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집 냉장고가 그라피티 벽이니?
남자친구와 저희 집은 5분 거리죠. 둘 다 회사원 인지라 피곤한 평일이 지나면 주말엔 돌아가며 서로의 집에서 데이트를 해요. 평온한 주말, 남자친구네 집에서 같이 냉장고를 뒤지던 중이었죠. 온도가 평소보다 좀 높은 것 같길래 무언가 잘못 되었나 보려고 코드 뒤쪽을 살펴볼 때 였어요. 냉장고 하단에 이상한 낙서가 보이더군요? 들여다 보니 제 남자친구의 이름과 모르는 여자의 이름 사이에 하트가 그려져 있더군요. 그것도 색색깔의 유성 매직으로요. 어이가 없어서 이게 뭐냐고 물어봤죠. 남자친구도 당황하더군요? 10분 내내 ‘저게 뭐지?’라는 말만 수없이 반복했어요. 알고 보니 전여친이 남자친구의 자취 축하 기념으로 선물한 냉장고 였대요. 하지만 오자마자 바로 설치를 해서 저런 낙서가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더군요. 얼굴이 빨개져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는데, 살림살이라 가져다 버리라고 할 수도 없고 참… 다행히 그날 이후로 남자친구가 새 냉장고를 주문해서 마음이 풀렸죠. 이름석자기억한다 /
33세 하마터면 이별이 배송될 뻔
남자친구의 집에 가는 길 이었어요. 문 앞에 택배가 있길래 들고 들어가 전달해줬죠. 남자친구도 별생각 없이 받아 제 앞에서 박스를 뜯었는데 웬 여자 화장품이랑 속옷이 나오는 거예요. 순간 손발이 덜덜 떨렸어요. 바람을 피우나 해서요. 남자친구도 잔뜩 당황한 듯 보이더군요. 배송지를 확인하더니 탄식을 내뱉었어요. 그의 전 여자친구가 배송지 변경을 하지 않은 채 제 남자친구 집으로 택배를 보낸 거죠. 같은 쇼핑몰 아이디를 썼는데, 전여친 회사가 코앞이라 자신이 대신 택배를 받아주곤 했었대요. 제 눈 앞에서 아이디, 비밀번호까지 바꾸고, 전여친에게 통보를 하는 것까지 확인하고 나서야 사건은 일단락이 되었죠. 하지만 그녀와 함께 있었던 공간에 제가 들어서는 게 어느 순간 찜찜해져서 그 뒤로도 그 집엔 자주 못 가겠더라고요. 니집이걔집같고 /
29세 개 이름을 바꿀 수도 없고
남자친구는 정말 귀여운 웰시코기 한 마리를 키우고 있어요. 개를 산책 시키다가 만나게 되었죠. 연애를 시작한 뒤로도 휴일엔 저희 집 반려견과 함께 만나 다 같이 시간을 보내요. 소풍도 가고요. 어느 날, 집에서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남자친구의 태그 게시물을 보게 된 게 화근이었죠. 한 모르는 여자의 몇 년 전 게시물에 남자친구의 개가 떡하니 있더라고요? 같이 침대에 누워 잠을 자고 있는 사진이었어요. 꼬치꼬치 캐물어 보니 사실 그 개는 전 여자친구와 함께 입양해서 키웠던 개 더라고요. 정말 미안하다며 굳이 말하면 더 상처가 될 것 같아서 말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할 말이 없었어요. 저도 반려견을 키우는 입장이라 개를 미워할 순 없지만… 이상하게 섭섭한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요? 이름은누가지었냐 /
30세 이게 바로 동물의 왕국?
남자친구가 옷 정리를 도와달라고 해서 집에 간 적이 있어요. 이것저것 버릴 게 참 많더라고요. 그렇게 옷장 구석까지 빼내어서 옷을 정리하는데 이상한 동물 잠옷이 나오더라고요? 이건 뭐냐고 물어보니 남자친구가 그냥 예전에 산 거라고 얼버무리더군요. 평소 남자친구 취향 상 이런 잠옷을 제 돈 주고 살 일은 절대 없는 사람인데 말이죠. 제가 계속 표정이 안 좋자 결국 이실직고 했어요. 예전 여자친구와 커플로 맞췄던 거 라면서요. 별 생각 없이 한 번 눈을 흘기고 말긴 했지만, 헛웃음이 나왔죠. 저와는 놀이공원도 유치하다고 안가는 사람이거든요. 이미 지난 일이라지만 이상하게 질투가 나더라고요. 이런취향이었구나 /
28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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