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강인하게 나아가는 배우 정지소의 이야기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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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고, 강인하게 나아가는 배우 정지소의 이야기

“예쁘다”는 말에는 얼굴이 홍시처럼 빨개지고, “사자랑 싸워도 이길 것처럼 강해 보인다”는 말에는 까르르 웃는 소녀가 있다. 정지소, 1999년생, 10년 차 베테랑 배우. 막냇동생을 보살피고 싶다는 뜻으로 열아홉에 스스로 지은 새 이름처럼 정지소는 휘둘리지 않고 나아간다.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3.02.27
 
염색했네요?
최근까지 연달아 작품 촬영을 했거든요. 요즘처럼 간만에 쉴 수 있을 때 해보고 싶었어요. 염색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요. 전에는 회색 머리를 한 적도 있어요.
 
쉬면서는 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나요? 알아보는 사람도 부쩍 많아졌을 것 같아요.
오랜만에 대학로에 갔는데, 함께 사진 찍자는 사람들도 있고, 응원한다고 말해주는 분들도 있었어요. 감사하고 얼떨떨해요. 
 
데님 재킷 1백19만8천원 뮌. 셔츠 25만9천원 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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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가 엄청난 화제예요. 이럴 때 주변이 달라지기도 한다던데.
데뷔한 지 10년이 넘었고 화제작도 있었는데, 〈더 글로리〉를 향한 관심은 남다른 것 같아요. 연기를 비롯해 칭찬과 함께 관심을 받으니 성취감도 커요. ‘나 열심히 했구나, 잘 배우고 있구나, 부끄럽지 않게 하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어 뿌듯해요. 친구들도, 가족들도 칭찬해주고요.
 
친구들 만나면 어떤 시간을 보내요? 20대 중반 또래라면 보통 사회 초년생일 텐데, 지소 씨는 벌써 10년 차네요.
커피 마시고, 수다 떨고 그러죠.(웃음) 촬영 현장 밖에서 만나는 또래 친구들에게 배우는 게 많아요. 또래의 공통 관심사도 듣고, 한껏 웃고, 좋은 시간을 보내죠. 최근에 만난 친구가 “쉴 때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잘 생각해봤으면 좋겠어”라고 하더군요. 제가 더 잘 쉬고 건강하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해준 조언인데, 고맙더라고요.
 
1999년생 지소 씨는 소위 젠지 세대에 속해요. 이런 말은 어떻게 다가와요?
스스로 젠지 세대 같다고 느껴요. 주변 친구들 덕분인가?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젠지 세대는 더 자기 계발에 힘쓰는 것 같아요. 만나서 단순히 놀기만 하는 게 아니라, 크루처럼 함께 할 일을 도모하기도 하고, 클라이밍이나 자전거 등 건강하게 운동을 즐기기도 하고요. 저도 젠지 세대로서 더 성실하고 건강한 삶을 꾸리고 싶어요. 주체적인 편이죠? 네. 어릴 때 부모님께 배우가 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어요. 사실 어린 나이였어서 성숙한 목표가 있던 건 아니었고요. 그래도 저는 피겨스케이팅 선수였고, 운동을 해서인지 끈기가 있거든요. 아역 배우 시절 제가 연기를 잘 못해서 혼나면 엉엉 울고 마는 게 아니라, ‘다음엔 더 잘해야지’ 결심하고 더 노력한 것 같아요.
 
재킷 3백10만원대, 셔츠 90만원대, 스커트 2백60만원대, 이어 커프 가격미정 모두 알렉산더 맥퀸.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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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라는 이름도 열아홉에 직접 지었다고 들었어요. 화랑을 조직한 지소태후에서 따왔고, 동생을 엄마처럼 보살피고 싶은 뜻을 담았다고요.
열아홉쯤 고민하다, 20살에 개명했어요. 부끄럽거나 후회한 적은 없지만, 스스로 새 삶을 살 기회를 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당시 동생이 10살쯤이었고, 특히 저를 잘 따랐죠. 친구 같고, 누나 같고, 저를 존경해주기도 하고, 어쩌면 최고 멋진 사람으로 대해주는데, 동생에게 보답하고 싶고, 보살피고 싶다는 마음도 이름에 담았죠. 이후 ‘알 지(知)’, ‘되살아날 소(蘇)’라는 한자 뜻을 부모님이 만들어주셨어요.
 
전 이름인 현승민부터 지금의 정지소까지, 대중은 지소 씨의 성장을 지켜봤어요. 지난 10년간 18편의 드라마, 7편의 영화, 4편의 예능에 출연했고요. 이런 성실함의 동력은 어디서 오나요?
열심히 했을 뿐인데, 벌써 이렇게 쌓였다니! 가끔 포털 사이트에 제 이름을 검색해보면 제 필모그래피가 나오는데 신기하더라고요. ‘몇 년 전에 함께한 선배님은 나를 기억하실까’, ‘그 감독님은 여전히 감사하네’ 이런 생각도 들고, 어쩌다 시상식에 참석해 신인상도 받고, 감사할 따름이죠.
 
〈더 글로리〉를 터닝 포인트라 말해보면 어때요?
터닝 포인트 맞는 것 같아요. 큰 사랑을 받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큰 관심에 취하거나 휘둘리지 않으려 해요.
 
처음 〈더 글로리〉의 대본을 봤을 때 어떤 작품 같았나요?
오디션을 보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는 걸 알고 부담도 생겼고, 그만큼 더 잘하고 싶었어요. 책임감이 생기는 작품이에요. 
 
