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코로나 후유증을 앓고 있습니다

완치 이후에도 계속된 코로나의 그림자.

BY김혜미2020.12.17

코로나19는 증상이 매우 다양하지만 후유증도 각양각색으로 나타난다. 20대부터 60대까지 나이도 가리지 않는다. 지난 9월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 가톨릭대 병원은 완치자들의 건강 상태를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완치 후 후유증이 나타나지 않은 사람은 13%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87%는 1가지부터 많게는 3가지 이상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완치자들이 호소하는 대표적인 후유증으로는 이명, 후각과 미각 상실, 건망증, 근육통, 피로, 현기증, 심장 두근거림, 위장질환 등이 있다. 후유증의 원인은 완치 후에도 여전히 체내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남아 면역 시스템을 교란시키기 때문이라는 가설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 ‘예방이 최고의 치료’라는 말이 실감되는 코로나 후유증 사례를 모았으니 나와 주변인들의 흐트러진 경각심을 다시 일깨워 보도록 하자.  
 
언제 또 걸릴지도 모른다는 불안함
“미국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아시다시피 미국은 숨을 쉬지 못하는 위중한 상태가 아니면 입원 치료를 해주지 않아서 코로나 확진 판정 후에도 집에 있어야 했거든요. 아픈 증상은 많았지만 무엇보다 숨을 쉴 수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크게 다가왔어요. ‘이러다 내가 진짜 질식해서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두려움이 모든 것을 압도했달까요. 완치 후에도 숨을 깊게 쉬기가 힘든 상태예요. 그때 기억이 생생해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주변에 코로나19에 두 번 감염된 사람도 있어서 ‘나도 재감염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불안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어요.” – 36세, 직장인  
 
온몸의 털이 빠지는 탈모  
“할리웃 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코로나 후유증이라고 하면서 빗질 한 번에 머리 많이 빠지는 영상 올린 거 저도 봤거든요. 그런데 제가 그렇게 될지 누가 알았겠어요. 코로나 완치 판정을 받은   지금도 머리 감을 때마다 한 움큼씩 빠져서 수챗구멍이 막혀요. 그냥 빠지는 게 아니라 머리카락이 힘없이 뚝뚝 끊어져요. 눈썹도 빠지고 온몸의 털이 다 빠져버리는 걸 바라만 봐야 해요. 이마도 자꾸 넓어져서 너무 신경 쓰이고요. 무엇보다 자신감이 없어져서 사람들 만나는 걸 되도록 피하고 있어요.” – 29세, 회사원
 
락스에 코를 갖다 대도 냄새가 안 나  
“3월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후 4주 동안 아무 냄새도 맡지 못했어요. 락스 통에 코를 대도 아무 냄새가 나지 않더라고요. 6월 중순부터는 음식 맛이 느껴지긴 하는데 이상한 맛이 났어요. 더 이상 음식을 음식답게 즐기지 못하고 몇 가지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만 연명하고 있죠. 수돗물에서도 이상한 냄새가 나서 샤워할 때마다 너무 괴로워요.“- 37세, 여성  
 
코로나에서 당뇨까지
“코로나 감염 한 달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일주일 뒤부터 몸 상태가 좀 이상하더라고요. 진료받아보니까 감염 전에 정상수치였던 간 기능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고, 당뇨가 없었는데 바로 직전 단계에 와 있다고 하더라고요. 지금 제 나이에 당뇨가 생기면 합병증 위험이 있어서 평생 조심해야 하는데 이게 웬일인가 싶고 억울한 생각이 들어요” -63세, 여성  
 
머릿속에 안개가 끼는 브레인 포그  
“조금만 집중해도 머리가 아프고, 가슴 통증 등 다른 증상이 심해져요. 방금 뭐 하려고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일이 흔하게 나타나고요. 인터넷 검색창을 열었다가도 왜 열었는지 기억이 안 나서 닫기도 하고, 부엌에 갔다가 ‘어? 나 왜 여기 있지?’ 하곤 해요.” – 48세, 박현 교수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데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코로나 감염 전에 저는 행복한 사람이었어요. 잘 웃고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하는 밝은 성격이었죠. 이제는 모든 일에 아무런 의욕이 생기지 않아서 그냥 가만히 있어요. 머릿속이 텅 빈 것처럼 자꾸 멍해지고 생각을 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이런 무기력에서 벗어나 보려고 등산도 하고 비타민 주사도 맞아봤지만 별다른 효과는 없었어요” – 42세, 여성  
 
1시간 운동했다가 14일 앓아누워  
“지난 3월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았어요. 이후 이명이 생기고, 후각과 미각 상실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죠. 예전에는 아이 세 명을 키우면서 일까지 했는데 지금은 개랑 두 블록만 걸어도 지치고 말아요. 전에 1시간 운동했다가 2주 동안 앓아누운 적도 있어요. 원래 운동을 좋아하는데 이제는 아플까 봐 무서워 운동 못하는 제가 불쌍하게 느껴져요.” -46세, 워킹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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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프리랜스 에디터 유미지
  • 사진 @unitednations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