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호흡, 최고의 파트너? 잘 맞는 '속궁합'이 뭔데!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Love

환상의 호흡, 최고의 파트너? 잘 맞는 '속궁합'이 뭔데!

4명의 남녀가 과거와 현재의 연애사를 통틀어 환상의 호흡이라 손꼽는 파트너를 회상했다. ‘어, 이거 뭐지?’ 싶던 그때 그 느낌도 함께.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1.06.06
 

아담과 하와가 하나였던 것처럼

남자는 삽입만 하면, 혹은 사정만 하면 다 똑같이 좋다는 건 오해예요. 남자도 속궁합을 느낍니다. 남성의 성기 모양이 제각각이듯 여성의 질 모양도 다르잖아요. 페니스의 크기와 길이, 두께, 각도가 각양각색인 것처럼 질벽의 두께와 모양, 민감도 역시 천차만별인 것 같아요. 어떤 페니스와 어떤 질이 만나 어떤 합을 이루냐에 따라 몸을 맞댈 때의 감흥이 달라지는 게 아닐까요. 제 페니스는 모양이 위로 휜 편인데, 파트너의 질 모양, 쪼임, 탄력에 따른 보이지 않는 차이를 분명 느껴요. 어떤 파트너는 삽입하면 딱 느낌이 달라서, “와…!” 하며 감탄하곤 하죠. 물론 “나는 페니스가 휘었는데, 너는 질이 위로 깊어서 잘 느껴지는 것 같아”라고 입 밖으로 내뱉은 적은 없지만요.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같은 얘기긴 한데, 애초에 타고난 모양이 잘 맞으니 흥분이 되고, 여성의 질은 흥분하면 자연스레 수축해요. 그런 반응에 저는 또 흥분하고, 그러면 여자 친구의 몸짓과 사운드도 격정적이 되고… 그렇게 사랑을 나누다 보면 당연히 속궁합이 맞다고 생각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추론하면 A는 B고 B는 C니까, 속 모양이 맞으니까 속궁합도 잘 맞는다는 논리랄까요. 태초에 아담과 하와가 하나였다고 하잖아요. 그런 둘을 뗐다 다시 붙인 거라면, 빈틈없이 딱 들어맞는 ‘명기’가 이 세상 어딘가에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아담(산부인과 의사, 33세 남성)
 
 
 

뜨겁기보다는 따뜻한 섹스

진짜 잘 맞는 상대와 사랑을 나누는 순간에 느끼는 감정은 격정이 아닌 애틋함 같아요. 몸은 뜨거운데 내 주변을 감싼 공기는 따뜻한 그런 거요. 속궁합이 심리적 영역이라는 확신을 심어준 파트너는 전 남친 P 몰래 양다리를 걸쳤던 C예요. 친구들에게 이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 바람피우는 저 자신을 컨트롤할 수 없다고 털어놨더니, 남친과 속궁합이 안 맞아 한눈파는 거 아니냐고 묻더라고요. 재밌는 건, 되레 신체의 속궁합이 잘 맞는 건 P 쪽이었어요. 처음 잠자리를 한 날, 그냥 삽입만 했는데도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지?’ 싶은 느낌이 올 정도로요. 이런 게 속궁합이구나 싶었죠. 그런 찰떡궁합인 P를 두고도 C와의 관계를 끊어내지 못한 건 C의 소중이 크기나 테크닉이 P보다 더 나았기 때문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페니스 크기만 두고 보자면 P가 더 괜찮았거든요. 제가 C와 사랑을 나눌 때 정말 미칠 것 같은 순간은 따로 있었어요. 표현을 많이 하는 성격인 C는 잠자리할 때 이 순간이 왜 좋은지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묘사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냥 “아, 좋다”, “미치겠다” 이런 거 말고요. “너랑 있으면 녹을 것 같애” 같은 오글거리는 말도 서슴지 않았는데, 그럴 때마다 내 마음도 녹아버렸죠. C의 섹스 신조는 ‘천천히, 대화하면서 하고 싶어’였어요. P와 15~30분 정도 격정적으로 사랑을 나누는 게 루틴이었다면, C와는 한참 동안 수다 떨며 몸이 달아오르는 사이 1시간이 훌쩍 지나 있는 게 보통이었어요. 섹스가 이렇게 재밌는 건지, 섹스를 이렇게 대화하면서도 할 수 있는 건지 처음 알았죠. 분명 만족스럽지만, 교감보다는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열심히 제 할 일 하는 느낌인 P와의 섹스와는 또 다른 황홀함이 있었으니까요. C에게 “마음이 몽글몽글해”, “나 계속 좋아해줘” 같은 말을 들으면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정말 충만했어요. 남자가 그런 말 하는 거 징그럽지 않냐고요? 여자는 남자 하기 나름이라고, 저도 “네 거 있지, 원래부터 내 거였던 것 같아” 같은 징그러운 말을 육성으로 해봤어요. 그리고 C는 절정에 이르기 전에 꼭 안아달라고 하거든요? 볼이 상기된 채 풀린 눈을 하고서 안아달라고 하는데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아요. 나만 아는 그 눈빛을 보고 주체할 수 없이 절정에 이를 땐 머리끝까지 호르몬이 차올라서 이러다 복상사하는 건 아닌가 싶어요. 자연스레 P와 헤어지고 C와 잘 만나고 있으니, 속궁합은 물리적인 것과는 다른 무엇이지 싶어요. 만약 P의 페니스보다 C의 그것이 작아서 내 안에 조금의 빈틈이라도 만들었다면, 그걸 채워준 건 아마 몽글몽글한 마음이었을 거예요. -멜팅아이스크림(메이크업 아티스트, 29세 여성)
 
 
 

여성은 질이 작을수록, 남성은 페니스가 클수록 좋다?

