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속에서 읽기 좋은 책 5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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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속에서 읽기 좋은 책 5

해는 짧고, 밤은 길어진 겨울날. 누가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했던가? 기나긴 겨울밤이야말로 탐독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간이다.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19.12.04

방콕 

김기창 | 민음사
한국에서 손가락 세 개를 잃은 베트남 사람 훙은 복수를 하고,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태국 방콕으로 향한다. 소설의 주무대는 제목처럼 휴양과 향락의 도시이자 ‘천사들의 도시’로 알려진 방콕이다. 아름다운 닉네임과는 달리 그곳은 생명까지도 돈으로 사고팔 수 있는,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곳이다. 작가가 소설의 주된 배경을 왜 방콕으로 삼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외국인이 많이 사는 도시인 만큼 여러 계급과 인종의 갈등을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국과 태국을 오가며 진행되는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어떻게 악한 선택을 하고,  타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2014년 고독사 문제를 다룬 소설 <모나코>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작가의 공간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테러블 

이르사 데일리워드 | 문학동네
배우 브리 라슨이 인스타그램에 이 책의 구절인 “삶은 우리 안감 솔기에 숨어 있나? 우리가 삶을 뒤집어 입고 있는 걸까?”를 인용하면서 유명세를 얻게 된 책. 흑인 여성이자 활동가, 모델, 배우 등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저자의 시집이자 에세이다. 작가는 글을 통해 싱글맘이던 어머니와의 관계, 술과 마약에 빠져 살던 나날, 주변 여성들의 삶, 지독한 자기혐오 등을 고통스럽지만 처절하게 꺼내 보여준다. 이 책이 저자의 지독한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과정이자 자서전으로 읽히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0인칭의 자리 

윤해서 | 문학과지성사
유려하고 시적인 문체로 주목받은 저자의 첫 장편소설이다. 단순히 이야기의 플롯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생각하며, 또 의미를 찾기 위해 여러 번 헤매야 하는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장을 넘겼다고 해서, 이 책을 다 읽었다고 말할 수가 없다. 책을 통해 작가가 이끄는 방향으로 따라가며 자연스레 철학적 사유를 하게 된다. “무엇을 찾으려 하지 말고, 무엇도 찾을 것이 없”음을 받아들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생각하는 것마저도 지워버려야만 비로소 길을 찾게 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호텔 창문 

편혜영 외 6명 | 은행나무
13번째를 맞이한 김유정 문학상 수상 작품집이다. 올해 수상작은 편혜영의 신작 <호텔 창문>이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사촌 형을 잃고 죄인처럼 살아가는 사람을 통해 죄 없는 죄의식에 대한 치밀한 성찰을 보여준다. 그 외에도 이 책에는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흐름을 짚은 6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사랑 앞에서 벌어지는 비합리적 선택을 위로함과 동시에 질타하는 마음을 그려낸 김금희의 <기괴의 탄생>, 퀴어 커플이 사회에서 인정받는다는 것의 껄끄러움을 포착한 김혜진의 <자정 무렵>, 학내 성추행을 둘러싼 다양한 세대의 고민과 여성 연대의 가능성을 그린 조남주의 <여자아이는 자라서> 등 올해 한국 문학을 결산해주는 소설을 만날 수 있다.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 열린책들
세계적으로 1천만 부 이상의 판매 기록을 세운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후속작이다. 전작의 주인공이었던 알란 칼손이 101번째 맞이한 생일날 열기구를 탔다가 망망대해에 불시착한다. 다행히 지나가던 배가 그를 발견하고 구조하러 오지만 그 배는 농축 우라늄을 운반하고 있던 북한 화물선이었던 것. 알란은 자신이 핵무기 전문가라고 거짓말을 하고 북한으로 끌려간다. 전작에서 스탈린, 김정일 등 20세기 정치가들을 풍자 대상으로 삼았다면 이번에는 트럼프, 김정은, 푸틴 등 21세기 지도자들이 등장한다. 기상천외한 설정과 유쾌하고 재미있는 문체가 웃음을 유발하면서 핵, 난민 등 묵직한 국제사회 문제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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