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포카리스웨트 ‘하지만 네가 보였다’
」 한 여학생이 굽이치는 복도를 달려 또 다른 여학생의 손을 맞잡고 해맑게 웃는다는 내용이 전부지만 탁월한 영상미로 화제가 된 일본 포카리스웨트 광고. 남들과 조금 다른 길을 가더라도 용기를 내라는 메시지가 담겼다. 거침없이 달리고 땀 흘리는 여성의 모습과 그들의 우정(혹은 사랑)을 소재로 한 점도 신선하다.
▶ 문을 열자 만개한 꽃잎이 주인공의 앞길을 가로막는 장면. 심지어 CG 없이 원테이크로 찍었다고. 2천억대 유물이 사라진 자리에서 발견된, 범인의 지문이 묻은 슈퍼콘이 증거로 제출되며 시작되는 법정 드라마. 병맛 스토리를 ‘진지하고 쓸데없이’ 고퀄로 만든 점, 오마이걸의 멤버 미미의 과거 슈퍼콘 먹방을 콘티에 녹인 점이 인기의 이유다. MZ세대가 무엇에 ‘진심’인지를 잘 파악한 사례.
▶ 배우 최무성이 증인으로 ‘호두마루’ 아이스크림을 소환한다. 이해하려 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이자. 「 ③ H&M ‘ONE/SECOND/SUIT’
」 청년들의 취업난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듯. H&M 맨이 영국에서 남성 구직자에게 면접 당일 정장을 무료로 빌려주는 캠페인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면접을 준비 중인 청년들의 담담한 혹은 비장한 얼굴과 함께 자녀를 응원하는 엄마의 메시지를 들려준다. 대단한 편집과 화려한 캐스트 없이도 전 세계 구직 청년들의 진한 공감을 자아낸다. ‘나도 구직자라 눈물이 날 뻔했다’는 후기가 속출했다.
▶ “왕처럼 당당하게 고개를 치켜든 모습만 보여줘.” 엄마가 아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가슴이 웅장해진다(!). 「 ④ NIKE JAPAN ‘The Future Isn’t Waiting’
」 일본에 거주하는 흑인, 혼혈인, 한국계 일본인인 ‘자이니치’ 등의 실제 스토리를 담았다. 브랜드의 정치·사회적 관점과 뿌리 깊은 차별 문제를 과감히 드러낸 것. 많은 이가 공감했지만, 일부 일본인들은 ‘자이니치’ 이슈를 필요 이상 부풀렸다며 나이키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 “모든 게 바뀔 거라고사람들이 말해. 하지만 기다리기만 할 순 없잖아.” 배우 윤여정이 출연해 특유의 휴먼여정체를 차지게 구사하는 지그재그 광고. 패션 커머스 광고는 20~30대 여성 셀렙만 섭외한다는 불문율을 깨 티저 영상만으로 화제가 됐다. “좀 이상하게 입는다고 뭐 법에 저촉되니?” 등의 명대사를 통해 “남의 눈치 보지 말고 맘대로 사자(살자)”라는 메시지를 전했으며, 지그재그는 브랜드 이미지를 ‘호감’으로 굳혔다.
▶ 도입부부터 광고계의 고정관념을 일갈한 윤여정의 대사, “근데 잘못 들어온 거 아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