유학 시절 많은 외국인 애인과 교제해본 여성으로서 단연코 말할 수 있는 사실, 크다고 다 좋은 건 아닌 것 같아요. 흔히 외국인의 그것은 크고 흐물흐물하다는 속설이 있는데, 제 경우엔 대부분 사실이었어요. 물론 저도 비교 대상이 많은 건 아니라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요. 금발 연인들의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큰 페니스에 감탄할 때도 있었지만 제아무리 대물이라 해도 단단하지 않으니까 아프기만 하고 짜릿한 느낌은 없더라고요. 유연하고 유려하게 움직이며 합을 맞추는 게 아니라, 그의 물건이 제 짝이 아닌 케이스에 잘못 끼여  낑낑대며 마찰을 일으키는 느낌이었어요. 그러니 물렁거리는 완숙 가지와 단단하고 아삭거리는 미니 당근 중 하나를 고르라면, 전 망설임 없이 후자를 선택하겠어요. 크고 물렁거리는 페니스에 대한 호감이 유독 반감되는 순간은 오럴 섹스를 할 때예요. 오럴을 싫어하는 여성도 많지만, 전 개인적으로 극호거든요. 전적으로 제게 몸을 맡긴 상대가 무기력하게 자지러지는 모습을 볼 때 내가 그 사람을 정복한 존재가 된 것 같아서요. 그런 저였지만, 몰캉거리는 촉감으로 목젖을 찌를 듯이 입안을 채우는 페니스는 아무런 전율을 주지 못하더군요. 그렇다고 속궁합을 결정하는 게 페니스의 ‘단단함’이라고 정의하고 싶지는 않아요. 속궁합은 결국 두 사람의 타이밍이 맞는 거예요. 어느 한쪽만 먼저 끝나는 것 없이 비슷한 속도로 흥분하고, 함께 촉촉해지고, 같이 절정에 이르고, 마주 바라보고 괜히 눈 한번 찡긋하다 스르르 잠드는, 그런 사랑의 루틴이 맞아떨어지는 걸 두고 사랑의 궁합이 맞다고 표현하는 것 같아요. 소중이의 모양이 아니라요. 그런 사람과 함께라면 밤새 몇 번씩 해도 피곤하긴커녕, 날밤을 새워도 푹 잔 듯 개운한 느낌이 들어요. –사랑의조선통신사(화가, 28세 여성)
 
 
 

대체 날 어디까지 데려갈 셈이야?

속궁합은 ‘케파’라고 생각해요. 섹스는 사랑이라는 관념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거잖아요. 이 탐험에서 어느 선까지 자신을 허락하는지 한계점이 비슷해야 둘이 동행할 수 있어요. 한마디로 둘이 어디까지 갈 수 있냐는 거죠. 왜, 사람과의 관계도 그렇잖아요. 자주 만나고, 다양한 주제로 대화해보고, 여러 상황을 함께 겪어본 사람과 친밀함이 쌓이고, 특별해지는 것처럼요. 섹스도 다양하게 놀아봐야 뭘 했을 때 제일 재밌는지 알 수 있는 놀이 같아요. 사람마다 섹스할 때 허용하는 수위가 다 다르다 보니, 전 여친 중에는 죽어도 정상 체위만 해야 하는 보수적인 친구가 있는 반면, 애널 섹스나 도기 체위처럼 화끈한 사랑에 스스럼없는 친구도 있었어요. 지금 만나는 애인은 사랑을 나눌 때 다양한 온도를 체험하게 해줘요. 얼음, 구강 청결제, 섹스 토이 숍에서 파는 쿨링 캔디 등 여러 가지 실험적인 도구로 입안을 차갑게 한 뒤에 제 것을 예뻐해주죠. 열감이 생기는 젤을 바른 손으로 저의 그곳을 매만지기도 하고요. 발끝이 쭈뼛해져오는 쾌감은 둘째 치고, 애인이랑 섹스로 춥고 더운 사계절을 다 겪어본 느낌이에요. 같이 안 가본 곳이 없는 여행 메이트처럼요. 그렇게 화끈하고 과격하게  해볼 거 안 해볼 거 다 해본 사람은 절대 못 잊죠. 물론 그것도 ‘잘 맞으니까’ 이것저것 더 시도해보고 싶었던 거겠지만요. 무엇보다도 애인이 섹스에 적극적인 만큼 동작이나 소리도 크게 내는 편이라, 내가 잘하는 남자라는 자신감도 들어 신나고 흥분돼요. 느끼고 있다는 게 전해지잖아요. 오늘밤은 날 어디까지 데려가줄지, 생각만 해도 뜨거워지네요. –나이트트레블러(PD, 30세 남성)

Keyword

Credit

    editor 하예진
    photo by Rowan Lee
    art designer 조예슬
    digital designer 김희진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