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드디어 선 넘은 장성규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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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드디어 선 넘은 장성규

지금 가장 뜨겁고도 아슬아슬한 남자 장성규. 그를 두고 누군가는 선을 넘었다 하고, 다른 누군가는 선을 지킨다고 말한다. 그래서 물었다. 이 남자의 제한선은 어디까지인가?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19.11.18
2019년 <코스모맨> 커버 모델이 된 기분은 어때요?
아내가 엄청난 사건이라고 하더라고요. 20, 30대 여성들이 많이 보는 <코스모폴리탄>에 제가 걸맞은 사람인지에 대해선 물음표예요. 코스모 독자들에게 반가운 존재인지도 모르겠고요. 박보검 씨나 공유 씨면 몰라도. 하하.
 
갑작스러운 인기 때문인지 몰라도 요즘 감정 기복이 있고, 술 마시면 우는 버릇이 생겼다고 들었어요.

술을 마시면 몸과 마음의 긴장이 풀리는 것 같아요. 제겐 눈물이 피로나 스트레스가 빠져나가는 출구인가 봐요. 아내나 제일 친한 사람들 앞에서 주저하지 않고 우는 편이에요. 정화가 되는 것 같아 너무 좋더라고요.
 
현재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7~9개죠? 바쁜 와중에 라디오 DJ까지 하고 있어요.

처음 라디오 DJ 제안을 받았을 때 프로그램을 11개나 하고 있어서 잘할 자신이 없었어요. 게다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반납해가면서 라디오를 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반면에 28살 때 아나운서를 준비하면서 꿨던 꿈을 바쁘다는 이유로 외면하는 게 맞나란 생각도 들었죠. 37살의 장성규가 28살 장성규의 꿈을 무시하는 게 과연 옳은 것인지 자문했을 때 옳지 않다는 판단이 섰어요. 그래서 DJ를 하겠다고 답했는데, 주변에서 반대를 많이 하더라고요. 특히 저를 아껴주는 선배들이 ‘선넘규’라는 캐릭터 때문에 방송에서 실수할 수도 있을 거라고 말리셨죠.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건 28살의 장성규를 믿었기 때문이에요. TV 프로그램을 줄여서라도 라디오를 하는 이유죠. 결과적으로 무척 만족스러워요.
 
라디오가 곧 장성규의 초심을 의미하는 거네요?

그렇죠. 그리고 제작진이 TV는 제가 소모되지만 라디오는 저를 채워주는 매체라며, 저의 울타리가 돼주겠다고 하셨어요. 그 말에 영향을 많이 받았죠.
 
아나운서 출신의 예능 MC, 성공한 프리랜스 아나운서라는 점 때문에 ‘제2의 전현무’로 많이 불렸어요. 지금은 ‘제2의 장성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독보적인 캐릭터가 됐죠.
현무 형을 워낙 존경해요. 저는 평생 형을 바라보며 뒤에서 갈 거예요. 다만 형과 다른 길을 가고 있다 느끼는 건 아마도 유튜브라는 매체로 더 잘 알려졌기 때문이겠죠. <워크맨>이라는 유튜브 채널이 잘됐고, 때마침 하던 방송도 잘됐으니까요. 유튜버들이 TV에 나오면 어색하고, 연예인이 갑자기 유튜브 한다고 하면 반감이 생길 수도 있는데 저는 2가지 다 가능해요. <짱티비씨>부터 따지면 유튜버를 한 지 3년이 넘었어요. 그렇게 축적된 시간 덕에 어쩌면 다른 유튜버들에게 ‘유튜브에 애정이 있던 사람’으로 인정받은 것 같아요. 요즘엔 연예인들이 저를 부러워하고 궁금해해요. 어떻게 구독자 수가 300만 명이 넘을 수 있었는지, 수입은 어떻게 되는지. 이쪽에서도 저쪽에서도 큰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는 게 어려운 일인데, 어쩌다 보니 저는 그걸 충족시키는 사람이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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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멘트할 수 있는 유튜브에 비해 정제된 멘트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방송이 제한적으로 느껴지진 않나요?
<워크맨>을 안 하고 방송만 했다면 사람들은 저를 ‘아나운서 중 한 명’ 혹은 ‘별로 재미없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워크맨> 시청하신 분들이 방송에서 저의 차분한 진행을 보면 ‘얘가 이렇게 방송을 할 수도 있어?’라고 반응한단 말이죠. 그건 저에게 플러스예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까불어야 덜 어색할 거라 생각했어요. ‘내 안에 까불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지금 하자, 그러고 나서 진지한 걸 한다면 더 설득력이 있을 거다’라고 생각한 거죠. 그런데 나이를 먹어도 장난의 빈도가 줄고, 때와 장소는  더 잘 가리겠지만 장난치는 장성규는 변함없을 것 같아요.
 
