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희도 축구가 하고 싶었어요" <골때녀> 송소희&황소윤 인터뷰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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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저희도 축구가 하고 싶었어요" <골때녀> 송소희&황소윤 인터뷰

국악인 송소희와 로커 황소윤은 축구를 하면서 다른 사람이 됐다.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1.12.23
 
(황소윤)아카이브 유니폼 가격미정 오버더피치. 안경 본인 소장품. (송소희)아카이브 유니폼 가격미정 오버더피치.

(황소윤)아카이브 유니폼 가격미정 오버더피치. 안경 본인 소장품. (송소희)아카이브 유니폼 가격미정 오버더피치.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을 보면서 축구가 재미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두 사람 다 본업이 뮤지션인데 어떻게 합류하게 됐어요?
송소희(이하 ‘소희’) 제가 2021년 초부터 직장인 풋살 팀에서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팀원들이 〈골때녀〉 출연진이랑 건너건너 연결되더라고요. 소문이 났는지 섭외 전화가 왔어요. 일반 예능이었다면 부담스러웠겠지만 ‘그냥 나가서 축구하면 되는 거 아니야?’ 하는 생각으로 응했죠.
 
방송에서 “여자들이 함께 땀 흘리며 운동하는 것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라고 말했어요.
소희 초등학생 때 남자애들이 점심시간마다 나가서 축구하는 게 부러웠어요. 남자들은 성인이 돼서도 축구를 매개로 친구들과 만나 경기를 뛰며 우정을 쌓잖아요.
황소윤(이하 ‘소윤’) 제 경우는 조금 달랐어요. 매니저님이 〈골때녀〉에 푹 빠져 있었는데, 제가 어릴 때 축구 동아리를 했던 걸 아니까 “소윤이가 이 프로그램에 나가면 너무 행복해할 것 같다”라고 하시더라고요. 한 번도 뭔가를 먼저 제안하신 적이 없는데. 저야 유치원 때부터 남자애들이랑 몸 부딪치고 땀 흘리면서 축구하는 게 일상이었거든요. 코로나19 이후로 무대에 많이 못 서서 답답해하던 터라 흔쾌히 오케이했죠.
 
FC원더우먼 결성 이후 진행된 두 번의 연습 경기에서 두 사람이 만들어낸 골만 사실상 9개예요.
소희 골 넣은 직후에는 너무 기분이 좋았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희가 시작부터 유리한 경기였더라고요. 너무 도취되지 않으려 했어요.
소윤 탐색전이죠. 소희랑 그날 유독 죽이 잘 맞은 것 같아요.
소희 저희가 유별나게 잘해서 이긴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소윤 돌아보며) 근데 아까 영상 다시 보니 우리 좀 잘하긴 했더라.(웃음)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을 것 같아요.
소희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앞으로 쭉 축구를 즐기고 싶어요. 제 숨구멍이고 낙이거든요. 사실 〈골때녀〉 출연 전, 매주 풋살할 땐 이기고 지는 게 중요하지 않았어요. 몸을 부딪치며 배워가는 과정이 중요했죠. 다른 편이라도 골 넣으면 서로 박수 쳐주는 문화였어요. 그래서인지 두 번째 경기에서 상대팀인 FC탑걸이 골을 넣었을 때 저도 모르게 ‘이야, 잘 넣었다!’ 하면서 박수를 치고 있는 거예요.(웃음) 그렇지만 FC원더우먼 내에서는 다른 언니들도 악착같이 잘 수비해주고 계시니까 저희가 공격수로서 더 열심히 해야죠.
 
승부욕은 좀 있는 편이에요?
소윤 원래는 그런데, 축구는 편하게 시작했다가 이제 조금 승부욕이 생기는 단계예요.
소희 저는 제가 선택한 분야에선 무조건 1인자가 돼야 하는 성격이에요. 다만 축구는 저 혼자 잘해서 1인자가 될 수 없는 분야죠.
 
(황소윤)아카이브 유니폼 가격미정 오버더피치. 안경 본인 소장품. (송소희)아카이브 유니폼 가격미정 오버더피치.

(황소윤)아카이브 유니폼 가격미정 오버더피치. 안경 본인 소장품. (송소희)아카이브 유니폼 가격미정 오버더피치.

