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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오피스의 김아영이 말하는 '젊음'이란?
맑은 눈의 배우 김아영은 의외로 침착하다. 차분하다. 목소리가 낮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궁금한 게 많다.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콤플렉스는?” “사랑은 무엇인가?” 김아영에게 다시 던진 그녀의 질문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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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Miu Miu. 미니드레스 Dew E Dew E. 목걸이 Twentyoneaugust. 하이톱 스니커즈 Converse.
오늘 지켜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차분한 느낌이에요.
저는 오히려 이런 말을 들으면서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 같아요. 저를 매체에서 접한 분들을 실제로 만났을 때 꼭 이런 이야기를 하시거든요.
사람들이 아영 씨한테 하는 가장 큰 오해는 뭔가요?
제가 ‘맑눈광’ 캐릭터로 알려졌기 때문에 뻔뻔스러울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죠.(웃음) 하지만 실제로 만나면 다들 에디터님처럼 “목소리가 낮다”든가 “생각보다 차분하다”라는 말씀을 하세요. 저한테 편한 건 이런 모습입니다.
그럼 김아영이 생각하는 김아영은 어떤 사람인가요?
저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은 사람입니다. 예전엔 별생각 없이 제가 바라는 대로 무언가를 선택하거나 저지르기도 했는데,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이렇게 하면 좀 그래 보이나?’ 하는 주저함이 생기더라고요. 아무래도 이전보다 도와주시는 분들이 주변에 많이 생기다 보니 해주시는 대로 맡기게 되기도 하고요. 자신만 확고하다면, 밀고 나갈 수 있는 뚝심을 잃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요.
최근 종영한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에서 ‘도가영’을 연기했죠. 개그도 연기도 캐릭터에 몰입해 표현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작업일 것 같아요.
맞아요. <SNL 코리아>(이하 <SNL>)에서 보여드린 캐릭터도 제가 아닌 모습이 대부분이었으니까요. 도가영으로는 우리 곁에 있는 친구 같은 친근하고 따듯한 모습을 보여드리려 했어요.

드레스 4 Mile. 모자 Ashley Williams. 목걸이 Twentyoneaugust.
<SNL>에서 MZ 오피스 눈까리, X세대 서울 여자 등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특징을 잘 잡아서 캐릭터를 만들어요?
‘MZ 오피스’ 대본이 나왔을 때, 제 첫 대사는 “감사합니다”였고 옆에 눈 이모지가 있었어요. 다들 대사가 많은 와중 저만 딱 한마디 하는데, 다음 (김)원훈 오빠의 대사가 “뭐야, 저 맑은 눈의 광인은” 이라 거기서 상상력을 펼쳐나갔죠. 제 절친 중에 말수가 별로 없는데 이상하게 눈이 가는 친구가 있어요. 모두가 시끄럽게 떠들어도 뒤에서 별말 안 하고, 무슨 생각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런데 걔가 딱 한마디 하면 집중되는 힘을 가진. 저는 그 친구가 되게 궁금했거든요. 그게 MZ세대 청년의 한 모습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MZ와 X세대를 연기하는 장인이죠. 시대를 불문, 젊다는 것은 무엇인 것 같나요?
수줍어하는 성격이어서 뒤로 빠져 있는 편이래도, 젊은 사람들에겐 자기만의 세상이 있는 것 같아요. 또 하나는 순수하다는 것. 어린 친구들은 이게 잘못된 건지 아닌지 모르는 상태로 생각한 대로 내뱉기도 하고 저지르기도 하잖아요. 시행착오를 겪죠. 그런데 30, 40대가 되면 사람들에게 치이고 나의 장단점을 너무 잘 알게 돼 자신의 모습이 싫을 때도 있어요.
만 서른인 김아영은 그런 의미에서 젊나요?
예전보단 아닌 것 같아요. 생각이 많아졌어요.(웃음) 하지만 제게도 마이 웨이 기질은 있어요. 저도 저만의 시간과 세상이 필요한 사람이라서. 제가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 건 제 유튜브 <아영세상>입니다. 제가 직접 기획부터 휴대폰으로 촬영, 편집까지 해서 애착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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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세상>은 연예인들이 하는 일반적인 브이로그일 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지나가는 할머니부터 연예인 동료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지는 인터뷰 시리즈나, 선택지에 따라 여행이 진행되는 기획같이 참신한 아이템들이 돋보였어요.