아슬아슬한 ‘드립’ 때문에 ‘선넘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어요.

직감을 믿는 편이에요. 멘트할 때 어느 정도 해야 하는지 몸이 반응하죠. 말하고 나서 ‘이거 좀 과한 것 같은데?’라는 느낌이 올 땐 항상 확인해요. “과하지 않았나요?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는데, 대부분은 “괜찮아요!”라고 말씀하세요. 스스로를 감시하고, 제한선을 보수적으로 잡는 편이에요. 다행히 걱정하는 것보다는 많은 분이 유하게 받아주시는 것 같아요. 진짜 그 선을 넘는다면 전 언제든 무릎 꿇고 사과할 수 있어요.
 
며칠 전에 팬 미팅을 했어요. 장성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보이는 공통점이 있었나요?

제 유쾌한 모습을 좋아하는 분들이라 그런지 에너지가 좋아요. 라디오에서 청취자분들과 전화 연결을 할 때 보면 연령대가 다양하고, 대화하다 보면 위트가 있어요. 순발력도 좋고요.
 
장성규 씨의 순발력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건가요?

학창 시절부터 장난을 많이 쳤어요. <짱티비씨>를 안 했다면 아마 <워크맨>을 못 했을 거예요. 3년이라는 예열 과정을 거치며 카메라를 가장 친한 친구로 만들었죠. 이제는 카메라 앞에 있으면 제일 친한 친구들과 있는 것 같아요.
 
악플을 캡처해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대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악플에 대처하는 것도 화제가 됐어요. 그게 결국 사람들에게 위로받고 싶어 하는 거라고요?

인스타그램에서 저를 팔로잉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절 좋아하는 이들이잖아요. 힘들다고 하면 다른 게시물보다 댓글을 훨씬 많이 달아줘요. 너무 든든하고 고마운 댓글이 많아요. “응원하고 있으니 무너지지 마세요!” 같은 말을 보면 나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사람들이 이토록 많다는 생각에 힘을 얻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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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사랑을 받고 싶지만, 모든 사람을 충족시킬 수는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도 했어요.
착한 사람 콤플렉스가 있어 모든 사람이 제 편이길 원했어요. 그런데 요즘엔 저에게 악플을 달고, 불편함을 표현하는 분들에게는 미련을 가지지 않아요.  
 
가장 아픈 말은 뭐예요?

가족을 건드리는 악플이오. 저의 최종 목표는 방송을 하는 동안 주변 사람들이 저 때문에 상처받는 일이 없는 것이고, 은퇴하는 그날까지 사고 안 치는 거예요. 욕먹는 건 제 출연료에 다 포함돼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제 주변 사람들의 몫까지 포함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장성규 씨를 보며 ‘존버 정신’을 배운다고들 말해요. 지금의 성공은 노력의 결실인가요, 운인가요?

운이 가장 크죠. 사실 이 일 아니면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갈 곳도 없었기 때문에 버틸 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그런 생각은 했어요. ‘잘되면 내 생각을 솔직하게 다 얘기하자’고요. 지금은 제가 그동안 생각했던 걸 솔직하게 말하면 “그런 생각이 널 이렇게 만들었구나”라면서 받아주거든요. 그래서 지금 저의 생각을 자유롭게, 솔직하게 말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맙고 행복해요.
 
아나운서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요?

