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전국 889만 명의 시청자들이 방송사 개표 방송 및 출구조사를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가장 치열한 대선이자 최소 표차를 보여줬던 20대 대선. 최종 투표율은 77.1%, 사전투표율은 역대 최고치인 36.93%를 기록했다. 특히나 2030세대가 그 어느 때보다 투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마지막까지 불꽃 튀는 접전을 보여줬다.
출구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극명하게 표가 갈린 세대는 4, 60대였다. 40대는 이재명 후보를, 50대는 윤석열 후보를 약 60%대로 지지했다. 그렇다면 2030세대는 어땠을까. 과거 여론조사나 투표율을 봤을 때, 그간 2030세대가 대표적으로 지지했던 정당은 민주당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사뭇 달랐다. 20대를 포함한 20대 이하는 윤석열 당선인이 45,5%, 이재명 후보가 47.8%였고 30대는 윤 48.1%, 이 46.3%였다. 지지층을 세대로 나눌 수 조차 없을 정도로 치열했던 것. 성별은 더욱 치열했다. 20대 이하 남성의 58%(여성은 42%) 윤석열 당선인을 지지한 반면에 여성의 58%(남성은 42%)는 이재명 후보를 선택했다. 이런 것만 봐도 성비가 대목이다. 20대 이하에서 성별에 따른 지지도가 20%나 넘게 벌어진 것이다.
정권교체후 5년만에 야당을 정권에 내주며 선거사에 이례적인 기록을 남긴 이번 대선. 정권교체라는 이 ‘심판’의 원인은 부동산 정책 실패가 크다. 성별과 세대 문제를 떠나 이번 대선의 가장 큰 이슈이기도 했던 부동산 민심 잡기. 지난 5년 간 문재인정부는 서른 번에 가까운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으나 집값은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올랐다. 윤석열 당선인, 이재명 후보 모두 부동산 공약에 신경을 곤두세웠지만 이미 민주당에 실망한 이들이 ‘심판’의 정서로 국민의힘을 선택한 셈. 이런 상황에서 특히나 부동산 정책에 실패한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린 무주택자 2030 세대가 눈에 띈다. 이들의 거주 비율이 높은 서울의 표심 변화를 보자. 단 네 곳을 제외하고 민주당이 이른바 ‘싹쓸이’를 했던 지난 21대 총선과는 다르게 이번 대선에서는 무려 10곳이나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특히나 강남과 용산을 필두로 양천, 마포, 종로, 성동, 광진 등까지 아파트가 밀집되어있거나 집값이 많이 뛴 지역이 이런 표심을 드러난 것으로 나타냈다.
부동산만큼이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젠더 갈등. 정권교체에 대한 욕구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특히나 20대 여성은 앞서 말했듯 압도적으로 이재명 후보를 택했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젠더 갈라치기’라 불리우는 국민의힘 전략이 역풍을 맞았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표 차이를 이끌었던 이슈는 바로 20대 남자, 일명 ‘이대남’의 표심을 공략한 윤석열 당선인의 선거 캠페인이었다. 당대표 전후로 평소 남성 편향성을 드러내며 젠더 갈등을 부추겼다는 평가를 받는 이준석 대표의 행보를 필두로 윤석열 당선인이 여성가족부 폐지, 성폭력 무고죄 강화 등 보수 성향이 강한 2030 남자들의 입맛에만 맞춘 공약을 내세우며 여성들의 원성을 샀다. 젠더이슈를 대선 공약으로 사용하며 남녀의 대립으로 심화된 셈이다. 하지만 결국 남성들의 표를 얻은 윤석열 후보가 20대 대통령 후보로 당선된 것. 앞으로 그가 만들어갈 대한민국이 이러한 갈등 구조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 보다 더 많은 다수가 행복할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바라며, 그의 행보를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