저는 머릿속으로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구현하는 데 엄청난 재미를 느껴요. 배운 적은 없어 휴대폰 편집 앱으로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끌어올려서 하는 중이죠.(웃음) 선택지에 따라 여행 루트가 달라지는 기획은요, 갑자기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라는 말이 떠올라 광고 하나를 따서 그 비용으로 스태프분들과 함께 다낭에 다녀온 거예요.
최근 김아영이 잘한 선택 혹은 잘못한 선택은 뭐예요?
오늘 촬영 중간에 햄버거를 먹어버렸습니다. 샐러드만 먹고 끝냈어야 하는데. 다음 착장이 트레이닝복이라고 해서 먹었는데, 그 트레이닝복 상의가 배가 드러나는 크롭 기장이더라고요? 나쁜 선택이었습니다.(웃음)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지 관심이 많아요?
연기를 하는 배우로서 사람들을 관찰하는 건 필수적인 일 같아요. 거기서 제가 꽂히면 관심으로 발전하죠. 엄청 파고들어요. 어떤 일을 하든, 치밀하든 허술하든, 자기만의 것이 있는 사람들에게 꽂히는 편이에요.
그 질문들에 정작 아영 씨는 답하지 않더군요. 인터뷰 기획 영상에서 아영 씨가 여러 사람에게 질문했던 것을 되묻고 싶어요. 당신은 왜 사나요?
지금 이 세상에서 하고 싶은 게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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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꿈은 뭐였나요?
성우. 저는 먼 미래를 바라보기보다 그때그때 제가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걸 선택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그건 어릴 때의 꿈이었고요,(웃음) 연극영화과를 가고 싶어 삼수하고 연기를 시작한 후로는 꿈이 달라졌죠. 지금도 배우는 제게 너무 큰 직업처럼 느껴지지만, 감정을 이용해 뭔가를 표현하는 게 정말 재미있어요. 전 제가 꽂혀서 시작한 일은 아예 엎어지지 않는 이상 해내려 해요.
기성세대는 요즘 MZ들이 끈기가 없다, 참을성이 없다, 싫으면 바로 그만둔다고 하잖아요.
저는 자기가 꽂히는 게 있어야, 그리고 그걸 성취해내는 경험을 한번 해봐야 뭔가를 끈기 있게 할 수 있는 거라 생각해요. 그 자아 효능감이 주는 쾌감은 엄청나잖아요. 그래서 전 MZ세대 친구들이 정말 끈기가 없다기보단 아직 끈기를 가질 만한 좋아하는 걸 못 찾았고, 그런 성취의 경험이 없기 때문에 달려들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김아영의 콤플렉스는?
빵떡 같은 볼살. 어릴 때부터 사람들이 젖살이라 빠질 거라고 했는데 아직까지 안 빠집니다.(웃음)
인터뷰 시리즈를 진행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누군가의 답변 있어요?
어떤 할머니께 요즘 고민이 무엇이냐고 여쭸는데, “어떻게 죽어야 할지가 고민입니다”라고 하셔서 놀랐어요. 자식이 요양원에 보낼까 봐 겁나기도 하고, 삶을 잘 마무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아직 제가 생각해본 적 없는 문제여서 저도 한 번쯤 생각해보게 됐죠.

미니드레스 4 mile. 모자 Ashley Williams. 바이커 부츠 Miu Miu. 반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지나가던 사람들도 대답 잘해줘요?
사이비 포교로 의심받은 적도 있어요.(웃음) 그래도 곧잘 해주십니다. 저는 이 기획을 통해 고민에 빠져 있거나 힘들고 우울한 사람들에게 “당신만 그런 게 아니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부정적이거나 뾰족하거나 재미없는 답변도 많은데, “그래도 괜찮다. 이런 것들이 잘못된 게 아니다”라는 걸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싶었죠.
