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를 보다 보면 도통 남자가 보이지 않는 팔자의 여자를 만날 때가 있다. 아예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고, 작정해서 뒤지고 찾아야 겨우 보일 정도로 숨어 있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숨어나 있으면 다행이다. 이런 여자분들은 내가 “남자가 숨어 있다”라고 운을 떼면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공감한다. 자기는 이제껏 살면서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본 적도 없고, 남자를 만난다고 해도 3개월을 넘긴 적이 없으며, 그마저도 손에 꼽을 정도인 데다, 주변에 연애를 끊임없이 하는 사람은 또 어찌 그리 많은지 이제는 자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는 것이다. 이런 여자들은 애초에 남자가 없거나 숨어 있는 척박한 땅에서 태어나 그 환경이 좋지 않고, 이따금 남자라는 단비가 내려 땅을 촉촉하게 해주려 해도 이미 쩍쩍 갈라진 땅을 적시기에는 역부족인 때가 많다. 게다가 척박한 땅에 내린 짧은 단비는 땅을 오히려 더 마르게 하는데, 이런 일을 여러 번 겪다 보면 누구라도 연애에 회의적이 되게 마련이다. 관상도 마찬가지다. 한눈에 봐도, 혹은 이리저리 뜯어봐도 남자가 안 보이는 얼굴이 있다. 일단 남녀를 통틀어 미간이 지나치게 좁은 경우 의사 전달이 서툴러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거나 사랑의 감정을 주고받는 데 어려움을 겪을 확률이 높다. 또 역삼각형 얼굴은 사교가 서툴러 고독한 면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여자의 경우, 흔히 광대뼈라고 하는 좌우 관골이 발달해 있으면 사회 활동에 대한 욕심이 많아 일에서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두기까지 결혼을 뒤로 미루는 경향이 강하다. 일에서 ‘이 정도 했으면 됐다’라는 자기만족감이 있어야 다음 단계인 결혼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이다. 만일 그런 만족감을 얻지 못한 상태에서 결혼하게 되면 밖에서 일하고자 하는 강한 욕구 때문에 가정에 소홀해지기 쉽다. 관골이 발달한 상태에서 입까지 크다면 이것은 꿈과 야망이 크다는 뜻으로, 전업주부로 남편을 내조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사는 인생에 대한 동경이 거의 없고, 그런 생활에 만족하지도 못한다(참고로 입의 크기는 눈동자에서부터 아래로 내린 2개의 세로선을 기준으로 그 기준선을 넘어가면 크고, 그에 못 미치면 보통이거나 작다고 본다). 그러니 좌우 관골이 발달했거나 입이 크다면 결혼을 도모하기 전에 자신의 커리어에 만족하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해보는 것이 좋다. 여자는 이마 한가운데인 관록궁(官綠宮)을 보고 명예, 혹은 남편의 성공이나 남편복을 따진다. 이마가 좁거나 발달하지 못한 경우 한 남자에게 머물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본다. 이마의 좌우가 틀어져 대칭이 아니거나 너무 좁거나 넓은 경우도 비슷하다. 그러니 이런 사람이 결혼을 생각하고 있다면 좀 느지막이 하는 것이 좋다. 이마에 큰 흉터나 기미가 있는 경우도 일찍 결혼하면 행복하기 어렵다. 이때 이마의 넓이는 얼굴을 3등분으로 나눠보면 알 수 있다. 이마 끝에서 눈썹, 눈썹에서 코끝, 코끝에서 턱끝으로 나눈 뒤 이마 끝에서 눈썹까지의 길이가 전체 얼굴 길이의 3분의 1 정도보다 좁으면 발달하지 못한 것이고 그보다 길면 넓은 것이다. 여자의 이마가 둥글면서 지나치게 넓은 경우 옛날에는 과부상이라고 했으나 남녀가 평등하게 경쟁하며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는 오히려 믿음직한 여성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이런 이마를 가진 여성은 독립적이고 자립심이 강하다. 