독립적인 뮤지션으로서 단합이 중요한 팀 생활이 어색하지는 않고요?
소윤 저는 처음에 감독님 말 듣는 게 너무 어색한 거예요. 밴드 활동은 보통 제가 감독 역할을 하니까요. 누군가에게 디렉션받거나 뭔가를 이 정도로 열심히 하는 게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이에요.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연습하면서 몰랐던 제 성격도 발견하고요.
 
몰랐던 성격을 발견한다는 건 어떤 의미예요?
소윤 경기 중에 굉장히 많은 일이 일어나잖아요. 골을 넣기도 하고 먹기도 하고, 누군가 다치고 울고 웃고. 다양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각자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보이더라고요. 그라운드 위에서 ‘우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흥미로워요. 음악을 하면서 제 안에서만 뭔가를 찾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타인과 교감하며 발견하는 것들이 새롭게 다가와요.
 
소윤 씨는 방송에서 “무대에서는 보통 블랙아웃된다. 축구할 때도 같았다.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났다”라고 했죠. 두 사람이 느끼는 무대와 그라운드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뭔가요?
소윤 차이점은 결과가 수치로 나온다는 점이요. 공통점은 둘 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행위라는 것?
소희 저도 비슷해요. 둘 다 끝나고 나면 어떻게 했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나요. 제가 느끼는 가장 1차원적인 공통점이에요. 대신 축구는 끝나면 죽을 것처럼 힘들어요.(웃음)
 
운동의 매력이 그거잖아요. 몸이 너무 힘드니까 역으로 다른 고민을 잊을 수 있는 거요.
소윤 저는 오히려 고민이 느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축구를 더 잘할 수 있을까.(웃음)
소희 근데 확실히 운동을 꾸준히 하니까 좋아요. 저는 평소 루틴을 지키려는 편이거든요. 일상의 균형이 깨지지 않게 단조로운 삶을 살아요. 아침에 일어나 집에서 하는 루틴이 끝나면 오후에 작업실 가서 대여섯 시간 정도 음악 작업하고 집에 오는 게 전부인 삶인데, 축구를 하니 뭔가 환기가 돼요. 축구로 인해 음악도 더 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살면서 음악 말고 다른 걸 해보고 싶다 생각한 적도 있나요?
소윤 당연히 있죠. 음악이 힘들거나 한 건 아니지만, 음악은 당연히 하고 있는 거니까요.
소희 정말? 다른 걸 해보고 싶었어?
소윤 응. 난 지금도 내가 음악만 하고 살아야 하는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아. 물론 그렇다고 축구 선수가 되겠다는 건 아니지만.(웃음) 제게 음악은 내가 하고 싶은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냥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그런 거예요.
소희 저는 요즘 운동을 하도 많이 하다 보니 오히려 본업인 음악이 취미처럼 느껴질 정도예요.(웃음) 거의 일주일 내내 축구 연습을 하거든요. 모든 스케줄이 마무리된 밤 10시에 시작해서 새벽 2시쯤 끝나요. 진짜 운동 선수들을 존경하게 됐어요.
소윤 맞아, 맞아.
 
요즘 음악적 고민은 뭐예요?
소윤 저는 얼마 전 새 싱글 앨범 〈joke!〉를 발표하면서 해소를 한번 했죠. 2021년 초 〈자유〉라는 싱글을 냈는데, 당시 풍선 안에 갇힌 듯한 환경에 송곳 하나가 톡 찔러 ‘팡!’ 하고 어떤 현상을 만든 느낌이었거든요. 오히려 앨범을 내고 나서 ‘자유’가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좀 더 깨달은 것 같아요. ‘자유’라는 거창한 단어를 곡 제목으로 쓰고 나니 그다음에 뭘 보여줄지 고민도 됐고요. 그동안 새소년이 전개해온 흐름을 한번 깨고 사람들에게 새로움을 선물하고 싶어서, 이번 뮤직비디오는 베를린에서 찍고 프로듀서들도 해외에서 새로 찾았죠. 축구 훈련하다 베를린에서 촬영하고 한국 돌아와서 또 믹스하고 그랬어요.
 
정말 살인적인 스케줄이네요.
소윤 그래도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아요. 축구가 사람을 미치게 하는 면이 있잖아요? 코로나19로 공연을 전처럼 못 하게 되니까 사람이 미치질 않는 거예요. 그런데 축구하면서 그 지점들을 다시 찾았다고 생각해요. 스포츠맨십이라고 하죠. 스포츠하는 사람들만의 강인한 정신력, 다 같이 똘똘 뭉쳐 뭔가를 해내고야마는 거요. 지구력과 투철함. 이런 것들이 조금씩 더 생긴 것 같아요.
 
