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정이 미칠 듯이 죽이고 싶은 사람은 김재욱? <크레이지 러브> 화보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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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정이 미칠 듯이 죽이고 싶은 사람은 김재욱? <크레이지 러브> 화보

<크레이지 러브> 속 정수정과 김재욱은 서로를 뼛속 깊이 미워하다 뼛속 깊이 이해하게 된다.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2.02.28
 
냉미남, 냉미녀로 손꼽히는 두 분이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크레이지 러브〉로 만나게 됐죠. 수정 씨는 드라마 〈경찰수업〉 끝나기가 무섭게 새 작품 소식이 들려왔어요.
정수정(이하 ‘수정’) 제가 원래 이렇게 연달아 하는 타입이 아닌데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아요. 로맨틱 코미디는 처음이기도 하고요. 또 오빠가 나온다고 해서.(웃음)
 
그럼 재욱 씨 의견을 들어야겠네요.(웃음) 2019년 드라마 〈그녀의 사생활〉 이후 2년 넘는 공백기가 있었죠. 평소 작품 선택에 본인만의 기준이 있고, 그게 계속 바뀌는 편인 것 같던데요.
김재욱(이하 ‘재욱’) 저는 대본을 읽을 때 첫 느낌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작품의 퀄리티뿐 아니라 그 작품을 읽을 때 제 개인적인 상황이나, 고민하는 지점이 맞물려서 느낌이 좋을 때가 있잖아요. 쉬는 동안 감사하게도 제의는 많이 왔었는데, 어쩌다 보니 2년이 훌쩍 지나갔어요. 정말 쉬고 싶지 않았는데. 그리고 코로나19 때문에 저 역시 코로나 블루를 좀 겪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무겁고 심각한 분위기보다는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웃을 수 있는 작품을 하면 나도 보는 사람도 즐겁지 않을까 생각하던 찰나에 〈크레이지 러브〉 대본을 봤어요.
 
‘살인을 예고받은 개차반 일타 강사와 시한부를 선고받은 슈퍼을 비서가 그리는 달콤살벌 대환장 크레이지 로맨스’ 〈크레이지 러브〉는 어떤 종류의 로맨스를 다루나요?
수정 저희도 그 질문을 항상 받죠. “이 드라마 장르가 뭐야?”, “로코 맞아? 코미디 아냐?”(웃음)
재욱 소동극에 가깝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서로 앙숙이었던 두 사람이 싸우면서 정들어 로맨틱한 관계로 발전하는 작품은 너무 많잖아요. 그런데 초반에 그 증오하는 정도가 아주 심해요. 예전에 고 브리터니 머피랑 애슈턴 커처가 출연한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라는 영화를 굉장히 재미있게 봤던 게 생각나더라고요. 결혼한 뒤 신혼여행 가서 미친 듯이 싸우는 커플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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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진’, ‘이신아’ 했을 때 서로에 대해 딱 떠오르는 이미지는 뭐예요?
재욱 상황은 언급할 수 없지만 ‘신아’가 ‘고진’이한테 어쩔 줄 몰라하면서 “죄송해요” 하는 장면을 최근에 촬영했어요. 그 얼굴이 너무 ‘신아’ 같고 귀엽더라고요. 정수정은 온데간데없고 딱 ‘이신아’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수정 ‘고진’ 캐릭터는 천재에 강박증이 있는 인물이에요. 비서로 일하는 ‘신아’한테 링 바인더는 항상 5.5cm 간격으로 펀칭해달라고 시키는데, 간격 틀렸다고 난리를 피우는 장면이 있거든요. “오! 쩜! 오! 센치!” 하면서, 손가락으로 이렇게 간격을 표현하면서요.(웃음)
 
수정 씨는 그간 다양한 인물을 맡아왔지만 늘 적극적인 캐릭터만 했던 것 같아요. 내성적인 성격의 ‘이신아’와 배우 정수정이 의외의 조합이라 생각했어요.
수정 시한부 선고를 받기 전까지 ‘신아’는 비서로서 성실하지만 소극적이고 할 말 못 하고 사는 사람이에요. 그 스트레스로 병에 걸려 시한부를 선고받은 거죠. 그 뒤로 ‘복수하겠다’ 마음먹으면서 자기 멋대로 사는 성격으로 변해요. 두 가지 모습을 다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이라 생각해 더 욕심이 났어요.
 
