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V에 걸리면 어떻게 해야할까?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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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V에 걸리면 어떻게 해야할까?

지금부터 들려주는 내용만 알고 가면 산부인과에서도 쫄지 않을 수 있다.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0.10.13
 

HPV는 완치되나요?

HPV에 대해 조금만 찾아보면 대부분의 기사에서 바이러스 80~90%가 1~2년 내 소멸된다고 설명한 문구를 접할 수 있다. 실제 많은 경우 2년 동안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음성 판정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지인산부인과 김정연 원장은 경각심을 늦추지 말라고 당부한다. “대다수의 사람에게서 자연 소멸된다 하더라도, 그 10% 중에 내가 있으면 내게는 100%의 확률이죠.” 주민수 간호사와 이함성 간호사는 ‘자연 소멸설’에 대해 회의적이다. “HPV 소멸 여부에 대해서는 산부인과 의사들과 바이러스 학자들의 견해에 차이가 있어요. 바이러스 학자들의 경우 반복 검사에서 여러 번 음성 판정을 받을 경우 없어졌다고 간주할 뿐, 소멸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얘기하죠”라고 주민수 간호사는 말한다. 실제로 1~2주 간격으로 반복 검사했을 때 같은 형이 양성에서 음성, 다시 양성으로 결과가 뒤집히기도 한다는 것이다. 또 HPV로 수술을 받고 난 이후에 자궁경부에서 질로 바이러스가 옮겨가는 경우도 있다. 원추절제술을 받은 환자 중 재발하는 비율은 3명 중 1명꼴이다. 이함성 간호사는 질병관리청에서 HPV를 HIV 등과 함께 ‘만성 감염 질환’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점을 짚는다. “만성 감염 질환의 경우 ‘완치된다’고 얘기하지 않아요.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HIV의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 평생 관리해야 하죠”라고 말한다. 그는 20대에서 가장 감염률이 높은 HPV가 30~40대 여성들 사이에서 현저히 감염률이 떨어졌다가 50대부터 조금씩 감염률이 증가하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바이러스 역시 면역력이 강할 때는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활성화됩니다. 가장 위험하다는 16·18형을 보유하고 있어도 몇 년 동안 건강히 지내는 경우도 있지만, 성관계를 안 한 지 몇 년이 지난 후에 생식기 사마귀가 생기거나 남편과 사별한 지 수십 년이 지난 후 암으로 발병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예방은 가능한가요?

콘돔은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앞서 살펴봤듯 완벽한 예방법이 아니다. HPV 백신 접종을 꼭 해야 하는 이유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접종이 실시되는 HPV 백신은 3가지로, 서바릭스 2가, 가다실 4가, 그리고 가다실 9가다. 서바릭스의 경우 자궁경부암 환자의 70% 이상에서 발견되는 가장 악명 높은 HPV인 16·18형 두 가지를 커버해주며, 가다실 4가는 여기에 추가로 생식기 사마귀의 주원인으로 알려진 6형과 11형을 커버해준다. 가장 최근에 접종을 시작한 가다실 9가의 경우 고위험군 HPV 중 31·33·45·52·58형을 추가했다. 보통 항체가 유지되는 기간은 가다실 기준으로 6~10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백신의 경우 성 경험이 있기 전, 최소 만 26세 전에 접종해야 효과가 가장 좋다. HPV 백신 접종 권장 연령은 우리나라의 경우 만 9~26세지만, 만 26세 이후에도 접종이 가능하며, 가다실의 경우 만 45세까지를 접종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다만 나이에 따라 접종 횟수가 달라진다. 만 14세까지는 6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이 가능하고, 그 이후 연령대라면 세 차례에 걸쳐 접종한다. 서바릭스 2가의 경우 첫 접종일로부터 1개월과 5개월 간격으로, 가다실은 첫 접종일로부터 2개월과 4개월 간격으로 접종한다. 오랜 기간에 걸쳐 맞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가격대도 만만치 않지만 암 중에서 유일하게 예방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한 암이니, 좋게 생각하자. 자궁경부암 백신은 전 세계 65개국에서 국가예방접종으로 도입돼 2억건 이상 안전하게 접종 중인 백신이며,  미국질병관리본부와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예방 접종을 중단할 만큼 심각한 부작용은 없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서바릭스와 가다실 중 뭐가 더 좋은가요?

서바릭스와 가다실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연구는 아직까지 이뤄진 적이 없어 병원에서 의사의 권고대로 접종을 실시하는 게 보통이다. 서바릭스의 경우 커버해주는 바이러스 종류가 2가지뿐이지만, 면역 물질이 첨가돼 백신의 효과가 좀 더 오래가고, 항체 형성량이 많다는 장점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제조사인 GSK는 서바릭스가 다른 고위험군 HPV형에 대해 교차 예방 효과가 있다는 데이터를 발표한 적 있으나 라벨에 기재 허가를 받지는 못했다. 국내에서는 최근 들어 가다실 9가를 선호하는 추세다. 한국인에게서 특히 자주 발견되는 52형과 58형을 함께 커버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보라매병원 진단검사의학과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검사 대상자 중 HPV 보유자 17.6% 가운데 18형이 2.3%, 16형이 2.1%, 58형이 1.2%의 비율을 보였다. 또 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 지역 여성 대학생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51형,  53형, 56형,  16형,  52형 순서로 감염률이 높았다.
 

HPV 감염 사실을 알았을 땐 어떻게 하나요?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HPV 치료를 실시하고 있지 않다. 제넥신 등이 개발돼 치료제로 유력히 거론됐지만 현재 항암제 목적의 임상 시험만이 진행되는 상황이다. 고위험군이 아니거나, 비정형 세포 단계로까지 이어지지 않았다면 우선은 꾸준한 검사를 진행하는 게 최선이다. 문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팝 검사와 HPV 검사의 비용은 대략 5만~7만원 선이며, 병원에 따라 8만~9만원까지 한다. 심지어 보험이 적용돼도 3만원대로, 결코 부담 없이 검진할 수 있는 비용은 아니다. 이함성 간호사는 “국가에서 실시하는 암 검진의 경우 정확도가 상당히 낮은데도, HPV 검사는 팝 검사로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이상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예요. 실제로 산부인과에서는 1년에 한 번씩 검진받는 것을 권고하고 있어요”라고 지적한다.
 

HPV에 감염되면 섹스는 영영 못 하는 건가요?

감염 사실을 알았다면 파트너에게 즉시 이 사실을 알리고 함께 검사를 받아야 한다. 둘 중 한 명에서 바이러스가 소멸됐더라도 HPV는 항체가 잘 생기지 않아 재감염, 즉 핑퐁 감염될 위험이 있어서다. 이함성 간호사에 따르면 이론적으로 HPV와 암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있을 땐 성관계를 피하는 것이 좋다. “바이러스가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음성 판정 이후에도 성관계를 지속할 것인지는 환자 본인의 선택에 달렸어요. 나의 몸 상태, 안전장치, 재감염 시 검진 등을 위해 투자할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있는지를 모두 고려해보세요”라고 조언한다. 중요한 건 사회적으로 HPV 언급을 터부시하지 않고, 국가가 나서서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해 개인의 결정권을 보장하는 일이다. 이함성 간호사는 “HPV 감염과 암을 직결시켜 공포에 떨 필요도 없지만, 흔한 바이러스라고 생각해 방치하는 안일한 태도도 경계해야 합니다”라고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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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김예린
    Illustrator Emily Perelman
    Digital Design 온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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