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실비아 플라스, 나는 살아있다.

세상을 바꾼 여자들의 강력한 한마디.

프로필 by 이예지 2024.04.02

“나는 살아 있다, 나는 살아 있다, 나는 살아 있다” 실비아 플라스


폐부로부터 뱉어내는 숨, “나는 살아 있다.” 세 차례의 자살 시도를 했고 마지막엔 성공한 시인이자 소설가, 실비아 플라스가 남긴 문장이다. 정확히는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그의 소설 <벨 자>에 나오는 문장. 결혼과 출산, 육아는 한 여성을 조여오고, 유리종 모양의 ‘벨 자(bell jar)’에 갇힌 영혼은 파멸의 일로를 걷는다. 결혼하고 싶지 않은 이유를 생각하며 “무한한 안정감을 갖추고 화살을 튕겨내는 시위 따위는 결코 되고 싶지 않았다. 나는 변화와 짜릿함을 원했고, 나 자신이 사방으로 튕겨 나가고 싶었다”라고 독백하는 여성에게 시대는 얼마나 가혹했던가. “나는 눈을 감았다. 벨 자의 공기가 내 주변을 메워서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오븐에 머리를 박고 세상을 뜬 실비아 플라스의 영혼이 자유를 얻었기를. 남겨진 그의 글을 읽으며 지금 우리를 둘러싼 투명한 ‘벨 자’를 느껴본다. 깊은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 아직도 우리에겐 부수어야 할 경계가 남아 있으므로.

Credit

  • Editor 이예지
  • art designer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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