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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차 밴드의 합이란 이런 것! 솔루션스의 내일이 기대되는 이유
취향을 우직하게 선율에 담아 세상에 내놓을 용기, 모두에게 사랑받지 않아도 괜찮다는 담대함. 데뷔 13년 차 솔루션스의 내일이 기대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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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올해로 데뷔 13년 차입니다. 이제 눈빛만 봐도 알 것 같은 사이인가요?
박한솔(이하 ‘한솔’)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는 아주 잘 알죠.(웃음)
권오경(이하 ‘오경’) 밴드를 비롯한 그룹의 유통기한이 7년이라는 말이 있어요. 만만치 않은 네 남자가 모였다 보니 대차게 싸운 적도 있지만 잘 넘어왔고 더 단단해졌죠.
지난여름에는 10년 만의 정규 앨범 <N/A>를 발표했습니다. 당시 “가장 솔루션스다운 앨범”이라 소개하기도 했죠. 돌아보니 어떤가요?
오경 저희의 취향을 가장 많이 담은 앨범이거든요. 네 멤버의 개성이 여러 트랙에 나뉘어 담겼어요. 보컬보다 연주가 주인공인 트랙도 있고, 여러모로 저희가 좋아하는 것들이 집약된 음반이에요.
나루 10년간 EP나 싱글을 많이 발매했는데, 그때마다 주도적인 멤버가 있었거든요. 그런 면에서 <N/A>는 공평하게 작업했어요. 함께 활동한 지 10년이 넘은 밴드로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겠다는 생각도 담겼어요. 작업 기간만 2년 정도 걸렸을 만큼 집요하게 만들었죠.
<N/A>를 설명하는 키워드로 ‘해당 사항 없음(Not Applicable)’, ‘N/A’, ‘나’를 꼽은 적 있어요. 어떤 뜻인가요?
박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저희 개인의 이야기와 취향을 표현했다는 뜻이에요. 오롯이 저희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고, 내면을 들여다보며 만든 앨범이거든요. 저는 록을 좋아하지만 좀 모던하고 팝에 가까운 음악을 선호하는데, 그런 면면도 담겼어요. 보컬에서도 멜로디를 중요하게 여기는데, <N/A>에는 제가 원하는 보컬 멜로디를 멤버들의 연주에 어떤 방식으로 어울리게 만들지 골몰했죠.
오경 저는 때때로 중구난방이지만 에어컨 리모컨은 제자리에 두는 사람이에요. 그런 면에서 음악도 다양한 장르를 좋아하는데, 이런 취향을 음악에 반영하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느낌이 있고 그게 앨범에 잘 표현된 것 같아요.
나루 음악에 특정 정서가 확실하게 느껴지는 걸 좋아해요. 예를 들어 어떤 곡은 중세 시대 전장에 있는 느낌을 주기도 하잖아요. 이번 앨범에서도 그런 ‘공간감’을 만드는 것에 집중했어요. 저희가 전하고자 하는 ‘느낌’이 직접적으로 전달되도록.
한솔 제 취향은 앨범에서 드럼 연주를 들어보면 알 거예요. 저만의 연주 스타일이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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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는 각자의 소리를 조합해 더 나은 음악을 만드는 일이기도 해요. 그만큼 조화와 조율이 중요할 텐데, 베테랑 밴드 솔루션스의 작업 과정은 어떤가요?
박솔 요즘 부쩍 13년 차 밴드는 이런 거구나 느껴요. 잘 아는 만큼 서로 배려하거든요. 각자 취향이 다르니 부딪칠 수밖에 없는데, 그걸 조율하는 과정이 예전보다 훨씬 수월해요.
한솔 <N/A>를 작업할 때는 함께 ‘목적지’를 설정했어요. 특정 키워드를 정한 거죠. 거기서 함께 고민을 시작했고, 그에 합당한 소리를 내고 맞춰가며 완성했어요.
어떤 키워드가 있었나요?
오경 디스토피아, 사이버펑크, 저항 등등.
