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영당이 싹쓸이했던 여성추천보조금, 거대정당 입으로 쏙?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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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영당이 싹쓸이했던 여성추천보조금, 거대정당 입으로 쏙?

지난 15일 통과된 정치자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개악'이란 비판을 받는 이유.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2.04.20

2020 여성추천보조금 '싹쓸이'의 기억  

2년 전 3월. 4·15 총선을 앞두고 선관위가 12개 정당에 451억의 보조금을 나눠 지급하자 허경영대표의 '국가혁명배당금당(현 국가혁명당)'이 결과와 상관 없이 "제21대 총선의 최대 수혜자"란 말이 나왔다. 현역의원 한 명 없는 정당이 받은 보조금은 놀랍게도 8억 4천 만원. '국민의당'이 받은 보조금이 3천 만원인 걸 생각하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선관위는 "여성 후보를 많이 공천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치자금법 제 26조에 따르면, 선거 지역구 공천에서 전국 지역구 총수(253개)의 30% 이상 공천할 경우 정당에 '여성추천보조금'을 지급하게 되어 있다. 정당이 특정 비율 이상의 여성후보를 공천할 경우 정당에 '재정적 보상'을 하는 것이다. 
 
당시 국가혁명배당금당은 전국 지역구 총수의 30%인 76명보다 한 명 많은 77명의 여성 후보를 공천했고, 그 결과 여성추천보조금 8억 4천 만원을 '싹쓸이'했다. 여성 추천 기준을 지켜서 보조금 전액을 지급받은 건 2004년 관련 규정이 만들어진 후 처음 있는 일. 많은 여성 후보를 공천했다는 사실만 놓고 보면 국가혁명배당금당이 더 많은 여성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재정적 보상'을 받는 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런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 후보의 비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거대 정당에 있었을 테니까. 통장에 8억 4천 만원이 입금된 뒤에야 여성추천보조금제가 있다는 걸 알았다는 허경영 대표의 말이 진실인지는 알 길이 없다. 다만 당시 지역구 후보로 공천한 인물 중 성범죄 전과자들이 포함된 것을 보면 그가 특별히 여성 권익 향상에 신경 썼다고 보기는 어렵다.    
 
 

2022 정치자금법, 개선이 아니라 개악?!  

지난 15일, 정치자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자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거대양당이 여성후보 공천 의지가 없으면서도 보조금을 챙겨가겠다는 심보를 드러낸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여성추천보조금제의 지급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은 계속 있었다. 개정 전 제도는 전국 지역구 총수 30% 이상의 여성 후보를 공천한 정당이 없을 경우 5% 이상 여성 후보를 추천한 정당에 차등을 줘 보조금을 지급했다. 문제는 총액의 20%만 각 정당의 여성 후보자 비율을 따랐다는 것. 40%는 정당의 국회 의석 수, 다른 40%는 직전 총선에서 정당이 얻은 득표율에 따라 분배했다. 같은 비율의 여성 후보를 공천해도 거대정당이 대부분의 보조금을 나눠 가졌기 때문에 여성추천보조금이 거대정당의 '보너스'라는 말까지 나온 것이다. 
 
이번 정치자금법 일부개정법률안 통과 후 달라진 점이라면 '싹쓸이'가 불가능해졌다는 것. 여성 후보를 30% 이상 추천한 정당이 있을 경우 해당 정당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기존의 규정을 없앴다. 대신 여성후보를 10% 이상 추천한 모든 정당에 여성 비율과 의석 수, 득표율에 따라 보조금을 나눠 지급한다. 보조금은 늘어나지만 강제력은 줄어드는 것이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 동수로 후보를 공천하지 않은 정당의 국가지원금을 삭감하는 프랑스(2000년), 여성과 남성 각각 30% 이상 공천하지 않을 시 보조금의 50%를 삭감하는 아일랜드(2012년)는 제도 도입 후 여성의원의 비율을 단기간에 높이는 데 성공했다. 여성계에서는 여성 후보 추천 비율을 지킬 경우 재정적 보상을 하는 '인센티브'가 아닌, 지키지 못할 경우 보조금을 감축하는 '네거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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