재욱 씨 팬들 사이에서는 일타 강사 ‘노고진’으로 변신한 포스터 속 김재욱이 전혀 위화감이 없다는 평이에요.
재욱 제가 학생 때는 인터넷 강의 같은 것이 없었던 터라 ‘1타 강사’가 학생들에게 어떤 존재인지 이 작품을 통해 처음 알게 됐어요. 강사 중에 어떤 인물들이 있고, 레퍼런스로 쓸 만한 게 있는지 강의 영상을 많이 찾아봤는데, 각자만의 스타일이 있어요. 누구는 강의하다 욕도 하고, 누구는 반말하고, 누구는 반존대하고. 그래서 그냥 내 식대로 해석하면 되겠구나 하는 결론이 나왔죠.
 
수정 씨는 워낙 매니시한 스타일이 잘 어울리고, 재욱 씨에겐 ‘민선우’와 ‘와플 선기’로 대표되는 ‘꽃미남’ 이미지가 있죠. 촬영하면서 성별이 바뀌었으면 재미있었겠다 싶은 장면이 있었나요?
재욱 아침마다 비서인 ‘신아’가 ‘고진’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일련의 것이 있어요. 모닝커피와 애플민트 세 조각 등등. 그 장면은 성별이 바뀌어도 심플하게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수정 그런데 정말 오빠의 캐릭터랑 내 캐릭터는 남녀가 바뀌어도 재미있겠다 하는 생각을 한 번쯤 하긴 했었어요.
 
섹시한 남자 비서가 아침마다 커피 타주고 사과 깎아주는 자영업자의 삶은 한 번쯤 꿈꿔볼 만하죠. 그런 소재의 드라마가 나온다면 대박 날 것 같은데.(웃음)
일동 (웃음)
수정 나 상상 신으로 넣어보고 싶어.
재욱 한번 건의해보자. 상상 신으로 그 반대 상황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죄송합니다… 시정하겠습니다.”
수정 나 ‘노고진’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웃음)
재욱 응, 잘할 것 같아.
 
두 분은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느끼는 순간이 언제라고 생각해요?
재욱 (긴 생각 끝에)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순간이지 않을까요? 나와 굉장히 오랜 시간 떨어져 살아온, 다른 영역에 사는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나를 만났을 때.

수정 음,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재욱 서로 끊임없이 궁금해서 대화를 이어가고 싶고, 계속 같이 있고 싶은 게 연애라 치면 사랑은 더 깊고 큰 개념으로서 이해와 존중이죠.
 
그 마음이 다시 돌아오지는 않아도 되고요?
수정 난 돌아와야 되는데.(웃음)
재욱 돌아와야 된다고? 
수정 난 준 만큼 받아야 돼. 
재욱 하하하하!
수정 나한테 다시 안 돌아오면 “왜 안 줘?” 하는 성격.(웃음)

 
영화 〈새콤달콤〉 마지막에 ‘보영’(정수정)이 반지를 내미는 ‘장혁’(장기용)을 거절하며 “나 그 정도는 아니에요” 하는 장면이 생각나요. 자신이 원하는 애정이 어느 만큼인지 명확히 아는 타입이에요?
수정 왜, 그런 사람 있잖아요. 쉽게 얘기해서 ‘답정너’. 난 이걸 받고 싶은데 안 해주면 “이렇게 해야지!” 얘기해요. 정확히 말해주지 않으면 상대방은 모르더라고요.
재욱 그 과정을 즐겨?
수정 싫어해.(웃음) 알아서 해주면 좋겠지.
 
재킷 1백39만8천원 뮌. 목걸이 13만원 락킹에이지. 와이드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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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씨는 요즘도 자연스럽게 “크리스탈입니다”라고 인사하더군요.
수정 제게는 정수정도 너무 저고 크리스탈도 너무 저예요. 크리스탈로 데뷔했기 때문에 저는 크리스탈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억지로 “이제 연기하니까 정수정이에요, 정수정! 정수정!” 하는 건 오그라들어요. 그리고 전 크리스탈이라는 제 이름을 좋아해요.
 
아이돌에서 배우로 전향한 경우 보통 그런 꼬리표를 더 경계하는 편이죠.
수정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가장 크고 길게 가는 편이긴 하죠
 
그런데 개의치 않는 거고요?
수정 너무 개의치 않죠.(웃음) 그리고 저는 그게 ‘프라우드(proud)’한 편이에요. 왜냐하면 난 둘 다 할 수 있으니까. 그걸 감추기보다 “나 이거 했고 이제는 이것도 할 수 있어!” 하는 태도가 더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애초에 그 꼬리표가 저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쳤다면 재욱 오빠랑 드라마를 못 하지 않았을까요? 그런 부분에선 그냥 좀 나를 믿고 가는 성격이에요
 
쿨하네요.
수정 (조그맣게) 안 쿨할 때도 엄청 많아요.(웃음)
 
배우로서 내게 어울리는 이미지를 어느 정도 찾았다 생각하는지도 궁금해요.
수정 ‘이거 너무 나야! 내가 꼭 해야 돼’라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그냥 대본이 너무 재미있고 캐릭터가 흥미로우면 ‘내가 이 캐릭터를 잘 연기해서 어울리게 만들어야지’ 하는 거죠

재욱 아니면 그런 적 없었어? 촬영 들어가기 전에 대본만 훑었는데도 ‘어떻게 연기해야겠다’ 머릿속에 펼쳐지는 경험.
 