처음으로 하고 싶어 도전한 게 아나운서였고, 그때가 28살이었어요. 학교도 4학기가 남은 상황이었고 뭘 새롭게 시작하기엔 늦은 나이였죠. 아나운서가 꼭 돼야 한다는 마음보다 ‘마이크를 잡고 싶다’란 마음이 컸어요. <일밤-신입사원>을 만나지 않았다면 공채 아나운서가 못 됐을 거예요. 아나운서가 되지 않았다면, 저는 하루라도 빨리 어디든 가서 마이크를 잡고 있었을 것 같아요.
 
스스로도 지금의 인기를 거품이라고 표현했죠.
이 인기는 제 것이 아니고, 또 그게 얼마 안 갈 거라는 걸 알고 있어요. 그릇에 담기에는 감당 안 될 수준의 사랑을 받고 있죠. 더 잘될 생각도 없고, 이걸 놓치면 안 된다는 식으로 힘주고 싶지도 않아요. 자연스럽게 가되, 책임감 있게 행동하려고 해요. 받은 사랑만큼 걸맞은 선택을 해야 하죠. 최대한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하고 싶어요. 어쩌면 방어기제 때문일지도 몰라요. 바닥을 치고도 행복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본능적으로 찾는 것 같아요.
 
큰 사랑을 받을수록 들리는 말이 많을 것 같아요.
인생의 멘토라 여기는 분들은 제가 질문을 할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그런데 정작 ‘당신의 잔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한마디씩 해요. 지금도 제 마음속에 담고 있는 말은 ‘거품’이에요. 지금의 인기, 돈, 명예 모두 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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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규식 유머를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 중 하나는 젠더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점이에요.  
잘 몰라서 놓쳤던 부분이 확실히 있었어요. 불편했던 분들에게 늘 죄송해요. 그 순간에는 꼴 보기 싫겠지만 저에게 관심을 갖고 채찍질해주시면 좋겠어요. 받아들이고 고칠 마음도, 의지도 있거든요. 물론 그보다는 실수를 안 하는 게 가장 중요하겠죠.
 
유독 가족 얘기를 할 때면 어른스러워 보여요.

아들이 태어난 순간 새로운 심장, 새로운 눈이 생긴 것같이 모든 게 새로워요. 또 하나의 장성규가 태어난 느낌이죠. 하준이(장성규 아들)라는 친구와 새로 태어난 제가 같이 커가고 있는 것 같아요. 아들은 존재만으로도 마음에 울림을 주고, 정화가 되는 것 같죠. 물론 관성이 있어 금방 다시 더러워지지만. 하하.
 
방송인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나 사람들에게 더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어요?

다 이뤘어요. 사람들은 <무한도전>이나 <히든싱어> 같은 프로그램을 만나야 하지 않겠냐고 하는데, 저는 별로 욕심 없어요. 제 인생작 <워크맨>을 이미 만났거든요. 그런 프로그램을 또 만날 수 있을까요? 저랑 얼마나 잘 맞는 프로그램을 만나느냐가 중요한데, 저는 이미 만났어요. 여기에서 더 욕심내면 진짜 욕심쟁이인 거예요. 물리적으로 원하는 게 뭐냐고 묻는다면 예능인으로서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상인 예능 대상이에요. 그리고 그날 저는 은퇴 선언을 할 거예요.
 
정말요? 그날이 생각보다 빨리 찾아올 수도 있어요.

단, 조건이 붙죠. 저 스스로 인정할 수 있을 때! ‘누가 뭐래도 나밖에 이 상을 받을 사람이 없다’라는 생각이 들 때 저는 수상 소감으로 은퇴를 선언할 것 같아요.
 
지금 장성규 씨는 행복한가요?

너무 좋아요. 라디오를 시작하면서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일을 하고 있고, 주말 중 하루 이상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집에서 아무 생각 없이 쉬어요. 지금은 더 바랄 게 없어요.
 
그 행복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 같아요?
제가 사고 치기 전까지? 하하. 농담이고, 어떻게든 이 행복을 지속시키려 노력해야죠.
 
올해를 마무리하며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수고했다, 인마.
 
2020년을 맞이할 장성규에게는요?

주제 파악해라. 네 분수를 알아야 해. 넘치는 건 받지도 마라. 그리고 수고해라, 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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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eature Director 전소영
    Photo 김영준
    Stylist 이한욱
    Hair 히루/드엔
    Makeup 재인/드엔
    Assistant 김지현
    Design 조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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