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단톡방에 썸남과의 카톡 캡쳐 올리면 안되는 이유

그와 이별하게 된다면 모두 단톡방 탓일지도 모른다.

BY김혜미2020.12.04

자, 우선 스마트폰 속 사진첩을 체크해보라. 혹시 '카톡 스크린샷'으로 가득하지 않은가? 소개팅에서 만났던 훈남과 주고 받은 대화를 캡쳐한 것부터 최악의 썸남과 주고 받은 대화, 심지어는 남자친구와 했던 은밀한 대화를 캡쳐한 이미지까지. 아마도 이 글을 클릭한 당신이라면 분명 '실제로 찍은 사진'과, 방금 언급한 '남자와의 대화 캡쳐짤'이 7대 3 정도의 비율로 존재했을 것이다. 
 
짜증나는 썸과 연애의 경험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경험적 증거가 바로 스크린샷들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을 것이다. 답 없고 섹스에만 관심이 있는 남자들, 내가 미드 퓨처라마 대신에 심슨네 가족들을 더 좋아한다고 하자 내 TV 프로 취향에 대해 공격적으로 못마땅하다는 주장을 펼치는 남자들, 그리고 가장 적은 수인, 내가 좋아했지만 문자를 통해 그 사람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는데 실패한 남자들이 보낸, 내가 답을 달지 않아 온통 회색 말풍선으로만 뒤덮인 문자창 스크린샷이 가득할 지 모른다. "모든 남자들과의 대화를 저장해 필자의 친구들과 하는 단체 채팅방에 올리는 편이에요. 상대 남자들이 보낸 수많은 농담들과, 함께 나눈 이야기들을 모두 말이죠. 아무리 최악의 첫 데이트를 했다고 해도 적어도 내 친구들의 스마트폰을 통해 그들에게는 웃긴 에피소드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위안이 되잖아요." 카피라이터 J씨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물론 그러한 측면을 인정한다. 단, 단점은 있다. 이러한 행동이 습관이 되다보면 단톡방의 친구들의 지속적인 인정을 받지 않고서는 누군가 제대로 사귀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과연 이들에게 연애 조언을 구하는 것이 과연 연애에 도움이 되기는 하는 것이었을까? 친한 친구들과 누가 봐도 최악인 남자들 욕을 하는 것은 인생의 큰 즐거움 중 하나다. 하지만 누군가와 진짜 잘 통하고 어울리는지 알아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단체 채팅방에 그가 보낸, 이해가 되지 않는 문자를 보여주고 그 뜻을 알아내고 싶어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주저리 주저리 앞뒤 상황에 대해 적을 필요 없이 모두가 상황파악을 하고 당신에게 의견을 피력할 수 있으니 말이다. 로욜라 대학교의 심리학과 부교수인 테레사 디도나토 박사는, "썸남과 주고 받은 대화를 그대로 공유하면 친구들이 정확하게 단어 하나하나까지 볼 수 있게 되죠.”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이 방법이 전혀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문자 메시지는 미묘함이라는 것이 없는 기계를 통한 대화방식이에요,”라고 디도나토 박사는 말한다. “문자와 동반되는 비언어적인 행동이 없기 때문에 문자 메시지를 통해 애매모호한 대화가 오고 가게 된답니다.” “ㅇㅇ, 나중에 봐”라는 표현만 보더라도, 상대가 당신을 나중에 만나는 것에 대해 고대하고 있는 것인지, 혹은 당신이 수제 맥주는 다 비싼 비누 맛이 난다고 한 것에 짜증이 나서 의도치 않게 느낌표를 뺀 것인지 잘 알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당신에게 상대가 보내는 피드백을 있는 그대로 믿을 수도 없다. 디도나토 박사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본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어떤 문자를 분석해달라고 부탁할 경우, 당신과는 전혀 상관없이, 자신이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얼마나 안정을 느끼는지에 따라 그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남자의 문자 스타일에 대해 분석하고 싶어서 한 남자와의 문자 대화내용을 여러 번 친구들에게 보내면, 그들은 이미 당신과 그의 관계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친구들에게 특정 남자와의 대화를 분석해 달라며 그들을 귀찮게 할 경우, 당신이 실제보다 그 사람과의 연애에 대해 확신이 없다는 뉘앙스를 풍기게 된답니다. 그래서 친구들도 그 남자에 대해 좀 더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죠,”라고 디도나토 박사는 말한다. 일례로, 당신과 문자를 주고받는 그 남자가 왜 이모티콘을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냐며 친구들과의 단톡방에 계속 푸념한다면, 친구들은 그에게 무슨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가 사실은 아무것도 잘못한 것이 없는데 말이다.)
 
