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을 것 같은데?” 배현성이 연기를 고르는 진짜 기준
호기심이 생기는 순간 마음이 동한다는 배우 배현성. 코스모폴리탄과 함께한 화보 속에서 ‘첫사랑’처럼 설레는 얼굴을 보여준 그는, 연기 선택 기준부터 차기작 이야기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은 배현성과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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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 톱 Recto. 셔츠 Bottega Veneta.
새해는 어떻게 맞았어요?
작년에는 본가를 다녀왔는데, 올해는 촬영도 있고 해서 서울에서 소소하게 연말과 연초를 보냈어요. 친한 형들과 시간을 보내다가 봉은사에서도 타종 행사를 한다고 해, 거기서 제야의 종 치는 걸 보면서 새해를 시작했죠 우연치 않게 불꽃놀이도 보고요.(웃음)
연말과 새해가 맞물리는 순간엔 어떤 쪽에 가까워요?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거나, 다가오는 시간에 설레거나.
음, 전 어느 쪽도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새해라고 해서 들뜨는 법도 없는 것 같고…. 굳이 따지자면 ‘1년 동안 뭘 하면서 지냈지? 잘했었나?’ 그런 생각은 하는 것 같네요. 그보다 매년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간다는 걸 체감하는 편에 가까워요. 2025년에 시상식의 MC를 처음 해보기도 했고,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로 ‘홍도’의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렸고, <신사장 프로젝트>(이하 <신사장>)도 잘 끝냈죠. 한 해 동안 바쁘게 활동한 덕분에 더 빠르게 지난다고 느끼나 싶기도 해요.
데님 재킷, 데님 팬츠 모두 Isabel Marant. 셔츠, 타이 모두 Bottega Veneta. 로퍼 Christian Louboutin.
여러 활동을 되짚으며 스스로 평가를 내리기도 해요?
지나간 것에 대해선 연연하지 않으려고 해요. 연기로 예를 든다면, 그날 하루 동안 아쉬웠던 점을 담아두는 것이 아니라, 다음 신을 더 열심히 준비해서 보완하자고 생각하는 쪽이죠.
좋은 마인드네요.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대해 묻는다면요?
그건 잘 고를 수 있어요.(웃음) 먼저 <신사장>이라는 드라마를 열심히 찍었는데,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되게 행복했어요. 매년 축하받는 날이지만, 올해 생일도 팬분들께 너무나 많은 축하를 받아 그것도 행복했고요. 아, 그리고 작년 이 무렵에 친구들끼리 여행을 다녀왔거든요. 그 추억이 한 해를 살아가는 데 꽤 큰 힘이 되더라고요. 힘든 순간에도 그때를 되돌아보면서 ‘열심히 해서 또 가야지’ 하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어요. 행복했던 추억들 덕분에 일 년을 잘 보낸 것 같은 기분이에요.
지난해 <신사장>을 통해 배현성이라는 배우의 새로운 얼굴을 본 것 같았어요. 한석규 배우와 투닥거리는 케미부터 이레 배우와의 풋풋한 로맨스 모두 능청스럽게 해내는 모습이 지금껏 보여준 인물들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거든요.
준비할 때 항상 대본에 나오지 않는 캐릭터의 배경, 사소한 습관 같은 것을 많이 생각해요. 지금처럼 이렇게 커피를 마시다가도 ‘난 이렇게 마시는데 필립은 어떻게 마실까?’ 이런 식으로요. 이렇게 생각을 이어가다 보면 연기를 할 때 애써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캐릭터가 저만의 방식으로 잡혀가는 것 같아요. 현장에서 감독님께도 제가 생각한 것에 대해 자주 여쭤보고, 연기에 감독님의 의견이 더해지기도 하고요.
니트 톱 Ferragamo. 셔츠 Recto. 쇼츠 Maison Margiela.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니트 톱 Recto. 셔츠 Bottega Veneta.
아주 섬세한 디테일들이 층을 쌓아가는 거군요.
