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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릇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영화

야릇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는 기습적인 장면으로 나를 움찔하게 만든다. 섹스에 대한 환상 1도 없는 언니들의 마음마저도 요동치게 했던 그 영화의 그 장면을 꼽았다.

BYCOSMOPOLITAN2020.08.02

아가씨

감독 박찬욱
주연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일제강점기가 배경으로, 후견인인 이모부(조진웅)의 보호 아래 살았던 귀족 아가씨(김민희) 앞에 새로운 하녀 ‘숙희’(김태리)가 등장한다. ‘숙희’는 아가씨가 사기꾼 백작(하정우)을 사랑하게 만들기 위한 미션을 받았지만, 아가씨와 ‘숙희’는 서로에게 강렬하게 끌린다.  
그 장면 “솔직히 이전까지 여성 커플이 등장하는 영화에 동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너무나 우아하게 여자가 여자에게, 아니 인간이 인간에게 끌리는 장면을 잘 그려내고 있다. 특히 ‘숙희’가 아가씨의 입속에 골무 낀 손가락을 넣어 이를 갈아줄 때 묘한 감정을 느꼈다. 에로틱한데 모성애까지 느껴지는 장면이랄까? 영화가 끝나고 난 후 한동안 나는 무척 심란했다.” - H, 스타일리스트

레이니 데이 인 뉴욕

감독 우디 앨런
주연 티모시 샬라메, 엘르 패닝, 셀레나 고메즈
‘개츠비’(티모시 샬라메)가 연인 ‘애슐리’(엘르 패닝)와 함께 뉴욕에서 각기 다른 하루를 보내며 생긴 에피소드를 다룬다. 특히 재즈와 뉴욕을 사랑하는 ‘개츠비’는 우연히 ‘챈’(세레나 고메즈)을 만나 꿈꾸던 낭만적인 데이트를 즐긴다.
그 장면 “겨우 이 정도 수위의 영화에서 야하다고 느꼈냐고 비아냥대지 마라. 이건 모두 너무 섹시한 티모시 탓이니까! ‘챈’과 비를 맞고 집에 들어와, ‘개츠비’가 길쭉한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치는 장면이 무척 야릇했다. 아니, 그는 왜 그렇게 비를 맞고 다녀도 섹시한 것일까? 건조한 티모시도 좋지만 푹 젖어 있는 티모시는 더 야하다, 아니 더 좋다!” - A, 대학원생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주연 티모시 샬라메, 아미 해머
모든 게 서툰 17살 소년 ‘엘리오’(티모시 샬라메)의 집에 찾아온 손님 ‘올리버’(아미 해머). 이 두 남자의 사랑과 이별을 다룬다. 1980년대 이탈리아 남부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은 순전히 이 두 인물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 장면 “복숭아가 이토록 야한 과일일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올리버’를 향한 감정과 욕망을 어쩌지 못하는 ‘엘리오’가 혼자 침대에 누워 복숭아를 만지작거릴 때도 영문을 몰랐다. 공놀이하듯 복숭아를 갖고 놀다가 기습적으로 절정에 다다르던 장면은 평화롭던 내 마음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물처럼 쏟아지던 과즙이 세상 그 어떤 것보다 달콤해 보였다.” - J, 잡지기자 

바람난 가족

감독 임상수
주연 문소리, 황정민, 윤여정
무용수였지만 지금은 동네 학원에서 춤추는 것이 삶의 낙인 아내 ‘호정’(문소리), 정의로운 변호사 남편 ‘영작’(황정민), 15년간 한 번도 섹스를 안 한 시어머니 ‘병한’(윤여정). 분명 가족이란 이름으로 함께 살고 있지만 각자 파트너가 따로 있다.
그 장면 “예쁜 섹스 신이 단 ‘1’도 없는 이 영화는 개봉할 당시만 해도 파격 정사 신을 강조하며 홍보했다. 지금은 ‘이쯤이야’ 싶지만 그땐 그랬다. 그중에서도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건, ‘호정’이 가슴으로 낳은 아이를 잃고 산을 타다가 옆집 청년과 섹스하면서 우는 장면이다. 묘하게 연민을 느꼈는데, 섹스가 심리적 위안이 될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된 계기가 아니었을까?” - K, 잡지기자

해피 엔드

감독 정지우
주연 최민식, 전도연, 주진모
실직자 남편 ‘서민기’(최민식)는 커리어 우먼인 아내 ‘최보라’(전도연)를 대신해 딸을 돌보며 집안일을 도맡는다. ‘보라’는 대학 시절 사귀었던 ‘김일범’(주진모)과 우연히 재회하고 남편 몰래 만남을 거듭한다. 아내에게 배신감을 느끼는 ‘민기’, 욕망에 사로잡힌 ‘보라’와 ‘일범’, 이들의 삼각관계를 섬세하게 다뤘다.
그 장면 “고등학교 때 본 ‘청불’ 영화 중 가장 강렬했다. 특히 주진모의 엉덩이가 적나라하게 나오는 장면에선 머리가 ‘띵’했다. 그때만 해도 목욕탕 말고는 타인의 엉덩이를 제대로 본 적이 없으니까. 사무실에서 남녀가 오럴 섹스를 하는 장면은 두 번째 충격이었다. 내 인생에 가장 야한 영화인데, 그 나이에 봐선 안 될 영화를 봤다는 생각과 당시 좀처럼 다루지 않았던 유부녀의 욕정이 한데 버무려졌기 때문인 것 같다.”  - L, 출판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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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전소영
  • Digital Design 오신혜
  • Photo by 각 영화 홍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