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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우혜주 PD & 조소연 MD, 웹툰이 좋아서

작품과 작가를 향한 스포트라이트 뒷면에는 누구보다 발빠르게 산업을 이해하고 견인하는 웹툰 PD, MD의 노력이 스며 있다.

프로필 by COSMOPOLITAN 2024.04.03
K-콘텐츠의 중심에선 웹툰.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제작되면서 한국적 스토리텔링의 근간을 이루는 장르로 꼽힌다. 작품과 작가를 향한 스포트라이트 뒷면에는 누구보다 발 빠르게 산업을 이해하고 견인하는 웹툰 PD, MD의 노력이 스며 있다.


웹툰 PD와 MD는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해요.
우혜주 PD(이하 우 PD) 웹툰 PD는 작품 기획, 작가님 섭외 및 계약, 작품 편집/연재/프로모션 관리까지 웹툰이 만들어지고 독자님들께 선보이기까지 전반의 업무를 해요. 웹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노블 코믹스, 영화나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스핀오프 작품, 창작 오리지널 등 작가님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웹툰 제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조소연 MD(이하 조 MD) 말 그대로 머천다이저(merchandiser)로 CP사들과 소통하며 독자분들에게 어떤 작품을 보여드릴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작품 투고를 받고요. 그중에서 선정된 작품을 계약 진행하고 런칭 전부터 이후까지의 모든 프로모션, 상품 관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두 분이 제작 혹은 프로모션한 작품들의 자랑 좀 들려주세요.
우 PD 웹툰 IP를 기반으로 한 영상화가 뜨거운 이슈잖아요. 그렇다 보니, 드라마 제작 예정에 있는 <사장님의 특별지시>를 자랑하고 싶어요. 기존 오피스 로맨스물의 클리셰를 남녀 반전한 작품으로, 까칠하고 유능한 여사장과 조신하고 아름다운 남비서의 유쾌한 사내 로맨스를 그리고 있어요. 두 인물의 예측불허 연애담을 따라가다 보면,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매력에 풍덩 빠지실 거예요. 드라마 외에, 소설도 제작 중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조 MD 저는 <세이렌: 악당과 계약 가족이 되었다>와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악녀는 마리오네트> 세 작품의 프로모션에 함께 투입돼 작업했어요. 배우 이준호, 차은우, 한소희 씨를 모델로 등장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대중적이고 파급력이 큰 콘텐츠를 제작, 프로모션하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선망의 직업일 듯해요. 두 분은 원래 웹툰 PD와 MD를 꿈꾸셨나요?
조 MD 고등학교 때부터 만화, 소설을 정말 좋아했어요. 일본 만화 <중쇄를 찍자!>에 ‘편집자는 작가 다음으로 제일 먼저 책을 볼 수 있는 사람’이란 구절이 나와요. ‘작품을 제일 먼저 보고 싶다면, 이 업계에 들어가야겠구나’ 싶었죠. 단순히 편집분야에 국한하지 않았어요. 디자인 분야로 취업할 수 있으니 포토샵도 배우고, 번역 업무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일본어 공부도 했죠. 마케터로 취업할 수도 있으니 마케팅 관련 대외활동도 많이 했고요. MD 직군 모집 공고를 처음 발견했을 때 저와 너무 잘 맞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간 많은 작품을 읽어왔기 때문에 ‘어떤 작품을 어떻게 판매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략이 조금은 머릿속에 있었거든요.
우 PD 본래 제 꿈은 드라마 작가였어요. 학창 시절 내내 글을 썼고 대학교도 문학 특기자로 입학했죠. 그러다 대학 시절 합평회를 하면서 제가 작품에 아이디어 내는 일을 좋아한다는 걸 깨닫았어요. 작품의 구조가 탄탄하고 캐릭터들이 매력적으로 설정되었는지, 기획의도와 장르에 알맞게 진행되고 있는지 등 작품에 아이디어를 내고 고민하는 모든 과정이 흥미롭고 신나더라고요. 그 후 단행본 출판사에 입사해 기획마케팅 분야를 경험한 뒤, 웹툰 PD라는 직무를 수행하게 되었어요.