소희 씨는 어린 나이에 크게 주목받으며 20년 가까이 음악을 하는 동안 ‘이게 내 실력이 아니라 운인가?’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고요.
소희 저는 늘 모든 게 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제가 가진 게 제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요. 어떤 운이 나에게 왔다면 그 순간만큼은 최선을 다해요. 그렇지만 잘되고 안 되고에 집착하는 성격은 아니에요. 그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고요.
 
정신력이 강한 편이라고 해도 될까요?
소희 강한 편이죠. 그렇게 쉽게 휘둘리는 성격은 아니에요.
 
국악을 하다 보면 어른들을 많이 상대하게 되잖아요.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도 컸을 것 같은데. 
소희 그래서 그 스트레스에서 탈출했죠.(웃음) 저는 이단아 같은 존재예요. 물론 정통 국악 무대는 지금도 계속해요. 그건 제 정체성이니까. 하지만 무엇보다 제가 무대 하면서 즐겁고 싶거든요. 제 의견이 좀 더 들어갈 수 있는 음악을 할 때가 재미있어요. ‘정통’에는 제 의견이 낄 자리가 없죠.
 
(황소윤)니트 톱, 팬츠, 로퍼 모두 가격미정 보테가 베네타. 니삭스 7만6천원 퓨잡. 안경 본인 소장품. (송소희)집업 재킷 가격미정 하우스 오브 써니 by 피어. 니삭스 7만6천원 퓨잡. 슈즈 가격미정 미우미우. 미니스커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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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곡 커버나 박정현과의 가요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보고 놀랐어요. 이게 되는구나 싶어서요. 
소희 지금도 밴드나 오케스트라 협연 위주로 공연을 많이 해요. 앞으로 제 밴드를 꾸려서 다른 젊은 국악인들과 차별되는 동시에 대중적으로 친숙한 곡을 만들고 싶어요.
소윤 와, 이 친구 꿈이 커요. 욕심이 많아.(웃음)
소희 아직은 꿈이에요.(웃음) 2022년을 목표로 열심히 작업하고 있죠.
 
들으면 들을수록 둘이 정말 다른 사람인 것 같아요.
소윤 그래요? 저는 오히려 들을수록….
소희 달라. 다른데 결이 비슷해.
소윤 실질적인 생활 패턴은 되게 다른데 추구하는 삶의 내용 같은 게 비슷해요.
 
축구 말고 음악적 고민 같은 것도 서로 얘기하나요?
소희 아까 했던 얘기는 소윤이한테도 한 적 있어요.
소윤 재방송이죠.(웃음)
 
두 사람을 맺어준 〈골때녀〉가 스스로에게 어떻게 기억됐으면 하나요?
소윤 저는 점점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이유가, 이런 경험은 다시 없을 것 같아서예요. 이렇게까지 뭔가를 열심히 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일이 또 있을까 싶어요. 그리고 제가 언제 이천수 감독님한테 축구를 배워보겠어요.(웃음) 이 경험이 제게 또 다른 감각을 깨워주지 않을까 해요.
 
음반을 낼 때의 해소감과는 다른 결이겠죠?
소윤 너무 다른 것 같아요. 음악은 삶 그 자체가 됐고, 축구는 저란 인간을 좀 더 건강하게 만들어줘요. ‘아, 너무 힘들고 화나네’와 ‘그래 이런 게 축구의 재미지’ 하는 마음의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요.
소희 저도 이천수 감독님한테 축구를 배운다는 게 영광이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하고요. 진짜 말이 안 된다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멋있는 플레이를 보여줄 때 수십 대의 카메라가 그걸 더 멋있게 찍어주고, 수십 명이 편집해주고…. 
소윤 골 넣는 장면을 다섯 번씩 보여주고.(웃음) 
 
거기서 ‘짤’도 수십 개가 탄생하고요. 
소희 그걸 누릴 수 있는 게 가장 좋죠. 끝까지 즐겁게 누릴 수 있었으면 해요. 시청자들에게는 즐거움을 주고 싶다 생각하고요. 그거 하나예요. 즐거운 거. 
 
보는 사람 입장에선 두 사람이 너무 잘하니까 즐겁거든요. 어쩌죠, 너무 부담 주면 안 되는데.(웃음) 
소희 아이고, 이제 진짜 큰일 났네요. 
일동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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