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여자들아, 이 영화 놓치지 마오! 에디터가 추천하는 여성의 달 영화 5

가족, 우정, 사랑, 막장 복수까지. 여자로 살면서 겪었거나 보았거나 혹은 좋았거나 피하고 싶었던 순간에 대해.

BYCOSMOPOLITAN2021.03.29
 

프라미싱 영 우먼 

출연 캐리 멀리건, 보 번햄, 알리슨 브리
개봉 2월 24일
포스트 미투 시대의 복수 스릴러는 확실히 짬이 다르다. 의과 대학에서 ‘전도유망한 젊은 여성’이었던 ‘카산드라’는 가장 친한 친구가 파티에서 성폭행을 당한 이후 삶이 뒤흔들린다.  ‘피해자다움이 없다’는 이유로 가해자는 무죄가 되고 친구는 자살을 한다. 이후 자퇴한 그녀는 술에 취한 척하며 미끼를 문 남자들에게 ‘네가 하려는 짓은 강간’임을 후려치듯 일갈하고 과거의 응징을 시작한다. 캐리 멀리건의 미친 연기력, 〈킬링 이브〉 제작진 출신의 감독 에머랄드 펜넬이 던지는 ‘피해자다움’에 대한 물음과 ‘심판’에 대한 양가적인 메시지가 이 영화를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까지 오르게 한 저력이다. 술에 떡이 됐다고, 짧은 치마를 입었다고 성폭행당해도 괜찮다는 의미가 아님을 아주 칼칼하게 선언하는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언제나 그리고 영원히

출연 라나 콘도르, 노아 센티네오

개봉 2월 12일(넷플릭스)
편지 한 통으로 시작된 이 귀여운 영화의 세 번째 에피소드에는 무려 미국 청춘물의 꽃인 ‘프롬’이 등장한다. 대학 입학을 앞둔 ‘라라 진’과 ‘피터’. 본격적으로 세상과 마주하는 시기의 설렘 그리고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펼쳐질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한국 특유의 문화와 정서를 소개했던 전편들에 이어 이번에는 온 가족이 한국에 떴으니, 그들이 방문한 곳곳을 유추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풋풋하던 그 시절 그 연애의 설렘으로 소환하는 마법 단추 같은 사랑스러운 영화.
 
 

파이어플라이 레인

출연 캐서린 하이글, 세라 초크, 벤 로슨
개봉 2월 3일(넷플릭스)
총 10편의 에피소드로 제작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10대에 만난 두 여자가 40대가 된 현재까지 어떤 방식으로 자신들의 삶을 지키고 우정을 키워가는지 보여준다. 매력적인 외모의 ‘털리’와 얼핏 평범한 ‘케이트’가 서로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어떻게 서로를 지지하고 지켜주는지를 보노라면 결국 우리의 일상을 지탱하는 힘은 ‘우정’이라는 이름의 지지와 연대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건 거창하거나 요란하지 않아도 된다. 함께하며 응원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까닭 없이 여기저기서 말로 얻어맞으며 살아가는 건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이나 전업주부나 별반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니 더 가슴 아프기도.
 
 

아홉수 로맨스

출연 조한나, 이다해, 강나리, 이새별

개봉 2월 24일
화려한 출연진 없이도 관심을 잡아끄는 제목이 아닐 수 없다. 스물아홉 동갑내기 친구인 ‘서연’, ‘희주’, ‘가희’, ‘보영’에게는 각각 고구마 썸남, 헛바람 든 공시생 남친, 쿨병 걸린 파트너, 철부지 연하 남친이 아홉수 인생의 가장 큰 난제로 다가온다. 한결같이 정상적인 연애에서 벗어나 보이지만, 솔직히 이런 주옥(!)같은 연애의 순간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보았을 거라 장담한다. 사랑이 인생에서 가장 무겁고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시간을 지나고 있다면, 가볍게 남의 연애사에 참견하듯 감상하기 좋을 영화.
 
 

 미나리

출연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개봉 3월 3일
한국계 미국 감독인 리 아이삭 정(한국명 정이삭)이 연출한 한국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 〈기생충〉 뒤를 잇는 화제성의 작품이 되지 않을까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무엇보다 주목받는 것은 배우 윤여정의 존재감이다. 어디서든 잘 자라는 미나리처럼 새롭고 낯선 환경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듯 용케 살아내는 한국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가 ‘할머니 냄새 나는 할머니’의 등장으로 조금은 특별한 국면을 맞는다. 윤여정이 입은 전형적인 한국 할머니의 모습은, 할머니 냄새를 맡으려 할머니 품을 파고들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소환한다. 윤여정에 대한 할리우드의 찬사는 말과 행동은 달라도 누구에게나 그리운 ‘할머니 덕후 시절’이 있음을 방증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