그런 김아영이 가장 재미를 느끼는 건 뭔가요?
제 머릿속으로 상상한 걸 만들어냈을 때! 나중에 짧은 단편이라도 연출해보고 싶어요. 인터뷰 촬영할 때도 지나가는 분에게서든 지인에게서든 ‘아, 나왔다’ 싶은 순간들이 있거든요. 제가 던진 질문과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에 분명하게 관통될 때, 쾌감을 느껴요.
다른 말인데, 좋은 인터뷰어가 되겠어요. 배우 김아영에게 질문 하나 던져볼래요?
흠, 뻔한 것 같지만… 오늘 인터뷰한 기자님 어떤 것 같아?(웃음)
떨리네요. 답변도 해주세요.
심도 있게 다가와주시고 제게 관심이 많다는 게 느껴져 편했어요. 요즘 누군가와 대화한다는 게 참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특히 카메라 앞에서요. 그런데 오늘 인터뷰를 하면서 ‘인터뷰이에 대한 호기심이 있으면 그 사람만 보고 이야기를 하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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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전에 나이를 먹어가며 두려운 게 많아진다는 이야기를 했잖아요. 어떤 게 두려워요?
나는 하고 싶은데 기회가 없으면 어떡하지? 참 극복하기 힘든 어려움인데, 그럴 때마다 ‘그래도 항상 솟아날 구멍은 있다. 죽으란 법은 없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두렵지 않은 건요?
혼자 있는 시간. 오롯이 혼자서 스스로 생각해야 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아요.
김아영은 강한가요?
흔들리는 나뭇가지처럼 나약해요. 내가 흔들린다는 걸 받아들이고 바로 서려고 하는 사람, 계속 나아가는 사람, 그런 오뚝이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배우로서 ‘맑눈광’ 캐릭터로 이미지가 굳어질까 봐 걱정되는 마음은 없어요?
얼마 전 사람이 가득한 엄청 조용한 엘리베이터에 탔는데, 어떤 분이 절 보고 “눈까리!”라고 외치시더라고요. 너무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졌지만 기분 나쁘지 않았어요. 오히려 그 캐릭터를 굉장히 강렬하게 보셨구나 싶어 기뻤죠. 저는 <SNL> 출연으로 어떤 인기를 바라거나, 배우를 하기 위한 기회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막상 관심을 받으니 너무 좋으면서도 거품일까 봐 무서웠고요. 감사한 관심이고, 저의 일면이니 앞으론 더 다양하게 절 보여줄 수 있길 바라요. 몇십 년은 연기를 더 하고 싶고, 앞으로도 기회가 있으면 뭐든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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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캐릭터로 유명해진 사람들이 겪는 통과의례 같은 거죠.
맞아요. ‘눈까리’는 제가 앞으로 어떤 걸 하더라도 계속 저와 함께하는 친구라고 생각합니다.(웃음)
도전해보고 싶은 배역 있나요?
오늘 화보 같은 캐릭터요. 살짝 불량스러운데 또 사랑스러운 역할이요. 차기작인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에서 맡은 역할이 인간 몸속에 들어간 악마예요.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주인공인 박신혜 선배님을 보조하는 조력자죠. 전 악랄하고 장난스러운 모습도 있어서, 너무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습니다.
오늘 화보 콘셉트 그 자체네요!
그래서 시안을 보고 너무 신기했어요. 이렇게 화려하게 옷을 입는 아이는 아니지만, 느낌이나 눈빛이 닮았더라고요.
이번엔 저의 마지막 질문이에요. 김아영은 무엇을 믿나요?
제가 흔들릴 때, 제가 여태까지 해온 걸 믿어요. 이걸 깨달은 지는 얼마 안 됐어요. 사람이 일하다 보면 흔들리고 자존감이 낮아질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저는 뒤를 돌아보며 제가 해온 제 작업을 믿고, 제 곁에 친구들이 있다는 걸 믿어요. 그러면 제가 강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Credit
- Feature Editor 이예지
- Photographer 곽기곤
- Hair & Makeup 이담은
- Stylist 이필성
- Assistant 이나라
- Art designer 진남혁
- Digital designer 민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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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o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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