나루 이전까지의 솔루션스는 밝고 긍정적이고 에너제틱하다는 수식이 더 따랐는데, 그걸 깨고 싶었던 것 같아요. ‘과연 우리가 그렇게 밝은 정서만 전달하는 밴드일까?’ 자문한 거죠. 저희 역시 불만도 있고, 자기주장도 강하게 내고 싶을 때가 있고, 치열할 때도 있으니까요.
박솔 어떤 반항심이 있었어요. ‘솔루션스는 이런 음악을 낼 거야’라는 상상을 깨고 싶은 느낌.
요즘은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요?
박솔 앨범이 나온 지 오래되지 않았으니 예정된 공연들을 준비하고 있어요.
오경 공연 준비 외에는 다시 저희만의 ‘취향’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그게 다음 앨범의 기초가 될 테니까요. 차기작을 만들 에너지도 충분하고요.
솔루션스가 곡을 만드는 방식은 어떤가요?
오경 기술적인 면에서는 트랙을 만들고, 멜로디를 입히고, 합주를 하고 등의 과정인데, 모든 면에서 마음을 열어두고 새로운 면을 더하려고 해요.
박솔 기술적인 면은 그렇고, 그 외에는 저희가 어떤 영감을 곡에 담을 건지가 중요해요. 예를 들면 그게 드럼 소리가 될 수도 있고, 영화가 될 수도 있고, 단어가 될 수도 있겠죠.
나루 신인 때는 마냥 음악을 만드는 것에 즐거움을 느꼈다면 요즘은 ‘이 음악을 왜 만들지?’라는 근본적인 고민을 하는 것 같아요. 저희가 음악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어떤 표현을 하고 싶은지 방향을 설정하는 거죠. 음악에 서사를 담는 게 중요해졌달까.

티셔츠 John Vavatos. 재킷, 데님 팬츠, 벨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렇다면 지금의 솔루션스가 추구하는 음악은 어떤 건가요?
박솔 <N/A>가 그 답변이 될 수 있겠어요. 이전까지 보여준 모습이나 저희를 향한 면면을 깨는 발칙함이 돋보이는 음반이거든요.
한솔 밴드의 특이점은 저희 음악적 방향성이 어디로 갈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도 있어요. 혼자 만드는 게 아니니까요.
다른 밴드와는 다른, 솔루션스만의 차별점은 무엇이라 생각해요?
나루 특정하고 싶지는 않아요. 다만 저희는 머릿속에 어떤 화두를 갖고 음악을 만드는데, 그게 저희만의 고유한 아이디어라는 점이 있겠죠. 저희는 음악을 하는 목적에 대해 고민하니까요. 예전에는 무대에서 관객들을 즐겁게 만들겠어라는 생각이었다면 요즘의 저희는 남들이 안 하는 이야기도 불쑥 할 수 있는 밴드가 된 것 같아요.
박솔 이제는 저희가 진정 좋아하는 것을 음악에 담아 선보이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뮤지션으로서 그게 행복하다는 것도 알고요.
오경 이런 마음을 먹은 게 <N/A>부터니까, 진정 눈치 보지 않고 하고 싶은 음악을 선보이겠다고 방향을 잡은 게 얼마 안 된 거죠. 앨범을 만들 때 저희끼리 “모두에게 사랑받을 생각을 버리자”라는 얘기를 했을 만큼요.
한솔 이 마음도 사실 사랑받으려는 행동일지 몰라요. 대중의 사랑을 받기 위해 좋아할 만한 음악을 발표하는 것보다 저희만의 노래를 냈을 때 더 매력을 느낄 수도 있을 테니까.
지금까지 발표한 솔루션스의 음악 중 유독 애착이 가는 게 있다면요?
한솔 <N/A>가 아닐까 해요. 그중 ‘Fireworxx’라는 곡을 특히 좋아하고요.
나루 저도 ‘Fireworxx’를 꼽을 것 같아요. 제 취향과 감성에 가장 잘 맞는 곡이거든요.
