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실패없는 여행, 대전 당일치기 맛집 코스

성심당 말고도 많아요, 대전이 얼마나 맛있는데요

BY김혜미2020.10.26

10:00 오래됐지만 ‘핫’한 골목, 대전의 을지로, 소제동
대전역에서 나와 십여 분 걸어가다 보면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소제동이다. 옛 철도청 관사들이 모여있던 마을이다. 1905년 대전역이 영업을 시작할 때 지은 철도청 관사가 남아 1920~1980년대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허름해 보이는 골목으로 한 발자국 들어가면 예상치 못한 반전을 만난다. 서울 을지로를 걷는 듯한 기분이 든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나타나는 개성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11:00 충청도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파운드
옛 관사로 사용하던 건물의 벽과 천장, 기둥 구조 등은 그대로 두고 실내를 멋스럽게 꾸몄다. 부여방울토마토소스가지롤, 천안배에이드, 서천김페스토파스타, 예산표고트러플크림파스타 등 모두 충청도에서 난 재료를 사용한다는 점도 이채롭다. 식당 한쪽에는 빗자루, 가위 등 충청도의 공예품을 파는 코너도 마련했다.
문의 070-4177-7171
 

12:30 강배전의 진한 커피 한 잔, 관사촌커피  
양탕국이라는 커피를 판다. 1900년대 초 우리나라에 커피가 들어왔을 때 색과 맛이 탕약과 비슷하다고 해서 양탕국으로 불렸다. 이 집 커피는 강하게 볶아 쓴맛이 난다. 비정제 설탕과 연유가 함께 나오는데, 취향에 따라 넣어 먹으면 된다.
인스타그램 @kschon_soje
 

14:00 대전 근현대골목 산책, 테미오래
중구 대흥동에 자리한 충청남도지사공관(대전문화재자료 49호)과 대전 충청남도청 구 관사(국가등록문화재 101호)를 시민의집, 역사의집 등 테마에 따라 꾸몄다. 도청이 홍성군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면서 관사촌이 비어 시민에게 개방한 것. 테미오래는 ‘테를 둘러쌓은 작은 산성’을 뜻하는 테미와 ‘마을의 구역’을 뜻하는 순우리말 오래를 합친 이름이다. 부촌으로 보이는 언덕에 자리한 충청남도지사공관은 한눈에도 최고급 주택이다. 1층에는 온돌과 벽난로가, 2층에는 다다미가 있어 한식과 양식, 일본식이 어우러졌다.  
 

16:00 마음이 환해지는 벽화골목, 대동 벽화마을  
동구 대동 산 1번지. 대동종합사회복지관 인근인데 좁은 골목길을 지나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만 다다를 수 있는 대전의 달동네다. 피란민이 살던 달동네에 2007년 당시 문화관광부 지원 사업으로 벽화가 그려지면서 찾는 사람이 늘기 시작했다. 마을 벽 곳곳을 아기자기하고 예쁜 벽화가 장식해 방문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18:00 별난집
대전 사람들은 두루치기를 즐겨 먹는다. 그런데 이 두루치기가 좀 별나다. 많은 분들이 두루치기 하면 돼지고기를 떠올리시겠지만, 대전식 두루치기에는 돼지고기가 들어가지 않는다. 대신 두부가 잔뜩 들어간다. 고춧가루를 듬뿍 넣어 목이 따가울 정도로 맵다. 여기에 면 사리를 넣어 비벼 먹는다. 대전역 앞 ‘별난집’은  평안남도 진남포가 고향인 장순애 씨가 1978년 이곳에 자리를 잡고 문을 열었고 지금까지 한 번도 옮기지 않았다. 지금은 막내 아들이 운영한다. 의자와 식탁도 그대로다. 들기름을 잔뜩 뿌리고 굽는 고소한 녹두지짐도 별미. 돼지고기와 녹두로 반죽한다.  
 

20:00 마무리는 칼국수지, 신도칼국수
그래도 더 먹어야 한다면 칼국수. 대전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음식. 대전은 유난히 칼국숫집이 많은 도시로 알려져 있는데, 칼국수 간판을 내건 음식점만 무려 600곳이 넘는다. 여기에 분식점 등을 더하면 1000곳을 훌쩍 넘긴다.  대전역 가까운 신도칼국수는 1961년 대전역 앞에서 시작해 지금도 한 자리에서 영업 중이다. 사골을 오랫동안 삶아 육수를 낸다. 벽에는 개업 때부터 사용하던 칼국수 그릇들이 장식하고 있다. 칼국수 한 그릇에 30원 하던 시절의 노란 양푼은 지금의 칼국수 그릇보다 두 배나 크다.  
 

* 히든 맛집 ; 숨두부를 아시나요, 평양숨두부
순두부가 아닌 숨두부. 순두부보다 거칠다. 콩 단백질이 엉긴 상태가 살아있다. 짭쪼롬한 간수에 담긴 숨두부를 숟가락으로 떠먹는다. '평양숨두부'는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숨두부 전문점이다. 6.25 전쟁 당시 평양에서 피난을 내려와 문을 열어 지금은 3대를 이어오고 있다. 숨두부라는 이름이 독특한데, 북한에선 간수로 두부 굳히는 것을 ‘숨을 잡는다;고 말한다. 굳히기 전 간수상태에서 꼴록꼴록 소리를 내는데 이것이 마치 숨을 쉬는 것 같다고 해 숨두부라는 이름이 붙었다. 간수는 짜고 달짝지근하고 그 속에 담긴 두부는 고소하고 그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