남편으로 삼을 남자를 만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그 과정에서 연애 후 헤어진 남자에게 크게 미련을 갖지 않는 합리적인 성격의 소유자기도 하다. 이렇듯 남자가 보이지 않는 관상을 가진 여자분이 연애운을 물으면 참 난감하다. 마음에 둔 남자가 있는데 어떤 사람인지, 혹은 언제쯤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할 수 있을지 궁금해서 찾아온 분에게 보이는 대로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늘어놓자니 마음이 움직이지 않고, 그렇게 해서 잠시 기분을 띄워준다고 한들 결국에는 본인 스스로가 하나하나 겪으면서 깨닫게 될 테니 그것도 썩 좋은 방법은 못 된다. 그저 남자운이 조금 약한 편이니 운이 좋은 시기에 사람을 만나라, 연애운이 들었을 때 품질(?) 좋은 남자가 찾아올 확률이 높으니 그때 남자를 만나되 꼭 궁합을 봐서 자신의 의지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라고 조언해줄 뿐이다. 지극히 독립적인 여자에게는 남자가 들어갈 틈 자체가 없을 수 있다. 특히 누군가의 통제나 간섭을 선천적으로 싫어하는 여자는 명리학에서 남자를 뜻하는 관(官)이 없을 확률이 높다. 이 ‘관’이 없다는 것은 곧 남자가 숨어 있어 찾기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한 남자에게 정착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이렇듯 주체적인 여자들은 보통 혼자서도 어떤 일이든지 잘하는 편이다. 사람이다 보니 한편으로는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도 있겠지만, 뭐든 스스로 잘하는 편이라 남자가 방치하는 경우도 많다. 내가 굳이 무언가를 해주지 않아도 여자가 ‘알아서 스스로 잘 돌아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보니 여자를 돕고 아껴주는 데서 기쁨을 느끼는 유형의 남자는 이런 여자에게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이런 여자는 반대로 여자에게 의지하려는 남자를 끌어오는 기운이 강하며, 실제로 그런 남자가 꼬여 인연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나는 독립적인 여자일까? 너무 독립적이고 상대가 들어올 틈을 주지 않아 내 연애도 이토록 제자리걸음인 걸까? 지극히 독립적인 여성의 손금 특성을 한번 살펴보겠다. 우선 양손을 활짝 펴보자. 가장 먼저 엄지손가락과 인접해 아래로 휘어져 내려가는 선이 하나 보인다. 바로 생명선이다. 생명선은 보통 건강이나 질병, 장수를 볼 때 사용되지만 여기서는 오직 ‘여자의 독립심’에 초점을 맞춰보려 한다. 그리고 생명선과 가까운 곳에 손목 쪽으로 비스듬히 내려가는 선이 하나 있다. 이것이 지능선이다. 개인이 타고난 적성이나 일하는 스타일 등을 판단할 때 보는 선이다. 생명선과 지능선의 한쪽 끝은 보통 붙어 있기 마련이다. 만약 두 선이 떨어져 있고 그 간격이 3mm가 넘어간다면 ‘난 지극히 독립적이다’라고 확신해도 좋다. 특히 새끼손가락 아래에서 검지손가락 위로 올라가는 감정선이 지능선과 직선으로 붙은 막쥔금, 이른바 원숭이 손금인 경우 여장부, 일복 터진 여자 등을 의미한다. 이런 사람은 일단 일이 우선돼야 연애나 결혼도 순탄하게 풀린다. 남자가 숨어 있는 팔자라 하더라도 10년마다 바뀌는 대운과 그 대운을 위아래로 끊어 5년씩 바뀌는 운, 1년 단위의 세운 등에 따라 없던 남자가 들어오기도 한다. 이때는 좋은 인연을 만날 가능성이 높으니 아예 답이 없는 것은 아니다. 또 이런 운에, 운이 좋은 시기까지 겹친다면 괜찮은 남자가 들어올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단, 이럴 때 만나는 남자는 궁합을 꼭 보고, 내 운을 살려주는 인연인지 체크해보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