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밤을 조심하라고? 연애 시장에서 사용되는 위험한 수단!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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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밤을 조심하라고? 연애 시장에서 사용되는 위험한 수단!

사이비 종교의 포교 수단으로 쓰이던 방법이 연애 시장에서도 사용된다고?

김예린 BY 김예린 2021.11.09
 
당신이 외면하고 싶을 얘기를 하나 해보자. ‘요즘 새로 시작한 연애 때문에 행복해 죽겠다’, ‘이렇게 좋아도 되는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일단 의심해보는 게 맞다. 예를 들어 새 남자 친구가 2년 만에 주말 오후 카페에서 만난 쇼윈도 친구들보다 훨씬 더 열성적으로 당신을 “예쁘다”라고 칭찬해준다거나, 만난 지 일주일밖에 안 됐는데 두 달 후 있을 자신의 절친 결혼식에 당신을 데려가고 싶다 말한다거나, 메신저를 보내는 족족 ‘칼답’한다면? 내가 찾던 바로 그 운명의 상대를 만났다고 단정 짓기 전에 잠깐! 이 과도한 관심과 친절, 무한한 애정의 표현이 사이비 종교 집단에서 포교 수단으로 자주 쓰인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러브 바밍(love bombing)’이라 불리는 이 행동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애정 공세’와는 차원이 좀 다르다. 상대방에게 과한 애정을 퍼부어 기분을 띄워준 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를 조종하려는 일종의 감정적 덫이다. 놀랍게도 이 단어는 ‘통일교’로 널리 알려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에서 자신들의 포교 전략을 일컫기 위해 고안한 것. 이들은 일반인에게 러브 바밍을 시도하고 종국에는 자신들의 종교에 의존하도록 유도한다. 같은 수법이 당신의 데이팅 앱으로 침투하고 있다는 거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몇 해 전 미국 할리우드에서 파란을 일으킨 사이비 집단 ‘넥시움(NXIVM)’도 소속 신도들 간의 유대감과 충성심을 강화하기 위해 러브 바밍과 비슷한 전략을 취했다.
 
넥시움에 대해 잠깐 언급하고 넘어가자면, 배우 앨리슨 맥이 2인자로 군림하면서 주변 할리우드 여배우들을 포교하려 시도한 사실 때문에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는데, 교주인 키스 라니에르는 소속 여신도들의 몸에 낙인을 찍고 성적으로 착취를 일삼았다. 물론 평범한 연애가 이 같은 극단적 사이비 종교로 빠지는 일은 잘 없을 테지만(없길 바라지만), 심리치료학자 아미 캐플런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러브 바밍의 의도를 근본부터 따져보면 사이비 종교 집단의 포교 활동과 일맥상통한다. 상대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권력을 얻음으로써 자신의 위치를 강화하려는 것. 연애 조언 콘텐츠에 관심 많은 사람이라면 눈치챘을지 모르지만, 개인의 경우 이는 자기애성 인격 장애의 증상일 확률이 꽤 높다.
 
러브 바밍을 하는 사람을 편의상 ‘러브 바머(love bomber)’라고 한다면, 러브 바머들은 많은 경우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떨어지며, 자아가 비대하게 팽창해 있고, 관심에 집착한다. 이들은 상대방의 잠재적인 정서적 불안을 빠르게 캐치해 캐내려 하며, 그것을 역이용해 상대를 감정적으로 착취한다. 한 가지 놀랍고도 께름칙한 부분은, 러브 바머들의 이런 행동이 전혀 의도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당신의 데이트 상대가 처음부터 오로지 당신을 조종하려는 목적으로 이 모든 일을 꾸민 건 아니라는 얘기예요. 그러나 러브 바밍은 대부분의 경우 실제로 열렬한 사랑과 혼동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이 심각해질 때까지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캐플런은 말한다. 작은 신호라도 빨리 알아차리고 대응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인텐셔널 하츠카운슬링 서비스(Intentional Hearts Counseling Service)의 로리 닉슨 베시아 박사에 따르면, 상대방이 자신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친밀해졌다고 느끼며, 내면 밑바닥에 있던 비밀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순간 러브 바머는 상대방에 대해 흥미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관계에서 자신의 입지를 철회하려 한다. “그때쯤이면 러브 바머는 상대에게 언어폭력을 행사하거나, 감정적으로 학대하고 가스라이팅하며 상대방의 자존감을 갉아먹습니다. 상대는 자신의 가치가 하락했다고 느끼게 되는 거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사랑과 애정을 느끼고 싶은 욕구가 잘못됐다는 건 아니다. 애정 공세에 넘어가 결국은 러브 바머에게 조종당하는 연애를 했더라도, 애정에 지나치게 목말라 있던 자신을 탓할 필요는 없다.
 
앞으로 데이트 상대가 당신에게 칭찬 한마디를 건네거나, 만난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당신의 배스킨라빈스 최애 메뉴를 외웠다고 해서 바로 비상등을 켜고 그와 거리를 두라는 것도 아니다. 그저 언제나 마음속 한편에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정도면 좋다는 얘기다.
 
만약 누군가와 이제 막 연애를 시작했고, 이 글을 읽으며 ‘이거 러브 바밍인가? 아니면 그냥 나에게 아주 푹 빠진 건가?’ 하고 헷갈린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방에게 대화를 요청해 당신이 지금 느끼는 감정을 솔직히 터놓는 거다. 러브 바밍에 대해 당신이 아는 걸 줄줄이 읊거나 거창한 얘기를 할 필요는 당연히 없다. 아주 간단하게 “우리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서로에게 너무 빨리 빠져들고 있는 것 같아. 속도를 좀 늦추고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게 어때?” 정도의 얘기를 해보는 거다. 만약 상대방이 당신의 의견을 존중한다면, 좋은 신호다. 그렇지 않고 당신의 말에 화를 낸다면 해결책은 빠르게 손절하는 것뿐. 당장 그와 이별을 선언하고 전화번호를 삭제한 뒤, SNS를 차단하라.
 
 
당신이 만난 사람이 ‘러브 바머’라는 신호
사귄 지 며칠 되지 않는데 당신과의 데이트와 선물에 엄청나게 많은 돈을 쓴다.
당신이 그와 최소한의 거리를 두고 선을 지키려는 행동이 상대에게 못할 짓을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는 늘 당신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 한다(묻는 말투에 머뭇거림이나 멋쩍은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이 아주 당당하다).
당신에 대한 감정으로 순식간에 만리장성을 쌓을 정도로 당신에게 급격히 빠져든다.
(당신을 묶어두기 위해) 몇 달 후까지 내다보며 데이트 계획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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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김예린
    photo by Stocksy
    글 테일러 앤드루스(Taylor Andrews)/ 로런 라미(Lauren L’amie)
    digital designer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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