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에게도 〈코스모폴리탄〉은 친숙한 잡지예요. 늘 멤버들과 함께 화보 촬영을 했는데 이렇게 20주년 커버 모델이 되다니, 감격스러울 만큼 기분이 좋아요.
멤버들과 함께 활동할 때와 혼자 활동할 때 어떻게 달라져요?
팀으로 활동할 때는 전체적인 그림을 봐야 하니, 함께 합도 맞춰야 하잖아요. 그게 어렵기도 하지만, 그만큼 애써서 꾸밀 필요가 없다는 게 좋아요. 개인 활동을 해도 몬스타엑스 셔누로 좋게 봐주셔서 하는 거라 그 모습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크게 다르지 않아요.
몬스타엑스가 올해 데뷔 5주년을 맞이했죠.
우리가 그렇게 오래됐다는 느낌은 못 받아요. 신인 때와 완전히 똑같은 마음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그때와 별반 차이가 없어요. 그때처럼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으니깐요.
멤버들 사이에서 굉장히 포용력 넘치는 리더로 통해요. 그럼에도 셔누 씨가 품을 수 없는 사람이 있어요?
어떤 관계든 싸우고 화해하면서 유대감이 형성되잖아요. 그런데 그게 좀처럼 되지 않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다행히 멤버 중에 제가 포용할 수 없는 친구는 없어요. 제가 화를 너무 안 내니까 멤버들이 “형이 조금 나서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적은 있죠. 민혁이나 기현이를 비롯한 모든 멤버가 다 적극적인 편이거든요. 반면에 저는 생각을 많이 해요. ‘과연 이렇게 얘기했을 때 나에게 돌아오는 게 뭘까’ 등을 생각하다 보니 조심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셔누 씨의 행동이나 말이 느리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분명 생각하고 있는데, 아무 생각도 안 한다고 여기는 것 같아요. 사실 화가 나더라도 ‘내가 한번 참으면 잘 넘어갈 수 있는데 굳이 화를 낼 필요가 있을까’란 생각을 해요.
시간이 흐르고 나서 할 말을 못 해 후회한 적은 없어요?
음… 별로 없는데. 아! 예능에서 멘트를 잘 쳤어야 했는데 못 해서 아쉬웠던 적은 있어요.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 셔누 씨는 늘 의도치 않게 웃음을 주는 것 같아요.
뭔가를 하려고 한다거나 능청스럽고 재미있게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해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말할 때 끼어들려고 애썼는데 그러면 더 잘 안 되더라고요. 나는 어차피 별로 재미없는 사람이니까, 억지로 하려고 하면 더 이상하게 보이니까, 지금은 그냥 편하게 해요. 할 말 없으면 안 하고, 게임할 땐 열심히 하고.
아이돌 7년 차 징크스라는 말이 있죠. 몬스타엑스의 미래에 대해 고민한 적은 있어요?
멤버들 모두가 열정이 있어요. 우리는 더 잘될 수 있다고 생각하죠. 연습할 때도 적당히 하지 않고 열심히 해요. 미국에서 오래 활동하고,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에서 5위를 했을 때 “이러다 우리 미국에서 살게 되는 거 아니야?”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우리가 열심히 했다고 해도 이런 결과를 낸 게 너무 대단하게 생각됐죠. 특정한 목표를 잡고 미래를 고민하진 않아요. 코로나19 때문에 휴지기를 갖고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이렇게 팬들에게 얼굴을 보여드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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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무리 친구가 많아도, 진짜 진심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은 저희 멤버들밖에 없어요. 숙소를 같이 쓰고 있어 스케줄 없는 날도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거든요. 멤버들끼리 티키타카도 좋고요. 다들 프로니까 할 일도 알아서 잘하죠.
얼마 전 〈아는 형님〉에 나와 장래 희망란에 ‘똑똑한 사람’이라고 적었어요.
꼭 지식이나 상식이 풍부한 것만 의미하는 건 아니에요. 사람들이랑 잘 지내고,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잘해내는 사람이 똑똑한 것 같아요.
감정 기복이 없는 것 같아요. 이런 셔누 씨를 업시키는 말은 뭔가요?
“셔누 때문에 행복하다”란 얘기를 팬들이 많이 해줘요. 그 외에도 좋은 말이든, 안 좋은 말이든 관심이 있기에 해줄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셔누 씨 영상에 달린 댓글 중에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외모를 가졌다”라는 말이 와닿았어요. 스스로의 외모에 얼마나 만족해요?
한 70%? 좀 높나요? 하하. 저를 엄청 잘생겼다고 보는 분이 있는데, 제가 너무 부정하면 그분들에게 실례가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사진이나 영상을 찍었을 때 내가 생각했던 대로 잘 안 나올 때도 있죠.
사람들이 모르는 의외의 모습은 뭔가요?
먹는 걸 되게 좋아해요. 특히 튀긴 음식을 좋아하거든요. 며칠 전에 아는 동생이랑 운동을 하고 치킨집에 갔어요. 근데 그날 운동한 게 너무 아까워 프라이드치킨을 먹기 싫은 거예요. 그래서 오븐 전기 구이 통닭을 주문했더니 동생이 많이 놀라더라고요. 하하.
20살 셔누라면 괜찮아도, 지금의 셔누라면 용서되지 않는 행동이 있을까요?
지금 안 되는 건 그때도 안 괜찮을 것 같아요. 굳이 꼽자면 ‘상큼한 척’? 하하. 20살 땐 해도 괜찮죠. 지금은 좀 힘들어요. 물론 시키면 귀여운 척이나 애교를 부리기는 하는데, 20살 때라면 좀 더 잘할 수 있겠죠.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뉴이스트 JR과 애교를 시켰는데 어색해하는 셔누 씨를 보니, 제작진이 원망스럽게 느껴지더군요.
쑥스러움이 많은 편이라 예전엔 힘들었는데, 지금은 시키면 웬만하면 해요. 쑥스러워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힘들어서요. 저에게 끼가 조금 더 있으면 좋겠는데, 그건 타고나야 하는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이 멋있다고 생각해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거요. 제가 하고 싶은데 잘 못하는 거예요. 자기애가 있어 스스로의 행복을 추구할 줄 아는 사람을 보면 보기에도 좋고, 그게 성공한 사람이 아닌가 싶어요. 그런 사람들이 열정이 있어 일도 더 열심히 해요. 반면에 저는 삶을 쫓아가고 있어요. 늘 ‘뭘 해야 되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셔누 씨의 20년 후, 〈코스모폴리탄〉의 20년 후를 상상한다면요?
저를 포함한 몬스타엑스 모두 멋있게 나이 들면 좋겠어요. 아티스트로서 40살, 50살이 돼도 박진영 선배님이나 어셔처럼 트렌디하게 활동하고 싶어요. 〈코스모폴리탄〉은 지금까지 하던 대로 열심히 하시면 자연스럽게 성장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더 성장할 게 있나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