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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의 주역 백호 & 이지혜
Love and Tragedy, 비극에서 피어난 페르젠 백호와 마리 이지혜의 뜻밖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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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루 셔츠, 와이드 팬츠 모두 드리스 반 노튼.
무대 아래서 서로의 색다른 모습을 보니 어땠어요?
이지혜 (이하 ‘지혜’) 저희가 환생한다면 이런 옷을 입고, ‘마리 앙투아네트’(이하 ‘마리’)와 ‘악셀 폰 페르젠 백작’(이하 ‘페르젠’)의 사랑이 이뤄질 수도 있겠구나 하고 희망을 느꼈죠. 극 중에선 저희의 서사가 꽤 비극이거든요.
백호 아무래도 화보 촬영 자체가 새롭지는 않지만, 첫 커플 화보라는 게 의미 있었어요. (이지혜)누나와 함께 한다고 들었을 때부터 약간 기대가 됐어요. 저희가 연습 때부터 워낙 합이 잘 맞았거든요. 누나가 잘 챙겨주기도 하고요. 그 비하인드를 화보로 보여줄 수 있어 좋았어요.
지혜 사실 백호가 저희 캐스트 중에서 막내예요. 다들 백호를 ‘우쭈쭈’해주는 분위기인데, 이런 화보 촬영에서 본업 하는 모습을 보니 되게 프로페셔널하고 멋있네요. 저희끼리 있을 땐 밥 먹을 때 숟가락 잘 놓는 막내인데.
백호 맞아요.(웃음) 물도 따르고요.
어쩌다 데뷔 12년 차가 숟가락을 놓게 된 거죠?(웃음)
백호 그러니까요. (지혜에게) 누나도 데뷔 12년 차지? 나도 사실 그때 데뷔했어.(웃음)
지혜 어머, 2012년이요? 그럼 데뷔 동기네! 그래서 우리가 잘 맞는구나?

시스루 셔츠 드리스 반 노튼. 데님 미니드레스 블루마린 by yoox.
<마리 앙투아네트>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았죠. 뉴 캐스트로 합류하게 된 소감이 궁금해요.
지혜 이번 시즌이 그랜드 피날레예요. 이 버전으로 볼 수 있는 마지막 시즌이죠. 그래서 10주년다운, 10주년에 걸맞은 공연을 만들기 위해 라이선스 뮤지컬이지만 창작극을 하는 마음으로 연습했죠. 정말 모두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고, 시행착오를 겪고, 함께 고민했어요.
그 과정에서 의견 충돌이 있지는 않았나요?
백호 아무래도 라이선스 뮤지컬이라 큰 줄기를 바꿀 순 없으니, 같은 장면이라도 표현을 더 하냐, 덜 하냐 정도의 개인차가 있기는 했죠. 저 같은 경우엔 유튜브에 ‘마리 앙투아네트’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거의 모든 영상을 다 본 것 같아요. 다큐멘터리, 영화는 물론 앙상블 (장)원령 형이 빌려준 만화책까지 섭렵했죠. 그렇게 이 극을 공부하며 저만의 캐릭터를 찾아갔어요.
지혜 의견이 갈리는 부분도 있었죠. 모두 시도는 해봤어요. 근데 결국 사람이 느끼는 게 다 비슷하더라고요. ‘이건 별로인 것 같다’, ‘이게 좋겠다’ 하는 생각들이요. 그렇게 서로 옳은 방향으로 맞춰나갔죠.

톱 한나신.
‘마리’는 2명, ‘페르젠’은 3명의 배우가 연기하죠. 다른 캐스트와 비교했을 때 서로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요?
백호 지혜 누나는 하얀 도화지 같은 사람이에요. 제가 연기를 조금씩 다르게 해도 언제나 잘 받아줘요. 티키타카가 잘돼 누나랑 합을 맞추면 되게 재밌어요. 그리고 누나가 디즈니상이라서, ‘마리’를 바라볼 때 더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게 돼요.
지혜 백호야말로 동화에 나오는 것 같은 눈을 가지고 있어요. 특히 눈물을 흘릴 때요. 뮤지컬 경험이 쌓이다 보면 무대에서 눈물을 기술적으로 제어할 때가 있거든요. 눈물을 머금기만 할 때도 있고, ‘왼쪽 눈에만 눈물을 흘려 보내야지’ 할 때도 있고요. 그런데 연습할 때는 런 스루로 하는 게 아니라 장면장면 끊어서 하다 보니 감정이입이나 눈물 연기를 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런데 백호가 연습을 하다 처음으로 눈물을 보인 적이 있어요. 신에 완전히 몰입해서 진심으로 울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색다른 자극을 받았고, 촉촉한 눈망울을 보는데 정말 동화 같더라고요.
백호 아마 그때가 처음으로 장면을 연결해서 연습해본 날이었을 거예요. 마지막 에필로그 장면에서는 거의 노래를 못 할 정도로 너무너무 많이 울었던 것 같고….
지혜 ‘페르젠’이 진짜 어려운 것 같아요. 에필로그의 감정으로 프롤로그를 시작해야 하니까.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연습해보고 감정을 극한까지 끌어올려본 게 도움이 됐을 거예요.
어떤 장면에서 그렇게 감정이 주체가 안 되던가요?
백호 ‘마그리드 아르노’(이하 ‘마그리드’)가 단두대에 오르는 ‘마리’에게 처음으로 예의를 갖추고 왕비 대접을 하는 장면이에요. 짧은 신인데 제겐 주체가 어려울 정도로 슬픈 신이었죠. 첫공 때도 그 장면에서 눈물을 많이 흘렸어요. 아마 매 공연 그럴 것 같아요.(웃음)

