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짜 섹스’라고 들어봤어? 오르가슴보다 중요한 것!

카레짜(Karezza)라는 단어는 이탈리아어 ‘carezza’에서 따온 것으로, ‘부드러운 손길’이나 ‘쓰다듬기’를 뜻한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 경 미국에서 활동했던 여성 의사 앨리스 벙커 스톡햄(Alice Bunker Stockham)에 의해 만들어진 개념. 그녀는 당대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산부인과 의사로 활동하며 성과 생식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연구했는데, 자신의 저서 <Karezza: Ethics of Marriage>에서 카레짜 섹스의 개념을 처음으로 소개했다. ‘카레짜 섹스’는 만지고 쓰다듬는 식의 깊은 애무로 나누는 관계로 쉽게 말하면 '느리게, 깊게, 더 가까이'다. 이 때, 절정의 순간은 필수 요소가 아니다. 성관계 중 오르가슴에 도달하려고 애쓰기보다는 눈을 마주치고, 손길을 느끼고, 호흡을 맞추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거다. 스톡헴은 서로의 신체의 감각을 느끼다 보면, 관능은 커지고 오르가슴보다 깊은 만족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서로의 감정을 한 껍질 더 깊이 벗겨내는 시간이랄까?


현대인의 바쁜 라이프스타일에 카레짜 섹스는 어쩌면 한 줄기의 빛이다. 스트레스에 치이고 디지털 기기들에 묻혀 사는 요즘, 관계의 '깊이'는 얕아지기 마련. 이런 상황에서 카레짜는 말 그대로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셈이다. 또, 웰니스나 마인드풀니스처럼 단순히 육체적 만족감을 넘어 정서적 충족감을 찾는 라이프스타일 흐름에도 적격이다. 성관계 중 지속적인 접촉과 느린 리듬은 옥시토신 같은 애착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키는데, 이는 파트너 간의 신뢰와 친밀감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반면, 오르가슴 중심의 섹스는 도파민이 폭발적으로 나오면서 순간적인 쾌감을 줄 수 있지만, 그만큼 관계에서의 정서적 유대는 놓칠 수 있다.


1. 섹스의 목적을 재설정해보자. 꼭 오르가슴을 목표로 하지 말고, 파트너와 감정을 나누는 데 집중할 것.
2. 눈 맞춤과 터치를 늘린다. 손을 잡고, 천천히 몸의 움직임을 맞추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3. 대화도 중요한 요소다. 서로의 감정 상태를 나누고, 천천히 호흡을 맞춰가며 마음을 열어보자.
4. 속도를 늦추는 걸 두려워하지 말 것. 특히 흥분이 고조될 때 잠시 멈추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카레짜 섹스의 매력은 결코 새로운 기술이나 화려한 동작에 있지 않다. 오히려 가장 기본적이고 본능적인 서로의 존재를 느끼는 일에 있다. 새로운 관계 루틴을 고민 중이라면, 카레짜를 통해 서로를 면밀히 탐구해보는 건 어떨까? 섹스는 꼭 결과를 위한 과정일 필요가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