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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타치오로 통하는 요즘 디저트 트렌드

편의점 매대도, 백화점 디저트 코너도 온통 초록빛!

프로필 by 천일홍 2024.10.17
지금 디저트업계와 각종 식품 유통업계를 장악한 것은 다름 아닌 초록 맛, 피스타치오다. 두바이 초콜릿이 SNS를 타고 지구촌 세상을 휩쓸 동안 먹을 것에 진심인 민족인 우리나라 사람들은 수십, 수백 개의 K-피스타치오 디저트를 만들어냈다. 크루아상 안에 피스타치오 크림을 넣은 피스타치오 크림 크루아상부터 피스타치오 카눌레, 피스타치오 꽈배기, 심지어 두바이 초콜릿을 소로 활용한 찹쌀떡까지, 변주의 변주의 변주가 이어지고 있는 중. 각종 편의점 브랜드도 발 빠르게 디저트 PB 상품에 피스타치오 맛을 가미해 출시했고, 매출은 기다렸다는 듯 바로 50배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찍었다. 올 상반기 피스타치오 수입량이 1200톤을 넘으며 최대치를 기록했는데도, 한동안 피스타치오 원재료가 없어 각종 피스타치오 제품 품귀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고소하면서도 은은한 단맛에 오래전부터 디저트의 재료로 사용돼왔던 피스타치오가 별안간 디저트업계에서 가장 많이 찾는 식재료가 된 이유는 뭘까?

매거진 <월간 베이커리>의 조한슬 에디터는 피스타치오의 매력이 재발견된 현상이라 말한다. “피스타치오는 디저트에서 빛을 발하는 재료로, 견과류 특유의 너티함과 기름진 맛이 부드럽고 고급스럽게 구현됩니다. 덕분에 피스타치오는 오랜 시간 디저트와 베이커리 시장에서 꾸준히 사랑받으며 마니아층을 구축해왔죠. 피스타치오 디저트의 열풍은 그간 일부 마니아층에서 사랑받던 피스타치오의 매력을 많은 대중이 알게 된 경우라 생각합니다.“ 디저트 전문 콘텐츠 크리에이터 김여행은 피스타치오의 복합적인 맛과 풍미를 그 이유로 꼽는다.

“피스타치오는 고소한 맛과 달콤한 맛을 두루 가지고 있으면서, 꽃이나 과실을 연상케 하는 특유의 향이 있어요. 그리고 보통 견과류는 묵직하고 쌉싸름한 맛 때문에 과일과 썩 어울리는 편이 아닌데, 피스타치오는 딸기나 오렌지 등의 산미가 있는 과일과도 잘 어우러져요. 초콜릿과 조합해 달콤한 맛을 배가시킬 수도 있고요” 피스타치오 디저트를 낯설지만 맛있게 즐기는 방법도 있다. 김여행은 피스타치오 디저트와 술의 페어링을 특히 좋아한다고. “페어링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위스키는 버번의 주재료인 옥수수에서 배어 나오는 달콤한 맛을 지닌 제품이나 오크 숙성 과정에서 더해지는 바닐라 풍미의 위스키가, 와인은 토니 포트 등의 포트와인이 다양한 피스타치오 디저트와 두루두루 잘 어울려요.”

이쯤에서 드는 의문점, 앞으로 피스타치오 디저트의 인기는 얼마나 더 계속될까? 푸드 칼럼니스트 정재훈은 “디저트의 유행은 짧아요. 특히 매운맛의 음식이나 디저트처럼 쾌락을 좇는 늘 새로운 감각을 추구하는 성향과 밀접한 연관이 있죠. 시간이 흐르며 피스타치오 디저트에 대한 열기는 줄어들고 또 다른 재료를 활용한 생소한 디저트가 사람들의 시선을 받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새로운 디저트를 누가 SNS에 소개하느냐에 따라 뜨고 지고를 반복하게 되겠죠. 하지만 피스타치오 자체의 인기는 꾸준히 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배스킨라빈스에 가면 피스타치오 아몬드만 찾던 시절도 있었으니까요”라고 전망한다. 디저트만큼 가성비 넘치는 찰나의 행복이 또 있을까? 거기에 맛과 예쁨까지 겸비한, ‘천재력 맥스의 디저트라면? 디저트를 완벽하게 즐기는 방법에 정답이란 없지만, 지금 피스타치오 디저트가 많은 이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확실한 것 같다. 피스타치오의 열풍이 얼마나 갈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터, 그래서 더욱 모를 일이다. 어쩌면 피스타치오 디저트의 대서사시는 이제 막 시작된 것일지도!

