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아미가 또 ARMY 했어요

그저 “우리 오빠 멋져요!”를 외치는 것 말고, 그들은 사회의 꽤 많은 일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BYCOSMOPOLITAN2020.10.04
 
혼란한 시대다. 스마트폰을 켜 10분만 스크롤하면 땅 꺼져라 한숨 쉬게 만드는 각종 뉴스와 발랄한 에너지를 자랑하는 K팝 콘서트 영상이 넘쳐난다. 인터넷이란 참 기묘한 공간이다. 크라우드소싱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내 모든 사생활을 감시받는다. 현실 속의 모든 이슈와 정보가 인터넷에 영원히 박제되고, 내가 오늘 오프라인 매장에서 들춰본 바지가 인스타그램 스토리 광고로 곧장 뜬다. 그런데 이 와중에 재미있는 일이 하나 있었다. 
 
최근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한 그룹 뮤지션의 열성 팬들에 의해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올린 #Alllivesmatter 해시태그가 보기 좋게 익사당한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냐고? 그 열성 팬들의 목적은 간단했다. 콘서트를 홍보해야 하니까!  또 하나 재미있는 뉴스는 트위터 유저이자 K팝의 팬인 10대들이 올해 6월, 털사에서 진행한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 참가 티켓을 ‘의도적으로’ 모조리 예약한 뒤 참석하지 않는 집단행동을 보인 것이다. 심각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관심 받기를 ‘차-암’ 좋아하는 백악관에 기거하시는 ‘그분’의 성향을 고려했을 때 K팝 팬들, 그러니까 요즘 세대들의 천재성을 제대로 보여준 사건이다. 
 
요약하자면, 트럼프의 약점을 건드린 것도 모자라 뼈를 때려 아주 순살을 만들었다는 말씀. 이들에게 소셜 미디어는 양날의 검이다. 그들은 마치 장난감 칼을 가지고 놀 듯, 날카롭고 재치 있게 이 플랫폼을 활용한다. 방탄소년단(BTS)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가 발표됐을 때 ‘아미’들을 생각해보라. 밤샘 스트리밍과 해시태그, 게시물 업로드로 이 뮤직비디오를 유튜브 역사상 ‘24시간 동안 가장 많이 조회된 유튜브 영상’으로 등극시킨 장본인들이 아니던가. 
 
최근 아미는 이 소셜 미디어를 단순히 ‘내 가수 홍보’가 아닌 더 큰 ‘대의’를 위해 사용했다. BLM(Black Lives Matter) 운동에 동참, 무려 10억 가까이 모금해 기부한 것. 팬 일부는 그저 시류에 편승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인종차별과 경찰의 잔혹성에 적극적으로 맞서고, 함께 연대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칠 만한 일이다. 개인이 목소리를 내는 데 한없이 무력감을 느끼는 이 시대에, 같은 취향을 지녔다는 것만으로 대중이 똘똘 뭉쳐 편협한 권력에 맞서고 이를 전복할 힘이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준 사례다. 
 
물론 2020년에는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기에, 이 기사를 읽는 몇몇 독자들은 ‘그게 뭐 대수인가’ 하며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디어와 정치적 참여는 더욱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정치 참여를 막는 진입 장벽이 매우 낮아졌으니 말이다. 이건 모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켜고 그저 ‘의견’을 표현하기만 하면 되니까! 해시태그, 청원 동의, 탄원서 서명 동참, 리그램, 단순 사진 업로드 등 당신이 ‘간단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지금 당장 스마트폰의 스크린 타임을 확인해보자. 당신이 20가지 불의에 맞서고도 남을 시간일 테니. 아미가 사회에 미친 선한 영향을 미뤄봤을 때, K팝 팬들은 이제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들은 같은 목소리를 내고, 그만큼의 영향력을 세상에 전파한다. 자, 이에 본받아 우리도 스마트폰을 켜보자. 거리에는 이성을 잃은 시위자들이 넘쳐나고 진짜 시민 의식을 갖춘 사람들은 거리에 모일 수도 없는 상황이 됐지만, 이 넓은 도시에 한낱 5평짜리 방의 작고 네모난 불빛 속에 점점이 흩어져 있더라도 스마트폰이 있는 이상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내가 아미에게 배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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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Writer 스타 보웬뱅크(Star Bowenbank)
  • Freelancer Editor 이소미
  • Photo by Getty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