시스루 셔츠, 팬츠 모두 돌체앤가바나. 로퍼 크리스찬 루부탱.
<마리 앙투아네트>는 철없는 10대 소녀의 모습부터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왕비의 모습까지, 소화해야 하는 연기 폭이 넓어요.
지혜 철부지 소녀 ‘마리’를 표현하기 위해 영화 <금발이 너무해>나 미드 <가십걸> 속 캐릭터를 참고했어요. 제스처나 특유의 바이브를 녹여보려고 애썼죠. 평소의 저에겐 거의 없는 모습이라서요.(웃음)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에서는 ‘마리’가 치장할 때 분홍색 캔버스화를 옆에 놓아뒀죠. ‘마리’가 아직 어린 소녀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요. 뮤지컬에선 그런 디테일의 힘을 빌리기 힘드니, 배우가 짊어질 부담이 더 클 거라 생각해요.
지혜 맞아요. 영화는 흔들리는 눈빛만으로도 감정을 표현할 수 있지만 뮤지컬은 3시간 동안 온몸으로 쏟아내야 한다는 부분이 가장 다르죠. 그것도 라이브로요. 그래서 관객에게 더 큰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게 뮤지컬이 가진 힘이죠.

(이지혜)레더 드레스 이자벨 마랑. (백호)재킷, 팬츠 모두 참스.
가장 와닿는 넘버는 뭔가요?
지혜 재판 신에서 아이들에게 남기는 메시지가 있어요. “복수로 삶을 버리지 않길 바랄 뿐이다”라는 내용이죠. 그 넘버는 가창력을 뽐내거나 완벽하게 불러야 완성되는 노래가 아니에요. 숨이 차고, 음정이 나가더라도 슬픈 감정을 온전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죠. 극 초반에는 드러나지 않던 왕비 ‘마리’의 품격과 강인함이 느껴지는 장면이라 가장 애착이 가는 신이에요.
백호 ‘마리’와 ‘페르젠’의 듀엣곡인 ‘단 하나 후회 없는 일’을 꼽고 싶어요. 정말 속상한 장면이기는 한데 ‘마리’를 구해야 한다는 ‘페르젠’의 절박함이 가장 극에 달한 순간이기도 하고, 늘 현실을 외면했던 ‘마리’가 처음으로 “나쁜 왕비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며 떠나기를 거부하거든요. 두 인물의 가장 ‘나다운 순간’을 보여주는 것 같아 좋아하는 신이에요.
행색이 가장 초라한 순간임에도 위엄이 느껴지는 그 장면을 보며 감탄했어요. <마리 앙투아네트>를 처음 보는 관객이 알면 좋을 관전 포인트가 또 있다면요?
백호 인물에 완전히 몰입해보는 걸 추천해요. 사전 정보조차 없이 그냥 와서 봐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되는 캐릭터가 있을 거예요. ‘마리’나 ‘마그리드’가 아닌 아예 다른 인물일 수도 있죠. 결국에는 어떤 캐릭터가 옳고 그른지 따지는 게 무의미해질 거예요.
<마리 앙투아네트>의 캐치프레이즈기도 하죠. “우리가 꿈꾸는 정의는 무엇인가.” 각각의 인물이 믿어왔던 정의가 박살나는 순간 뒤통수를 맞듯 몰려오는 후회와 깨달음이 객석까지 전달되죠.
지혜 맞아요 초반엔 주인공인 ‘마리’와 ‘마그리드’ 중 어떤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하느냐에 따라 극이 완전히 달리 보여요. 가치관에 따라서 유독 공감이 안 되는 인물이 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극이 끝나면 캐릭터 하나하나 애정이 생기실 거예요. 정말 매력적인 뮤지컬이죠.
Credit
- Feature Editor 김미나
- Photographer 강혜원
- Hair 오지혜(이지혜)/정유성(백호)
- Makeup 김범석(이지혜)/조윤하(백호)
- Assistant 박한나
- Stylist 이우민
- Art designer 진남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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