드레스 가격미정 클라라웨딩. 귀고리 16만8천원 페페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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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은’을 준비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뭔가요?
표정, 호흡, 대사 등 세부적인 부분까지 허투루 하면 안 되겠다 생각했어요. 헤어 스트레이너에 살이 지져지는 신을 찍을 때는 기기가 작동되지 않았는데도 아픔이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가해자 역을 맡은 언니, 오빠들도 마음이 안 좋았을 거예요. 그래서 저희끼리 마음을 굳게 먹고 임했고, 현장에 함께한 모두가 저희를 배려해주었어요.
 
〈비밀의 숲〉 〈청춘기록〉 〈해피니스〉 등의 작품을 통해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안길호 감독이 〈더 글로리〉의 연출을 맡았죠. 안길호 감독과는 작품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요?
믿고 지켜봐주신 것 같아요. 큰 틀에서 벗어나는 게 아니면 현장 분위기를 만들어 최대한 제가 자유롭게 잘할 수 있도록 해주셨어요.
 
스타 작가 김은숙과의 만남은 어땠나요?
대본 리딩 날 처음 뵀어요. 저를 보시더니 잘 부탁한다고, 상냥한 말투로 악수를 건네시는데 상상했던 것만큼 근사한 분이더라고요. 배우에 대한 존중이 느껴졌어요.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죠. 작가님을 포함한 모두가 저를 믿고 존중해주었어요. 
 
“어린 ‘동은’의 연기를 미리 볼 기회가 있었어요. 너무 마음이 아파 눈물이 나더군요.” 어른 ‘동은’을 연기한 송혜교가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에요. 송혜교 배우와 같은 인물의 다른 나이대를 연기한다는 걸 알았을 때는 어땠나요?
선배님도 대본 리딩 날 처음 뵀는데, 에너지가 대단하시더라고요. 대사 한마디 한마디 곱씹게 되고, 몰입감이 있었어요. 어른 ‘동은’의 차가운 마음과 복수심이 그대로 느껴졌달까? 사실 송혜교 선배님과 같은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만으로도 긴장했거든요. 그런데 상냥하게, 어린아이가 아니라 동료로 대우해주셨어요. 
 
뷔스티에 47만9천원 이자벨 마랑 에뚜왈. 티셔츠 59만5천원 이자벨 마랑. 글러브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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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듯이, 지소 씨도 배우로서 지금 어떤 기점에 와 있다고 생각하나요?
하지원, 한효주, 한지민, 송혜교 등 멋진 선배들의 아역을 맡아 늘 영광이었어요. ‘나도 언젠가 내 아역 배우를 만날 수 있겠지’ 하는 목표가 생겼는데, 이번에 촬영한 영화 〈태양의 노래〉를 통해 제 첫 아역 배우를 만났어요. 제가 어렸을 때와 똑같이 하는데, 얼마나 마음이 가던지…. 그 친구가 어떤 말을 듣고 싶은지, 어떤 행동을 해줬으면 하는지 느껴질 때면 너무 귀엽고 기특했어요. 그러면서도 카메라 앞에서 꿋꿋하게 연기할 때는 존경심이 들기도 했고요.
 
지난 10년을 돌아봤을 때 가장 뿌듯한 건 뭐예요?
자랑을 잘 못하는 편인데.(웃음) 어렸을 때부터 오디션을 많이 봐서, 노하우가 생겼다는 거? 1년에 20~30번은 봤으니 지금까지 수백 번은 본 것 같아요. 어른들을 대하는 노하우도 생겼고요.
 
피겨스케이팅 경력이 연기에 도움이 되기도 하던가요? 무대에 선다는 점에서 결단력과 긴장감을 누리는 법을 알지 않았을까 해요.
운동을 하면서 기른 끈기 덕에 커리어 초반 힘들어도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운동을 했다는 사실이 뿌듯해요.
 
예능은요? 〈놀면 뭐하니?〉 ‘가야G’의 멤버로 음원 차트 1등도 하고, 준수한 성과를 냈어요.
작품을 잠시 쉬는 동안 우연한 계기로 오디션을 보게 됐고, 덜컥 합격했어요. 오디션 곡 준비도 하루 만에 혼자 연습해서 갔거든요. 사실 어릴 때 가수의 꿈도 있었는데 부모님이 반대해, 이번 기회에 노래를 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혼신의 힘을 다했죠.

별명도 생겼던데요? ‘지소피 마르소’. 헤드폰을 끼고 노래하는 모습이 영화 〈라붐〉의 한 장면 같다며.
(얼굴이 빨개지며) 지소피 마르소는 상상도 못 했어요.(웃음) 방송이 나가고, 촬영장에 갔더니 현장에 있는 모두가 그렇게 부르더라고요. 예쁘다는 말을 들으니, 맘이 자꾸 들뜨는 거예요.
 
더 듣고 싶은 칭찬이 있나요?
강하다는 말. “무인도에 혼자 남아도 살아남을 것 같다”, “사자랑 싸워도 이길 것 같다” 이런 말 들으면 좋아요. 20대로 살며 자주 역경에 부딪히는데, 주저앉지 않게 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또래 친구들이 저더러 단단한 사람이라고 하면 고마워요. ‘그래, 나 강하고 단단한 사람이야’라며 기쁘게 생각해요.
 
올해 세워둔 목표가 있나요?
당장은 운전면허를 따고 싶어요. 혼자 드라이브도 하고 싶고, 시간 날 때 훌쩍 떠나고도 싶고.
 
배우 정지소가 세운 목표는요?
다음 촬영에 들어가면 목표가 생기지 않을까 해요. 명확하게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 어떤 감동을 주고 싶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지 않으려 해요. 항상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고, 역할에 충실하고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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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천일홍
    Freelance Editor 양보연
    Photographer 곽기곤
    Stylist 장지연
    Hair 김민선/알루
    Makeup 한현재/알루
    art designer 진남혁
    Digital designer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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