재욱 씨에게 그런 작품은 뭐였어요?
재욱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의 ‘민선우’나 드라마 〈나쁜 남자〉 ‘홍태성’이 그랬죠. 오만한 걸지도 모르지만 왜 이렇게 말하고 행동하는지가 훤히 보이는 인물들이 있었어요.
 
각자 인생 캐릭터는 누구라 생각해요?
재욱 음, 아직까지도 저를 생각할 때 많은 분이 가장 먼저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떠올리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 의견과 상관없이 〈커피프린스 1호점〉 ‘노선기’이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가장 잊지 못하는 작품이기도 하고요
수정 저는 일단 영화 〈애비규환〉과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기억에 남긴 하는데, ‘인생 캐릭터’라 하면 잘 모르겠어요. 이런 거 고르라 하면 되게 못 골라요.
 
저는 〈애비규환〉의 ‘토일’이 가장 인상 깊긴 했어요.
수정 저도. 그 영화를 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제 시간과 애정이 제일 많이 담겨 있는 캐릭터였죠.
 
그럼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품이나 캐릭터가 있어요?
수정 안 해봤던 거, 안 해본 직업을 가진 캐릭터요. 2017년부터 연기를 다시 시작해 여신 역할부터 평범한 대학생, 사기꾼, 임신부, 경찰, 군인까지 정말 다양한 역할을 해왔어요. 그 캐릭터들에 어떤 비슷한 면이 있을 수는 있지만 계속해서 저는 새로운 옷을 입는 것에 초점을 맞춰왔어요.
 
배우로서는 〈슬기로운 감빵생활〉 때 현장에 진지하게 임하는 선배들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고요. 지금은 어떤 마음으로 연기하고 있나요?
수정 터닝 포인트라면 그때가 맞는 것 같아요. 아직도 그렇게 느껴요.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면 “아, 더 자고 싶다!” 하죠.(웃음) 하지만 현장에 가면 최선을 다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요
 
하긴 배우로서의 삶이 이젠 너무 일상이 됐죠?
수정 사실 저는 지금도 현장과 사람들에 적응할 때까지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가 걸려요. 그이후가 되면 현장이 편해지면서 내가 가진 역량을 더 펼칠 수 있게 되고요. 그때쯤 되면 일을 한다는 느낌보다는 뭔가 내가 해야 할 걸 하고 있는 느낌?
재욱 그러고 보니 촬영 초반과 비교하면 텐션이 엄청 달라졌네.
 
여전히 낯을 많이 가리나 봐요.
수정 엄청 가리죠. 우리끼리 대본 리딩할 때는 소수의 사람들만 남지만, 현장에는 갑자기 모르는 사람 99명이 생기잖아요.
 
이런 성격인데 콘서트는 어떻게 했던 거예요?(웃음)
수정 그건 달라요. 무대는 관객들과 정말 멀리 떨어져 있잖아요. 공연할 때는 마치 나를 모니터로 보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리고 저는 그룹으로 활동했으니까, 무대 위에 내 편들이 있다는 안정감이 있고요.
재욱 그리고 엄청 큰 콘서트장에서 몇만 명 앞에 두고 공연하는 거랑,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거랑 비교하면 후자가 훨씬 떨리지 않아?
수정 그렇지. 왜냐하면 관객들 눈이 보여요, 사람이 적을수록.
 
재욱 씨도 2년 반 만에 촬영장으로 돌아왔을 때 어색함은 없었어요?
재욱 이상하게 없더라고요.(웃음) 긴장감이 없었다는 의미는 아니고, 너무 기뻤어요. 현장의 그 익숙한 공기 안으로 돌아왔다는 게요.
 
2002년에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로 데뷔한 뒤 ‘연기는 내 길이 아니다’ 싶었는데 좋은 연기 멘토를 만났다고요
재욱 모델 일을 할 때 소속사에서 연기 수업을 지원해줬는데, 그때 선생님이 제 은사님이시죠. 대본을 분석하며 ‘여기에선 이런 호흡, 이런 발성을 해야 한다’고 공부하기보다 그냥 상황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즉흥 연기를 많이 했어요. 배우가 스스로 가지고 있는 장점을 증폭시키고 믿게 만드는 힘이 있는 선생님이셨어요.
 