취업준비를 하면서 중점적으로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요?
조 MD 처음부터 웹툰 MD를 꿈꿔왔던 건 아니지만 분야는 한결같았기에 다양한 작품을 많이 보고자 노력했어요. 특히 로맨틱 판타지 장르를 파고들었는데 단순히 작품을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작가, 출판사 등의 인덱스를 함께 확인하면서 업계나 각 회사의 작품 트렌드를 파악하고자 했죠. 물론 입사할 때는 카카오페이지의 작품을 제일 많이 봤고요.
우 PD 저 또한 웹툰 PD를 꿈꾸며 그걸 목표로 하여 준비해온 것은 아니지만, 글짓기, 합평회 참여, 외부 대외활동들, 기획마케팅 업무 등 하고 싶어서 했던 모든 과정이 현재 제 업무에 도움이 되고 있어요.

실무에서 바라보는 산업, 일은 또 다르잖아요. 그간의 경험에 비추었을 때 각 직무에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우 PD 웹툰 PD는 업무 영역이 광범위하다 보니 갖추면 좋을 것들도 다양한데요, 그중 세 가지를 꼽자면 커뮤니케이션 능력, 작품을 보는(&기획하는) 눈, 지치지 않는 열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작가님, 관련 팀들과 협업하여 작품에 대해 논의하는 일을 하고, 직무 특성상 업무량도 많은 편이기 때문이죠.
조 MD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MD에게도 정말 필요한 능력이에요. 작품을 런칭하기 전부터 법무, 디자인, 마케팅정산팀 등 다양한 부서와 소통해야 하거든요. 그 부서들과 소통하면서 일의 우선순위를 잘 잡아 스스로 시간, 업무 관리를 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두 번째는 웹툰을 좋아하는 마음을 꼽고 싶어요. 콘텐츠를 굉장히 많이 봐야 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면 금방 지칠 수밖에 없기도 하고 작품 정보를 잘 기억해야 하니까요. 끝으로 작품을 독자들에게 어떻게 홍보할지 고민하기 위해 런칭 이후에도 작품의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죠

웹툰을 제작하고 프로모션하는데 두 분의 1순위 원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조 MD 프로모션할 작품을 선정할 때 재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에 따라서 연출, 가독성을 따지죠. 그다음은 비주얼적인 요소를 보죠. 아무래도 제가 로맨스 판타지 장르를 주로 다루기 때문에 주인공의 비주얼적인 면모가 작품의 몰입도를 결정짓기도 하거든요.
우 PD 저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둘 다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기에 컨셉, 캐릭터, 연출, 작화에 이르기까지 매 순간 이 부분들을 고려하여 작가님들과 충분한 논의를 나누며 작품을 제작하고 있어요. 물론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요.

두 분 모두 덕업일치의 삶을 사시잖아요. 직업병은 없나요?
조 MD 아무래도 웹툰을 소비할 때 분석적으로 바라보게 돼요. 작품마다 달린 독자 반응을 살피기도 하고요. 어느 날엔 그 모두를 내려놓고 웹툰을 읽기도 해요. 너무 피곤해도 재밌는 작품을 찾으면 밤새워 작품을 읽게 되거든요. 그럼 다음날 붉게 충혈된 눈으로 출근을 하죠.(웃음)
우 PD 웹툰을 소비하는 독자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감을 잃지 않기 위해 퇴근 후에도 다양한 콘텐츠를 많이 봐요. 웹툰 외에 영상물도 많이 보는데요, 업무에서 환기되는 부분도 있고 다른 콘텐츠에서 연출이나 흐름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기도 해, 좋은 취미가 되어주고 있어요. 일전엔 영화 <탑건>을 보는데 남자 주인공이 하얀 해군복을 입고 클럽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며, 나중에 웹툰에서 제복을 저렇게 디자인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예쁜 옷들을 보면 참고 차 캡처해두기도 하죠.

하나의 이미지, 영상도 허투루 소비하지 않으시는군요. (웃음)
우 PD 맞아요. <알쓸인잡>,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와 같은 교양 예능을 보면서 다양한 이야기에서 소재를 얻어 혼자 머릿속으로 기획을 해보기도 하고요. 종종 작품이 안 풀리는 날엔 작가님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드리면서 아이디어 회의를 하기도 해요.