오경 저는 ‘Maximizer’라는 곡을 꼽고 싶어요. <N/A> 수록곡인데, 베이시스트인 제가 처음으로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 제 아이와 함께 부른 구간도 있어서 애착이 있어요.
박솔 음반을 발표하면 제 노래를 잘 안 듣는 편인데, <N/A>는 곧잘 듣게 돼요. 당시에는 최선을 다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부족한 면이 들리기도 하는데, <N/A>는 다시 찾아 들을 정도의 완성도를 갖춘 것 같아요.

의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밴드 음악이 다시 유행을 선도할 거다”라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요. 13년 차 밴드로서 이런 말은 어떻게 다가오나요?
한솔 그러려니 합니다.(일동 웃음)
박솔 지난 12년을 돌아보면 중간중간 그런 얘기가 나오긴 했어서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지난 12년 중 요즘이 밴드의 파급력이 가장 크게 느껴지기는 해요.
나루 예전에 비해 음악을 공연보다 음원으로 소비하게 됐고, 음악 외 뮤지션의 비주얼 콘텐츠도 다양해졌잖아요. 그러다 팬데믹 이후로 사람들이 다시 ‘직접 경험’을 원하기 시작했고, 아무래도 밴드는 공연에서 더 빛나는 음악이라 그런 게 아닐까요? 영상과 음원이 아무리 발달해도 현장감을 그대로 담을 수는 없으니까요. 사실 “밴드 붐은 온다”라는 말과 관계없이 저희가 잘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지만.
박솔 밴드 붐이 와도 수혜를 입으려면 결국 저희가 잘해야죠.
오경 밴드 음악을 위시한 음악을 선보이는 아이돌도 많아진 걸 보면 어느 정도 유행이긴 한 것 같아요.
밴드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뭔가요?
오경 음악에 진정성과 솔직함을 담는 게 아닐까 해요. 원초적으로 기타리스트는 기타를 치는 거고, 드러머는 드럼을 치는 거잖아요. 결국 몸으로 표현하는 일인 만큼 솔직해야 더 정확한 표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솔 비슷한 맥락에서 ‘라이브’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공연 없이 드러머로서 연주나 녹음만 해야 한다면 밴드를 안 했을 것 같아요.
나루 두 멤버가 음악에 대해 얘기했다면, 운영 측면에서는 존중과 배려가 중요한 것 같아요.
박솔 이 모든 과정을 거치는 게 쉽지 않기는 한데, 밴드 활동은 참 재밌어요. 최근에 다시 이 즐거움을 크게 느끼는 중인데, 그래서 앞으로가 더 기대돼요.

(왼쪽부터, 박한솔) 의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나루)셔츠 Lemeteque. 팬츠 Maison Margiela. 슬리브리스 톱,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박솔)의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권오경) 재킷 Lemeteque. 이너 톱, 팬츠,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솔루션스의 다음 목표는요?
한솔 당장은 예정된 공연들을 저희답고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어요.
나루 내년 초에 단독 콘서트를 열 예정인데 그와 연계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에요.
박솔 ‘퓨처 펑크 유니온’이라는 타이틀로, 클럽이나 공연장에서 매달 저희가 함께하고 싶은 게스트 뮤지션 한 팀과 공연을 여는 프로젝트예요. 그 연장선이 단독 콘서트가 되는 거고요.
오경 내년 초에 EP를 내고 싶어서 다시 부지런히 작업할 계획도 있어요.
박솔 장기적으로는 언젠가 솔루션스가 어떤 상징성을 지닌 팀이 되면 좋겠어요. 만약 밴드 붐이 온다면 저희가 그걸 주도하는 팀 중 하나이길 바라고, 저희만의 캐릭터 특징이 선명한 밴드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Credit
- Freelance Editor 양보연
- Editor 천일홍
- Photographer 곽기곤
- Hair 오지혜
- Makeup 장소미
- Stylist 고동휘
- Art designer 장석영
- Digital designer 민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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