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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주 만삭 임산부의 할 일은 '남편 반찬 챙겨놓기'?

서울시 임신출산정보센터의 여혐 인증글이 화제다.

BY김혜미2021.01.06

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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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임신출산정보센터에 올린 글이 질타를 받고 있다. 35주 만삭 임산부의 할 일로 ‘남편 반찬 챙겨놓기’, ‘냉장고에 오래된 음식은 버리고 가족들이 잘 먹는 밑반찬으로 준비해 놓기’ 등을 공공정보로 게시해두었기 때문.  
그뿐만이 아니다. 임신 19주 차 내용에는 배가 불러온다고 움직이기 싫어하면 체중이 순식간에 불어난다며 청소나 설거지 같은 집안일을 미루지 말고, 그때그때 하라고 말하고 있다. 걸레질을 할 때 손을 앞쪽으로 쭉 뻗으면서 닦으면 스트레칭에 도움이 된다는 말까지 덧붙여 놓았다. 임신 22주 차 정보에는 결혼 전 입던 옷을 눈에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두어 자극을 받으라는 말이 쓰여있다. 이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의문이다.  
물론 이 사이트에는 임산부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들도 있다. 그리고 이는 비단 서울시의 잘못만이라 말하기도 어렵다.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아가사랑 사이트 역시 임신주기별 정보를 서울시와 같은 내용으로 적어 놓아서 그렇다.  
하지만 분명 문제는 있어 보인다. 남성 중심으로 적어 놓은 시대착오적인 글들도 그렇지만 남편 역시 아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어린아이와 같은 존재로 낙인찍어 버린 것도 그렇다.  
현재 서울시는 여성들의 강한 반발을 의식해서인지 문제 되는 내용을 삭제한 상태. 서울시의 사과와 임신출산정보센터 담당자 징계를 요구하는 청원 역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서울시에서 어떻게 대처할지 자못 궁금해진다. 
 

2030 여성의 반응들을 모아봤다.  
“처음에 서울시 웹사이트에 올라온 글을 보고 제 눈을 의심했어요. 이게 2021년에 나올 수 있는 말인가 싶어서요. 여성을 아직도 가사 도우미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아 더욱 받아들이기 힘드네요. 이러면서 무슨 아이가 살기 좋은 나라, 워킹맘이 당당히 일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걸까요?” -29세, 웹디자이너
 
“서울시의 성인지 감수성의 정도를 보여주는 증거 아닐까요? 저것 말고도 성관계에 대한 글들도있던데 여자는 임신하더라도 남성의 성욕은 사라지지 않는다며 성행위를 강요하는 듯 해서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몸도 무거워 죽겠는데 남편의 성욕까지 받아내라는 게 서울시의 공식 입장이라니..” -33세, 회사원
 
“이래서 제가 결혼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제 출산 의욕을 꺾는 게 서울시가 될 줄이야. 진짜 사유리씨가 현명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할 수 있다면 비혼으로, 아이를 낳아야 한다면 비혼으로 아이를 출산하고 싶습니다. 이런 저런 꼴 보지 않게 말이죠.” - 32세, 은행원
“별 것 아닌데 발끈한다는 의견들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제 회사 동료는 남자인 자신이 봐도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였어요. 남자들을 스스로 손 하나 까딱하지 못하는 바보천치로 만들었다면서요. 물론 대부분의 남성들이 제 동료와 같진 않겠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남자가 있다는 게 그나마 조금 위로가 됩니다”- 28세, 스타트업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