이렇게 웹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회사생활은 어때요?
조 MD 즐거워요. 학창시절에도 이만큼 만화, 웹툰, 소설 이야기를 실컷 나누지 못했던 것 같아요. 회사에서 오히려 어릴 때 유행했던 작품 이야기를 동료들과 나누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하죠.
우 PD 저와 동료들 모두 웹툰을 포함하여 다양한 ‘콘텐츠’를 좋아해요. 그러다 보니,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제작해 나가는 업무 자체가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세상에 많은 직업이 있지만 즐거움을 찾아 재미를 만드는 게 일의 목적인 직업은 흔치 않잖아요. 또, 좋아하는 작가님과 멋진 작품을 만들고 그것을 보는 첫 번째 독자가 저라는 점도 행복하고요.

두 분 모두 국내 웹툰 시장 최전선에 계시잖아요. 최근 국내 웹툰 트렌드를 꼽는다면요.
조 MD 일전에 소설팀의 이사님 세미나를 들었는데, 요새 콘텐츠의 성패는 ‘사람들의 욕망을 얼마나 잘 캐치하느냐’라고 말씀하셨어요. 맞다고 생각해요. 전 장르를 통틀어 사람들이 사이다 결말을 좋아하는 이유는 거기서 대리만족을 느끼기 때문이니까요. 로맨스 판타지를 한정해 말씀드린다면 최근에 육아물이 대세예요. 여자 주인공이 어린아이로 회귀하거나 빙의해서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스토리를 뜻하는데요. 과거로 돌아가 후회되는 일이나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통해 사랑받으며 당찬 인생을 살아가는 스토리가 인기예요. 우리 모두 인생에 되돌리고 싶은 과거 하나쯤은 있잖아요? 아무래도 이런 후회와 욕망의 감정을 소설이나 웹툰으로 해소하는 듯해요.
우 PD 장르적인 측면에서는 로맨스 판타지, 현대 판타지, 오피스 로맨스가 꾸준히 인기고요. 캐릭터를 중점으로 생각하면 적극적이고 당찬 여성이 극을 이끌어가는 작품이 주목받고 있어요. 이전보다 여성 서사 작품이 많이 늘어나고 있죠. 진취적이고 주체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일, 관계, 사랑을 얻고자 하는 독자의 마음이 반영되었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카카오페이지에서 꼭 읽어야 하는 작품 추천도 부탁드려요.
우 PD 워낙 좋은 작품이 많아 손에 꼽긴 어렵지만, 다섯 작품을 한번 추천드려볼게요. K-콘텐츠의 위력을 보여준 현대 로맨스물 <사내 맞선>, ‘판소 웹툰’이란 무엇인가! 제대로 확인하실 수 있는 <SSS급 죽어야 사는 헌터>,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의 케미가 완벽한 로판 웹툰 <입양된 며느리는 파양을 준비합니다>, 무협의 편견을 깬, 젊은 층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고퀄 무협 웹툰 <무당기협>, 읽다 보면 주인공 모두를 사랑하게 되는 따뜻한 드라마 웹툰 <뱀파이어의 아들들>.
조 MD 앞서 설명드린 육아물 중에는 <사생아 공주로 살아남기>를 추천드리고요. <빙의자를 위한 특혜>라는 작품도 작화와 스토리가 뛰어난 작품으로 함께 추천해 드립니다. 최근에 론칭했던 동양 로맨스 판타지 <무림세가 천대받는 손녀딸이 되었다>도 육아물이지만 무협 장르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신선함과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추천드려요.

우혜주 PD & 조소연 MD 님에게 물었습니다!

🔍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즐겨 찾는 사이트 또는 인스타그램 계정은?
우 PD 산책을 하면서 먼저 생각을 비워요. 그러곤 제가 예전부터 좋아했던 작품들을 정주행하면서 다시 생각을 끌어올려요.
조 MD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올려진 짧은 영상들을 봐요. 짧지만 자극적인 영상들을 보며 잠시 쉬었다가 다시 마음 다잡고 일을 시작하죠.

🔍 하루 평균 인스타그램 또는 타 SNS 사용 시간은?
우 PD 3시간
조 MD 2시간

🔍 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3개는?
우 PD 카카오톡, 회사메일 어플, 카카오페이지
조 MD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카카오페이지. 모두 업무와 관련된 것들이네요. (웃음)

Credit

  • Freelance Editor 유승현
  • Photo 개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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