리고 그 낯선 설렘은 아주 손쉽게 손가락 터치 하나로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 자, 다음은 지난한 경험이 내게 가르쳐준 데이팅 앱 꿀팁이다.


Writer_이봄(프리랜스 에디터)


매칭 확률 높이는 꿀팁

‘추구미’가 보이는 프로필 설정

데이팅 앱에서의 첫 관문은 단연 프로필이다. 자기소개는 나를 나타낼 수 있는 핵심 키워드만 간결하게 쓰자. 프로필 사진을 설정하기 위해선 내가 선점하고자 하는 롤을 먼저 정해야 한다. 나의 추구미는 ‘다방면 예술에 관심이 많은 분위기 있는 여자’였다. 간혹 이런 취향을 선호하는 소수의 남자를 사로잡자는 것이 나의 주된 콘셉트였다. 사진은 셀카보다는 남이 찍어준 사진 위주로 골랐고, 장수는 3~4장 정도로 설정했다. 처음부터 다 보여주는 것보다 덜 보여주는 편이 언제나 현명한 법. 순서도 중요하다. 첫 사진은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누가 봐도 매력적인 컷으로, 두세 번째 사진은 자연스러운 분위기의 컷으로 밸런스를 잡자.


가차없이 ‘스와이프’해야 할 남자

다음은 사진으로 상대를 고르는 기준이다.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건, 정말 꼼꼼하게 많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은 실로 많은 것을 설명해준다. 대략적인 신체 사이즈와 비율은 물론이고 대머리의 가능성, 자주 가는 동네와 취향까지 많은 정보를 유추해낼 수 있다. 너무 잘생긴 데다 과하게 삐까뻔쩍한 사람이라면 의심해봐야 한다. 도용이거나 사기꾼일 수 있다. 과한 보정 앱으로 찍은 사진이나 일명 ‘화질구지’로 불리는 오래된 화질의 사진도 거르는 편이 좋다. 본인의 리즈 시절 사진을 걸어놓았을 가능성이 높다. 가장 좋은 것은 아무 필터도 끼지 않은, 순수 아이폰으로 남이 찍어준 사진이다. 간혹 얼굴 사진 없이 좋아하는 음반 커버나 영화, 전시 포스터 등 취향만을 드러내는 이들이 있는데, 이러한 사람들은 거르는 편이 현명하다. 나도 알고 싶지 않았다.


소개팅 전 마지막 관문, 대화

딱 봐도 찔러보듯 가볍게 다가오는 사람들은 모두 걸렀다. 첫인사는 ‘안녕하세요’나 ‘반갑습니다’ 정도가 무난하다. 웃기지도 않는 농담을 초면부터 건네는 인사가 최악이다. 나는 언제나 상대를 만나기 전 충분히 대화해본 뒤, 이 사람이 정상인이라는 확신이 들 때만 만났다. 평균적으로 일주일이면 충분하다. 가능하면, 통화를 해보는 것도 추천한다(어쩌면 상대를 거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만남 장소는 가급적 카페나 술집, 한강 같은 어느 정도 사람이 있고, 오픈된 공간이 좋다. 첫 만남부터 집이나 작업실 등 밀폐된 공간으로 유도하는 사람도 거르자. 안 봐도 뻔하니까!

Credit

  • Editor 김미나
  • Writer 이봄
  • Illustration By Limoo
  • Art Designer 김지은
  • Digital Designer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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