맞아요. 그 부분을 가장 많이 생각하려고 해요.
그 덕분인지 매 작품 배현성이 연기해온 인물들은 저마다 다른 색이 있었던 것 같아요. 방금 말한 <신사장>의 ‘필립’부터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홍도’, <우리들의 블루스>의 ‘정현’, <조립식 가족>의 ‘해준’ 모두 명확한 채도를 지녔죠. 어떤 인물에 주로 마음이 가요?
처음 대본을 받고 캐릭터 중심으로 읽어나갔을 때, 그 친구가 궁금하면 마음이 확 끌리는 것 같아요. ‘앞으로 이 친구는 어떻게 될까?’부터 ‘내가 이 친구를 연기하면 어떨까? 재미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제게 더 와닿는 느낌이죠. 전 호기심이 생겨야 마음이 동해요.
가장 마음을 준 인물은 누구였을까, 궁금해지는데요.
글쎄요. 다 너무 좋았는데! (고개를 갸웃거리며 한참을 고민한다) 아, 그러면 저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친구들로 하겠습니다! 정말 못 고르겠어요.(웃음)
하하, 좋아요. 색색의 캐릭터들 사이에서 그런 궁금증도 일었어요. 의식적으로 매번 확확 다른 얼굴을 지닌 캐릭터를 선택하고자 한 건 아닐까 하는.
음… 맞아요. 아무래도 지금은 새로운 색에 흥미가 더 가는 상황인 것 같아요. 전과는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면 보시는 분들께 새로운 걸 보여드릴 수 있고, 연기하는 저 또한 재미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맑고 바른 청년의 얼굴 때문인지, 그동안 연기했던 인물들의 영향 때문인지 올해로 8년 차 배우라는 사실을 알았을 땐 사뭇 놀랐어요. 지난 8년은 어떻게 체감돼요? 그 시간 속에서 스스로 동력을 삼고자 했던 것이 있다면?
사실 대단한 동력이 필요할 정도로 힘든 순간은 없었어요. 매해 시간이 빠르게 간다고 느낄 정도로 큰 어려움 없이 잘해왔던 이유는 단순해요. 연기가 재미있어서. 하고 싶은 일을, 재미있게 할 수 있다는 건 되게 복 받은 거라고 생각해요. 작품이 나오면 팬분들은 물론이고 시청자, 가족도 너무 좋아해주시잖아요. 응원과 사랑을 받을 때면 그저 좋고, 행복해요.
그렇다면 배현성의 직업 만족도는?
100이죠!(웃음)
니트 톱 Marni
니트 톱, 코듀로이 팬츠 모두 YCH.
연기의 무엇이 그리 재미있어요?
내일 현장에 나가서 해야 하는 일이 주는 긴장감. 저는 그것도 재미있는 것 같아요.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까?’에서 오는! 사실 연기는 수학처럼 문제를 푸는 건 아니잖아요. 제가 예상한 것과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죠. 그래서 항상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가야 한다는 긴장감이 이제는 재미로 슬슬 다가오는 것 같아요. 또 동료 배우들, 감독님과 이야기하면서 호흡을 맞춰가는 과정도 너무나 재미있어요. 그렇게 촬영을 다 마치고 났을 때 작품이 어떻게 나올지에 대한 궁금함에서도 재미를 느끼고요.
삶에서 재미가 중요한 사람인가 봐요.
그런 것 같아요. 흥미가 안 생기면 마음도, 몸도 가지 않는 것 같기도 해요. 연기도, 취미도.
요즘 배현성이 가장 재미를 느끼는 건 뭐예요?
일할 때 빼고는 운동, 그리고 친구들 만나기? 지금은 아무래도 연초니까 친구들을 자주 만났던 것 같아요. 친한 친구, 형들이랑 밥 먹고 어느 날은 볼링을 하기도 하고, 어느 날은 저희 집 가서 이야기도 하고. 특별한 건 없는데, 그런 시간들이 좋아요.