수정 씨는 연기할 때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 편이에요?
수정 본능적으로 하는 편이에요. 캐릭터와 서사에 대한 연구는 정말 기본적인 것들만 하고요. 미리 이것저것 연구해 계산해두면 너무 혼란스러워요. 생각한 게 너무 많으니까 현장에서 이도저도 아닌 게 나오죠. 현장에 나갔을 때 한 번에 확 몰입하는 게 감정 표현이 더 잘돼요. 오빠랑 오며 가며 대사를 맞추다 보면 슛 들어갈 때쯤엔 리허설 때 안 나왔던 것들이 나오기도 하고요.
 
순간 집중력이 좋은가 보네요.
수정 저는 순간 집중력‘만’ 좋아요.(웃음) 짧고 굵어요.
 
수정 씨 는 쿨하고 심플한 사람일 거라 상상했는데 진짜 그래요. 심플하다는 말이 욕처럼 들릴지 모르지만.(웃음)
수정 저는 ‘Simple is the best’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아주 칭찬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늘 궁금했던 게 있어요. 인스타그램 아이디가 ‘vousmevoyez’인데 프랑스어로 평서문인 ‘당신은 나를 봅니다’ 혹은 의문문 ‘내가 보이나요?’ 2가지로 해석할 수 있죠.
수정 ‘당신은 나를 보고 있다’예요. 2015년에 인스타그램을 다시 개설하면서 ‘내가 인스타그램을 하는 이유가 뭘까?’ 고민하다 보니 결국은 ‘인스타그램에서 사람들이 나를 계속 보는 거네’라는 답이 남더라고요. 영어 문장은 식상하다 생각해서 ‘you see me’를 불어로 검색해보니 철자가 너무 예쁜 거죠. 약간 어릴 때 허세예요.(웃음) 근데 전 아직도 마음에 들어요.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걸 즐기나요?
수정 어릴 때부터 그게 안 익숙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어릴 땐 심지어 누가 절 쳐다보면 그 사람이 눈을 피할 때까지 끝까지 눈을 맞췄거든요. 데뷔 초까지도 그랬던 것 같아요.
 
미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일 수도 있겠죠. 미국에서는 낯선 사람끼리 눈이 마주치면 모르는 사이라도 자연스럽게 인사하거나 웃어주는 문화가 있으니까요.
수정 그런 것 같아요. 그 나이 때 제가 미국을 가면 서로 “Oh, hey! Hi!” 하고 인사해줬거든요
 
재욱 씨는 좋아서 밴드 활동을 했으니 성격이 달랐을까 싶네요.
재욱 수정이랑 결은 좀 다르지만 눈에 띄는 걸 좋아하진 않아요. 소위 말하는 ‘관종’ 끼는 없는 것 같아요. 내가 하고 싶은 일 안에 그게 포함돼 있기 때문에 해왔을 뿐이죠.
 
하긴 인스타그램 계정을 열긴 열었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웃음)
재욱 그게 티가 나나요?(웃음)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랑 소통을 하고 싶긴 한데…. 일단 제가 셀카를 거의 안 찍기 때문에 올릴 사진이 너무 없어요.
 
몇 안 되는 포스팅 중 그나마도 절반은 〈마이 마르지엘라〉 시리즈 게시글이더라고요. 다큐멘터리 영화 〈마르지엘라〉 개봉에 맞춰 마르지엘라에게 영감을 얻는 국내 아티스트 4명과 진행한 인터뷰 프로젝트죠.
재욱 마르지엘라라는 디자이너의 행보를 좋아해요. 저는 제가 하는 작업에서 가능한 한 익명이고 싶었거든요. 마르지엘라는 실제로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이죠. 사생활에서 얼마나 자유롭고 얼마나 많은 곳에서 편하게 영감을 얻을 수 있겠어요. 마침 다큐멘터리가 제작된다는 얘기를 들었고, 그 작품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어요. 우리나라 아티스트 중에서도 분명히 마르지엘라에게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꽤 많을 거라는 확신도 있었고요.
 
(김재욱)실크 블라우스, 목걸이 모두 가격미정 돌체앤가바나. 팬츠 1백29만원 Y/Project by 10 꼬르소 꼬모. (정수정)점프슈트 89만원대 뮤제. 이어 커프 19만원대 스와로브스키.