1 패브릭 주얼리 케이스 3만8천원 Ancan by Comptoir de Mirabelle.
2 시트부터 크림, 글레이즈까지 모두 피스타치오로 만든 피스타치오 페스티벌 1만5백원 노틀던.
3 은은한 그린 컬러의 저그 5만3천원 Hay by Comptoir de Mirabelle.
4 카다이프 면을 푸짐히 넣어 식감을 살린 두바이 초콜릿 1만8천원 미라쥬양과점.
5 피스타치오 가나슈와 샹티이 크림 사이에 구운 피스타치오를 넣은 피스타시에(기간제 판매) 4만8천원 발렁스.
6 글라스 화병 7만9천원 Arket.
7 피스타치오를 갈아 넣은 리얼 피스타치오 밀크 6천원 소서원.
8 소파 디자인에 화이트 초콜릿과 커스터드, 딸기, 피스타치오 소스로 맛을 낸 아이스크림 1만5천원 Oafu. 사랑스런 디테일의 플레이트 8만8천원 &klevering by Comptoir de Mirabelle.
9 피스타치오 가나슈로 풍미를 더한 피스타치오 초코칩 티그레 2천3백원 세븐일레븐.
10 피스타치오 치즈 케이크에 라즈베리와 초콜릿, 크럼블을 가미한 피스타치오 베리 파이 4만5천원 브레니파이칸틴.
11 무화과를 넣은 무화과 피스타치오 케이크 8천원 Sop.
12 리얼 카다이프 면을 넣은 두바이 초콜릿을 올린 이웃집통통이 두바이식 초코 쿠키 3천6백원 CU.
13 두바이 초콜릿을 케이크로 만든 두바이 케이크 9천1백원 파티세리 데시데.
14 페이스트리 사이에 피스타치오 크림을 넣은 피스타치오 슬라이스 8천9백원 파차마마 베이커리.
15 초코 쿠키 슈에 피스타치오 마스카포네 크림과 발로나 초콜릿 크림, 카카오 닙스와 피스타치오를 올려 마무리한 피스타 초코 2만7천원 노웨어. 플레이트 8만8천원 &klevering by Comptoir de Mirabelle.
16 트리플 베리 크림을 채워 넣은 피스타치오 베리 롤케이크 9천원 이띵룸. 장미 문양의 소서 2만3천원 Bitossi Home by Comptoir de Mirabelle.
17 테라코타 소재 캔들 홀더 3만2천원 Arket.
18 피스타치오 무스, 프랄린 크림, 아몬드 크림을 조합해 버섯 모양으로 만든 피스타치오 버섯 1만2천원 레종데트르.
19 피스타치오 티라미수를 변주한 두바이 초콜릿 티라미수 9천8백원 소서원.
20 곡선 형태의 저그 9만8천원 &klevering by Compoir de Mirabelle.
21 페이스트리에 오독오독 씹히는 피스타치오를 올린 피스타치오 퀸아망 6천5백원 테디뵈르하우스.
22 초콜릿 코팅과 피스타치오 스프레드, 카다이프 면을 올린 두바이 카눌레 4천5백원 크림시크.
23 피스타치오 가나슈 몽테가 듬뿍 들어간 마들렌 3천8백원 세빠띠.

Credit

  • Editor 천일홍
  • Photo by 김래영
  • Assistant 이나라
  • Art designer 김지은
  • Digital designer 민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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