물론, 친한 친구들이 당신의 연애에서 보이는 적신호들을 먼저 찾아내 줄 수는 있다. 항상 당신이 데이트 계획을 짜고 있다는 등의 이야기 등을 말이다. 하지만 단체 채팅방에서 당신의 연애에 대해 친구들에게 의견을 묻는 것이 지나치면, 그것이 과도하게 안도감을 찾으려는 행위로 변질될 수도 있다. 디도나토 박사는 이 현상에 대해, “당신과 당신의 연애에 대해 인정을 받아야만 하는 것이죠. 친구들이 당신에게, ‘그 남자 정말 진국이야!’라는 말을 듣고 싶어하는 것이에요. 하지만 그런 욕구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는 것은 당신이 불안한 심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게다가, 상대 남자가 누가 봐도 확실한 나쁜 놈이 아닌 이상, 당신의 친구 7명은 각자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당신과 그의 연애에 있어 당신이 잘못된 결정들을 내릴 수 있게 만들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선택권이 적은 결정을 내릴 때 더 많이 만족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자신이 내린 결정에 대해 후회도 덜 하고 불확실성도 적어지죠,”라고 디도나토 박사는 설명한다. 이미, 상대 남자를 당신이 좋아하는지 아닌지에 대해 확실하지 않을 경우, 여자친구들의 의견을 다 모으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문자를 보여주고 의견을 물을 사람들을 조심스럽게 골라야 한다. 정말 친하고 좋은 친구 (혹은 적은 수의 친구들)만이 상황을 정확하게 보고, 상대 남자가 보낸 문자에 숨은 의미가 가득할 것이라고 착각해서 당신이 아주 좋은 사람과의 연애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해준다. “당신의 파트너나 당신, 그리고 당신의 연애에 대해 선입견을 갖게 만들 수 있는 내용들을 폭로할 생각이 있다면 더욱이 이런 친구들을 현명하게 고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답니다.”라고 디도나토 박사는 말한다. 만약 당신이 연애를 하면서 정말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놓여 다른 사람들의 조언이 필요할 때가 되면, 당신의 진정한 절친들은 당신 곁에서 당신에게 도움을 주려고 할 것이다. 게다가, 누군가와 오래 사귄다고 한다면 당신의 친구들의 관여는 그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애를 할 때에는 무엇보다 그 사람과 친밀감을 키우는 것이 중요해요,”라고 디도나토 박사는 말한다. “당신이 단톡방에 보낸 그 문자를 당신이 썼다고 가정해 보도록 하세요. 그 문자를 당신의 파트너가 그의 친구들에게 보여줬다면 당신이 어떤 기분일까요? 발가벗겨진 기분이 들고 마음이 아프거나 부끄럽다면, 그의 문자도 당신만 알고 있는 편이 나을 지도 몰라요.”
 
좋은 친구들이라면 안 좋은 이별과 흐지부지된 카톡 대화들 속에서도 당신을 지지해줄 것이다. 하지만 애매모호한 문자를 받을 때마다 친구들에게 알리고 싶어 안달이 난다면, 친구들의 의견 없이는 당신이 뭘 원하는지도 잘 모른다는 신호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