(김재욱)실크 블라우스, 목걸이 모두 가격미정 돌체앤가바나. 팬츠 1백29만원 Y/Project by 10 꼬르소 꼬모. (정수정)점프슈트 89만원대 뮤제. 이어 커프 19만원대 스와로브스키.

고등학생 시절부터 밴드를 해왔죠. 지금은 그 마음이 어떻게 남아 있는지도 궁금해요.

재욱 지금도 멤버들은 자주 만나거든요. 언젠가 할아버지가 돼서라도 우리가 모일 수 있으면 그때는 기력이 달려 파워풀한 연주는 힘들 테니 블루스 같은 거 해보자, 그런 얘기를 우스갯소리처럼 해요.
 
재욱 씨 예전 인터뷰를 보면서 배우도 배우지만, ‘록 스타’ 같다는 느낌도 좀 받았거든요.
재욱 예전 인터뷰에서요?
 
예전에 라디오에 출연했을 때 진행자가 “친구 집에 초대받았는데 음식이 형편없으면 얘기하는 편인가?”라고 묻자 “돌려서라도 얘기할 것 같다. 그 정도 상처는 받아야지”라고 대답한 내용이 인터넷에 영상으로 남아 있어요.(웃음)
재욱 제가 그렇게 얘기했어요? 언제 적이야, 대체.(웃음) 저다운 대답이긴 하네요.
 
솔직한 성격은 여전한가요?
재욱 사람은 안 변해요. 성숙해질 수 있을지언정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성숙해진다는 건 뭐라고 생각해요?
재욱 훨씬 더 부드러운 표현 방법을 익히는 거요. 생각은 변하지 않아도 좀 더 효율적이고 평화롭게 소통하는 방법을 알아가는 거죠. 어릴 때는 내가 옳다는 확신이 있으면 그냥 달려들었지만, 지금은 한 발짝만 떨어져서 보면 훨씬 더 많은 그림이 보인다는 걸 알게 됐어요.
 
수정 씨는 올해 마지막 20대를 보내게 돼요. 나이를 의식하고 사는 편인가요?
수정 29살에 대한 감흥은 1도 없어요. 적어도 나 자신에게 나는 아직 10대 같거든요. 저는 18살, 19살 때도 영원히 제가 10대일 줄 알았어요. 숫자는 계속 늘어가죠. 그런데 나는….
재욱 그대로지.
수정 그러니까. 웃긴 게, 7년 전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글을 봐도 너무 나 같아요. ‘대체 뭐가 성숙해진 거지?’ 싶을 때가 많아요.
 
아까 “어릴 때 허세”라고 농담했잖아요?
수정 20대 초반에 좀 늦은 사춘기를 겪은 감이 있죠.(웃음) 그래도 저를 10년 이상 지켜본 주변 사람들도 저는 거의 안 변했다고 해요.
 
심플 이즈 더 베스트.
수정 네. 저는 또 16살에 데뷔해 남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할 나이에 활동이 끝났어요. 22살에 낸 앨범이 마지막 앨범이었으니까요. 너무 많은 걸 일찍 경험했다 해야 하나?
 
크리스탈로서 음악 활동을 더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운 마음도 있어요?
수정 있죠. 사실 제가 예상했던 것과 많이 다르게 일이 흘러갔거든요. 그래도 언젠가 또 음악 할 수도 있는 거고. 전 흐름대로 사는 편이에요
 
재욱 씨는 마흔이라는 나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재욱 크게 생각해본 적 없어요. 늙어간다는 생각이야 30대 후반부터 하고 있고요. 슬프거나 서럽다기보다, 내가 20대라서 발현할 수 있었던 에너지들, 30대 그리고 40대 각자 다 다르다고 생각해요
수정 제가 안 그래도 오빠한테 그랬거든요. 기억나?
재욱 뭐였지?
수정 남자는 40부터다.(웃음)
재욱 아, 맞아요. 수정이가 위로를 해주더라고요.

 
위로가 필요하던가요?
재욱 아니요.(웃음) 그냥 이제는 내 40대를 멋지게 살아낼 기점에 왔구나 하는 느낌이죠. 20대의 내가 ‘되고 싶었던 모습’에 집착하기보다는 지금의 내가 어떤 사람인지 들여다보고 인정하는 거예요. 어떻게 하면 내가 행복할 수 있을까 충분히 고민하고 나를 위한 선택을 조금씩 쌓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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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eature Editor 김예린
    Photographer JDZ Chung
    Stylist 윤지빈(정수정)/ 지상은/ 조한나(김재욱)
    Hair 경민정(정수정)/ 이선미/페르소나(김재욱)
    Makeup 이숙경(정수정)/ 이선미/페르소나(김재욱)
    Assistant 김미나
    digital designer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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