아까 가장 마음이 끌린 캐릭터는 아직 나오지 않은 친구들이라고 했잖아요. 올해 공개를 앞둔 작품이 여럿 있는데, 어떤 친구들인지 첨언해줄 수 있어요?
최근에 촬영을 마친 <실낙원>이라는 영화도 그렇고, 지금 촬영 중인 <대리수능>이라는 드라마를 선택한 것도 결국은 같은 방향성이에요. 작품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잖아요. 아마 이 작품 속의 저를 보시면 또 사뭇 다른 느낌을 받게 되실 거예요.
이 답으로는 조금 부족한데요.(웃음) 각각 색으로 비유해본다면요?
오, 색깔! 좋아요. 그럼 <대리수능>은 회색? 시멘트에 가까운 컬러를 지닌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전체적인 작품의 색도, 인물도 그렇고요. <실낙원>은 짙은 초록색 같기도 하고, 아예 까만색 같기도 해요. 어쩌면 그 두 색이 섞였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어쩌죠. 더 궁금증만 생겼는데.
하하. 그렇죠.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스웨이드 재킷, 이너 셔츠, 타이, 팬츠 모두 Ami Paris.
<대리수능>의 촬영장에선 어떤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일단 학원물이니까 배우들이 엄청 많아요. 반 친구 중에서 (차)강윤·(박)윤호 배우와 함께하는 장면이 많아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내는데, 어쩌다 보니 제가 제일 형이더라고요. 이제 또 그런 포지션이 돼서(웃음) 어색하지만, 새로운 것들을 배워가는 중이에요. 그동안 현장에서 저는 주로 막내였고,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도 주로 형들이거든요. 동생들과 같이 잘 만들어가고 있어요.
촬영 전에 이야기 나눈 것처럼 오늘 화보에는 ‘첫사랑’이라는 키워드를 붙여봤어요. 생애 처음으로 현성 씨가 마음을 주고 사랑을 느꼈던 존재 기억해요?
으아, 오늘 받은 질문 중 제일 어려운데요.(웃음) 어릴 때라 전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에 대해 엄마한테 들은 이야기가 하나 있어요. 제가 만화 보는 걸 엄청 좋아했는데, <포켓몬스터>라는 만화를 보려고 시간을 그렇게 공부했대요. “<포켓몬스터>는 5시에 해” 엄마가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는데, 스스로 시계 보는 방법을 익혀서 만화를 보려고 한 거죠. 그리고 아빠가 사주신 닌텐도 게임기도 아주 오랫동안 애정을 가졌던 것 같아요. 제 기억 속에서 가장 처음으로 사랑했던 것을 떠올린다면, 아마 이 게임기가 될 거예요. 얼마나 좋아했냐면 그 게임기가 노트북처럼 접었다 펼 수 있는 형태인데, 하루 종일 가지고 놀아서 접히는 부분이 고장 났을 정도였어요. 민트색 닌텐도, 지금도 기억나요.(웃음)
그야말로 애착 장난감이네요. 지금 가장 사랑하는 것은요?
가족, 그리고 친구들. 요즘도 거의 매일 연락하거든요. 그렇지 않으면 허전함을 느낄 정도로 제겐 너무나 가깝고 소중한 사람들이죠. 아, 그리고 제가 ‘버블’을 굉장히 재미있게 하고 있거든요.
안 그래도 다정하기로 소문이 많이 났던데요?
하하. 팬분들과도 매일 이야기 나누고 재미있게 노니까, 그 또한 사랑이라는 키워드에 맞을 수 있겠네요. 촬영이 끝났으니 오늘도 버블 하려고요.(웃음)
Credit
- 피처 에디터 천일홍
- 사진 이소정
- 헤어 강도희
- 메이크업 한마음
- 스타일리스트 김도희
- 어시스턴트 정주원
- 아트 디자이너 장석영
- 디지털 디자이너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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